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검사도 안 받았는데 확진자로...'병원 실수'라지만

단독 코로나 검사도 안 받았는데 확진자로...'병원 실수'라지만

2022.03.30. 오전 04:3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병원 갔더니 "시스템상 확진자" 통보받고 격리당해
’PCR 음성’ 이후 검사받은 적 없는데 ’확진 통보’
최근 방문한 적 없는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 등록
AD
[앵커]
코로나19 검사를 받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확진자로 분류돼 있었다는 황당한 제보가 저희 취재진에 들어왔습니다.

알아보니 동명이인이 자기 이름으로 검사와 약 처방까지 받았는데, 병원도 방역 당국도 본인이 알리기 전까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준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6일, 시험관 아기 시술 결과를 확인하러 병원을 찾은 오 모 씨.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간호사가 진료지원시스템을 확인하더니, 오 씨가 확진자인 것 같다며 갑자기 다른 방으로 보내 격리 조치한 겁니다.

하지만 오 씨는 지난 14일 난자 채취를 위해 PCR 음성확인서를 받은 뒤로는 검사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오 모 씨 / 1979년생 : 거의 확진된 사람처럼… 약간 의심 아닌 의심을 하잖아요, 병원에서는. 질병청에서 보낸 창이기 때문에 이건 질병청에서 확인을 해야지, 병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처리해줄 수가 없다.]

결국, 임신을 위해 복용해온 약 처방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확인했더니, 본인이 광명시 한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오 모 씨 / 1979년생 : 실수를 꼼꼼하게 확인을 안 했다는 것도 1차로 화가 나고. 좀 불편하지 않게 빨리 대처를 했으면 해서 안타까웠어요.]

YTN 취재결과 광명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건 오 씨와 다섯 살 차이 나는 동명이인이었습니다.

다른 오 씨는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전화 진료로 약 처방까지 받았습니다.

[광명시 병원 관계자 / 지난 23일 오 씨 확진 판정 : 지난 23일 내원해서 확진 받으신 거고, 3월 26일 전화로, 제가 보통 3일 정도 있다 전화 연락을 드리거든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서 저도 당황스럽습니다.]

이유는 병원의 실수.

79년생 고양시민 오 씨가 지난 2004년 광명시에 살 때 해당 병원을 방문한 기록이 있는데, 병원이 84년생 오 씨 접수를 하면서 예전 오 씨로 착각한 겁니다.

[광명시 보건소 관계자 : 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감염병 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신고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동명이인이 있었던 것 같아요.]

84년생 오 씨도 뒤늦게 다른 사람으로 등록된 걸 알아채고 보건소에 정정요청을 했지만, 병원 시스템에는 반영이 늦어 다른 오 씨가 피해를 봤습니다.

[오 모 씨 / 1984년생 : 보건소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까지 알려주고 수정했어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을 안 했어요.]

병원 실수를 찾아낼 시스템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정 요청도 '늑장 반영'이 된 겁니다.

의료법상 단순 실수는 처벌이나 행정처분 대상이 아닙니다.

질병 관리청은 아직 오 씨처럼 병원 실수로 확진 여부가 잘못 입력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병원에서 일단 신고하면 이를 일일이 검증할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병원 측 실수로 생긴 일이지만, 이를 걸러내지 못한 방역 당국의 확진자 관리가 허술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