[더뉴스]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가 말하는 5.18 정신은?

[더뉴스]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가 말하는 5.18 정신은?

2022.05.18. 오후 2:3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박석원 앵커
■ 출연 : 김종률 / 세종문화재단 대표,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의원 200여 명이모두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보수 정권에서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동안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왜곡·폄훼되기도 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오늘은 이 노래의 작곡가인김종률 세종문화재단 대표와 전화로 연결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담긴 오월 정신을살펴보겠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김종률]
네, 안녕하세요. 김종률입니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오늘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여야 의원 등 기념식 참석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했는데 지켜보신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종률]
우선 좋게 보았고요. 또 어떻게 생각하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그런 제창인데 그동안 많은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것이 이번을 계기로 해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논란 자체가 되지 않았어야 될 것인데 지금 논란이 됐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데요. 그동안 간혹 보수진영 인사들 사이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임이 북한의 최고 존엄을 상징한다거나 또 보훈처에서 대체곡을 공모한다거나 이런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간의 논란들 지켜보시면서 답답한 마음도 크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김종률]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사실 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이 누구냐라는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에 대해서 여러 번 제가 말씀을 드렸어요. 다시 말씀드려서 그 당시에 직접 작곡한 당사자로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하는데도 자꾸 믿지 않고 왜곡하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봐왔기 때문에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이런 일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여러 번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마는 오늘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김종률]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노래이지 또는 무슨 불순한 노래가 절대 아닙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기본적으로 그 당시 5.18 당시 희생되셨던 분들을 추모하는 노래이고요. 또 더 나아가서는 우리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데 많은 노력을 하셨던 분들을 위한 그런 노래. 더 나가면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를 노래하는 노래이죠.

[앵커]
지금 화면으로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함께 노래를 제창하는 모습 보고 계시는데 노래에 담긴 의미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전후로 세상을 떠난 박기순, 윤상원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위한 노래였는데 주인공 이야기는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김종률]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서 열심히 투쟁을 하셨던 우리 윤상원 열사께서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돌아가셨죠. 그다음에 같이 야학을 하셨던 박기순 씨하고 영혼결혼식이 된 것인데요. 저희들이 이 5.18 2주기를 앞두고 기념하는 과정에서 노래를 하나 만들자 해서 노래곡 속에 들어 있는 마지막 행진곡이 이 임을 위한 행진곡입니다. 그래서 저는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씨에 대한 만남은 또 한 가지 어떤 창작적인 의미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찬사이기도 하죠.

[앵커]
아름다운 사랑의 찬사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도 같이 짚어주셨는데 노랫말은 백기완 선생의 옥중 장편시 바탕으로 소설가 황석영 님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먼저 곡을 쓰시고 여기에 가사가 더해진 겁니까?

[김종률]
맞습니다. 그날 이게 1박 2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왜냐하면 너무 엄혹한 상황이었고 이게 밖으로 새나가면 모두가 다 경찰서행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날 1박 2일로 만들어졌는데 다른 노래들은 있었는데 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없었어요. 그 행진곡을 한 4시간 만에 제가 만들어냈습니다.

아마 여러 가지 이걸 만들어야 된다는 압박감이 작용해서 이 노래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사는 말씀해 주신 대로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 선생이 조금 순서를 바꾸고 조사를 바꿔서 만든 것입니다.

[앵커]
워낙 엄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1박 2일 동안의 시간 동안 작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날의 기억, 42년 전의 기억이 생생하실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김종률]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특별히 금남로에서 특수부대들이 아주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그 모습이라든지 또는 제가 도청 앞 상무관 앞을 지났었을 때 보았던 상무관 내에 있었던 40~50여 구의 시신들의 모습들. 이게 지금 눈에 항상 생생하면서 가슴이 울렁거리고 어떨 때는 많이 힘듭니다.

[앵커]
오늘 보수정권 대통령으로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또 민주의 문을 통과하는 모습, 이런 부분들도 참 남다르게 보셨을 것 같기는 한데요. 오늘 5.18 기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월 정신을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 이렇게 밝혔는데 기념사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종률]
말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들이 그랬어요. 이런 이야기들은 일회성이나 말로만 하고 그쳤는데요. 이번에는 그렇지 않고 실천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특히 세계 속의 5월, 세계 속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되기 위해서는 사실 저는 5.18 역사나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그런 노래들은 정치나 교육의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절대 안 된다. 다시 말하면 문화, 예술로 승화된 역사만이 우리가 프랑스 대혁명에서 보듯이 영속한 역사가 된다 이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5.18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가지고 문화예술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해야 되고 저도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수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체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문화예술로 승화됐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까지 남겨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세종문화재단 대표와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종률]
감사합니다.

YTN 성지혜 (juju4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