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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3월 29일 (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박현 국립산림과학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오늘 1부는 이슈in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지난 4일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불이 발생한 지 213시간 43분 만에 꺼지며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산불이 됐습니다. 산불 진화 소식을 뉴스에서 보며 마음 졸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음 주는 식목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산림을 어떻게 지킬지 더욱 연구하고 관리하는 일이 남았겠죠. 오늘은 산림보호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현 원장, 자리하셨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현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이하 박현): 안녕하세요.
◇ 이현웅: 좋은 일로 계속 함께 한 건 아닙니다만 방송을 통해서 많이 익히 청취자분들도 아실 것 같은데 213시간 만에 불이 꺼졌다고 제가 오프닝 때 말씀을 드렸어요. 이제는 정말 잔불까지 다 꺼진 거죠.
◆ 박현: 그 지역의 불은 완전히 진화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이현웅: 213시간이라는 기준을 따지는 건 주불을 기준으로 하는 건가요?
◆ 박현: 그때 발화된 것을 발견한 시간부터 시작해서 저희 청장이 이번에 직접 진두지휘를 하셨는데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라고 표현한 그 시간까지를 말합니다.
◇ 이현웅: 국립산림과학원 보다 청취자분들은 산림청이 익숙하실 것 같아요. 이 기관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청 소속 국가연구기관입니다. 국가연구기관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산림의 가치를 높여서 국민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 특히 과학기술 측면에서 연구하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숲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먼저 밝히고 그걸 잘 유지하고 혹은 더 높이고 또 숲에 있는 여러 가지 자원들을 이용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들을 연구합니다. 우리나라는 국토 3분의 2가 산림이잖아요. 그 산림을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번에 산불 피해 현장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 박현: 저희가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산불 진화를 하기 때문에 산불이 나면 이 불이 어디로, 어떻게, 얼마나 빨리 갈지를 전부 분석합니다. 원래 숲에 어떤 나무가 있는지 그리고 바람은 어디서 오는지 지형은 어떻게 생겼는지 이런 것들에 따라서 숲 주변에 민가나 요양원이나 이런 시설도 있잖아요. 거기까지 불이 언제 도달할 수 있는지 미리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요. 야간에도 불이 잘 안 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 저희가 열 감지할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 같은 것을 띄워서 지금 불이 어디까지 있는지 혹은 땅속에 거의 숨어 있다시피 한 불도 어디 있는지 전부 밝혀서 진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브레인 역할을 한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 이현웅: 그런 불들도 다 파악할 수 있는 과학 장비라든가 이런 건 다 갖추고 있는 거네요. 그런 걸 종합해서 브리핑 산림청장이 브리핑할 때도 자료로 사용이 되고 언론사들도 보도할 때 활용을 하는 거죠?
◆ 박현: 불이 나면 국가재난사태가 선포가 되잖아요. 청와대하고 재난방송 주관방송사하고 이런 데에도 저희가 주는 예보 상황을 다 같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숲이 주는 행복 이런 말씀 많이 해주셨어요. 대충 생각하기에 알 것 같긴 한데 이게 어떤 행복인지 수치상으로 뭔가 딱 들을 만한 게 없을까요.
◆ 박현: 국민들이 생각할 때는 숲 하면 나무만 생각을 하세요. 나무로 혹은 산나물로 먹을 것 손에 잡히는 것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숲의 역할 이런 걸 저희가 공익적 기능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런 걸 저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분석을 해봤어요. 예를 들면 깨끗한 물을 만들고 공기를 만들고 그리고 기후 위기가 있는데 기후 위기를 저감시킨다든가 미세먼지를 저감한다든가 이런 것들을 전부 다 저희가 분석을 해봤더니 1년에 한 221조. 국민 한 사람당 한 430만 원 정도의 혜택을 매년 우리 숲이 주고 있다는 걸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 이현웅: 국가 예산인데요. 금액으로 따지면
◆ 박현: 맞습니다. 국가 예산 1년 예산에 지금은 예산이 좀 늘어서 20%에서 40%까지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 돼 있습니다.
◇ 이현웅: 1인당 430만 원의 공익적 혜택을 우리가 어떻게 보면 공짜로 누리는 셈인데 그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노력도 해야 될 것 같아요.
◆ 박현: 그럼요, 내가 나무를 심었다라고 예전 어른들은 많이 하셨으니까 당연히 내가 누려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세요. 그런데 그 숲이 나무를 심어놓기만 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혜택을 주는 게 아니거든요. 가만 놔두면 산불로 타버릴 수도 있고 잘 가꿔주면 그런 기능들을 잘 발휘하는 거고요. 그걸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숲이 그냥 녹색으로만 저 멀리 있는 울타리 역할만 하는 거지 실질적인 혜택을 주지 못해요. 그런데 잘 관리를 하면 거기에 들어가서 피톤치드 이런 것도 많이 느낄 수 있고 심신의 안정도 취할 수 있고 혜택들을 다 누릴 수 있게 되는 거죠.
◇ 이현웅: 제가 어렸을 때 초등학생 때 이럴 때는 우리 국토의 70%는 산이다, 숲이다. 이런 얘기 많이 했거든요. 지금은 개발이 많이 됐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박현: 맞아요. 지금 실제로는 70%에서 제가 조금 전에 3분의 2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러면 67%, 실제로 지금은 63%가 조금 안 돼요.
◇ 이현웅: 어렸을 때에 비해서 10%나 줄었네요.
◆ 박현: 많이 줄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산지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 이현웅: 지금 연구한 지가 100년이 됐다고 들었는데 100년 전하고는 더 많이 다르겠어요.
◆ 박현: 100년 전 하면 1922년이잖아요. 지금 2022년이니까 그때 당시에는 숲을 사람이 만들고 잘 가꾼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조선시대 사진 이런 걸 보면 뒷동산이 민둥산인 경우가 많죠. 더 심각한 경우는 좋은 숲도 일제강점기가 100년 전이기 때문에 그때 당시 일제가 와서 나무들을 많이 잘라서 수탈해 갔어요. 1945년에 광복하고 1950년에 또 전쟁이 나잖아요. 전쟁 이후에 사람들이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 이었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는 것처럼 춥고 배고프고 하다 보니까 나무를 잘라다가 떼고 하다 보니 산에 나무가 거의 없었죠. 그거에 비하면 1960년대부터 해서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나무를 잘 심고 가꾸면서 지금은 전 세계가 어떻게 너희들은 이럴 수가 있어, 이건 거의 기적이야 라고 얘기할 정도로 굉장히 좋은 숲으로 지금은 변해 있습니다. 100년 전은 거의 민둥산이었던 반면에 지금은 푸르른 숲이 돼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푸른 숲이 다 좋은 건 또 아니에요. 무조건 울창하다고 하면 거기에 들어가면 다 좋은 게 아니라 그 숲에 사람이 들어갈 수도 없을 정도로 꽉 차 있는 밀림은 의미가 없잖아요. 또 사람이 들어가서 적당히 누릴 수 있는 숲이 되려면 길도 있어야 되고 그래서 이런 방면으로 계속 저희가 발전시켜 나가고 있어요.
◇ 이현웅: 그렇게 많이 노력을 해 주셨는데 이번 피해가 상당하다고 들었거든요. 이 피해 아직 조사가 완료가 된 건 아니죠.
◆ 박현: 저희가 위성 영상으로도 분석하고요. 현장에 가서 조사도 하는데 처음에는 울진하고 삼척 지역에 한 2만 ha 정도인 서울시 면적의 거의 40%가 탔다고 얘기할 정도였는데 저희가 조금 더 정밀하게 조사를 해 보니 그보다는 좀 적은 것 같아요. 나무들이 불을 맞았다고 표현을 쓰는데 그러고 나면 나중에 자랄 때 이후에 또 피해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요. 타버린 것 말고 남아는 있지만 그래서 정확한 수치는 아직 조금 더 지나봐야 압니다만 역대 시간도 제일 길었고 2000년 산불 이후 두 번째 정도의 기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현웅: 피해 복구는 어떻게 하나요. 잘라내고 새로 심는 건가요. 아니면 뿌리를 뽑아서 새로 심나요. 어떻게 되나요.
◆ 박현: 꼭 인공적으로만 모든 일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자연적으로 잘 복구될 수 있는 곳은 그대로 놔둡니다.
◇ 이현웅: 아까 말씀하신 표현을 빌리자면 불을 맞았더라도.
◆ 박현: 저희도 예전에는 잘 몰라서 1996년에 고성에서 산불이 났을 때는 나무 자르는 분들이 소나무는 연기만 쐬도 다 죽어요 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그런가 싶었어요. 조금 있으면 바로 썩어서 산사태도 나고 위험이 많다고 해서 그때는 진짜 그런가 했는데 2000년에 또 동해안 산불 크게 났을 때부터 저희가 연구를 본격적으로 제대로 해 봤더니 다 죽는 건 아니더라고요. 저희는 힘 력자를 써서 ‘역지’ 힘을 쓰는 가지라고 하는 건데 나무들 보면 나무 땅에서부터 봐서 굵은 가지가 있고 위로 잔가지들이 있잖아요. 그 굵은 가지 부분을 저희가 역지 라고 하는데 거기 이상 불이 올라가서 완전히 타버린 나무는 대부분 죽습니다. 그 밑에까지 지상에서 한 2m 정도까지 올라갔어도 그 이상 타지 않았으면 거의 90% 이상이 다시 살아나요. 나무가 그렇게 쉽게 죽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전부 고려를 해서 살릴 것은 살리고 또 복구를 한다고 하면 인공적으로 하는 방법 말고 동네 분들이 원래 여기 이런 나무가 있었어요 라고 하는 말씀이 있으면 그런 것도 반영을 하고 그 지역에서 토양이나 기후 여건에 맞으면서 동네 분들한테 도움이 될 만한 나무 종류가 무엇이 있을까 그런 걸 고려해서 심도록 하는데요. 첫해는 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한 보존하면서 잘 준비하고 둘째, 셋째부터 차곡차곡 복구를 하고요. 다만 첫해에는 장마가 올 때 산사태가 날 수도 있어요. 그런 부분은 사방공사라고 돌, 모래 같은 게 내려오는 걸 막는 공사는 일단 긴급 복구를 위해서 첫 해에 해야 되지만 꼭 첫 해부터 나무 심는 작업을 하지는 않습니다.
◇ 이현웅: 처음에는 산불 피해가 한창 심할 때 여러 가지 우려 섞인 얘기가 많았는데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주시면서 얘기를 해주시니까 안심이 되고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산림과학원장님 댁에는 식물이 많은가요? 반려식물 요즘 대세라는데 있습니까.
◆ 박현: 웬만큼은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집에 비해서 특별히 많지는 않고요. 화분 실내는 있지만 저희는 집이 작은 아파트인데 아파트 주변에도 여러 가지 나무들도 심고 풀도 같이 심어서 좀 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자연을 식물을 좀 더 아끼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애칭 같은 거 있습니까.
◆ 박현: 아니요. 여러 식물들을 편애하면 안 되잖아요. 여러 식물들을 다 좋아하고요. 특히나 음지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한번 찾아서 아파트 주변에 심으면서 실험을 저희 집 주변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원장님은 지나다니시면서 이름표 써있는 거 안 보고도 식물 이름은 다 아시겠어요.
◆ 박현: 그렇지 않아요. 우리나라에 식물이 한 4천 종이 넘게 있어요. 나무만 한 1300종이 있거든요. 저도 나무는 그래도 대강 아는데 다른 식물들은 모르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 이현웅: 국립산림과학원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들도 많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어떤 사업들이 있습니까.
◆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가 홍릉터에서 연구를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예요. 100년 전에 우리 산하고 지금하고 또 바뀌었잖아요. 100년 전에 했던 것과 지금 해야 될 것도 또 달라져야겠죠. 100년 전에 시작해서 특히 전쟁 후에 저희가 일할 때는 살림을 어떻게 하면 잘 빨리 복구할까, 민둥산을 어떻게 푸르게 할까라는 걸 연구를 주로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부분보다 산을 어떻게 하면 국민한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 또한 과거에는 산을 잘 가꿨으니까 산 주인들 그 산하고 관련되는 사람들한테 혜택을 많이 줘야 돼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 전 국민, 전 세계, 지구촌에 도움이 되는 숲으로 갈 수 있게 하겠다는 더 큰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요새 4차 산업혁명 얘기하잖아요. 저희는 ICT, 정보통신 기술 이런 걸 제대로 접목해서 산불도 드론을 띄우고 라이더를 띄워서 전부 어떤 상황인지 확인을 하거든요. 숲에도 직접 안 가도 인공위성으로 라이더나 혹은 드론이나 컴퓨터 안에 모든 걸 다 갖고 들어와서 이 안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작년에 말도 많았는데 한꺼번에 나무 자르는 일들도 없도록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서 제대로 관리해서 산이 적당히 관리되는 게 아니라 첨단으로 관리 되는구나 라는 걸 알게 해서 많은 사람이 산림에 관심을 갖고 여기서 직업도 얻고 삶을 여기서 살 수 있도록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마지막으로 곧 식목일이에요. 원장님은 식목일이 남다르게 느껴지시나요.
◆ 박현: 생각해 보니 제가 심은 나무가 그래도 한 3, 4천 그루는 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나무 잘 심거든요. 원래 전공이 나무를 심어서 숲을 만드는 거 조림이라고 얘기하는데 제가 조림학, 토양학이 제 전공이라서 나무를 굉장히 많이 심었고요. 식목일이 되면 행사도 많이 하는데 저희 직원들보다 제가 나무 더 잘 심습니다.
◇ 이현웅: 어디 심습니까, 그런 나무를
◆ 박현: 원래 잘 자라고 있던 나무들은 잘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나무 심을 수 있는 혹은 나무가 잘 못 자라고 있는 곳들이 있어요. 그런 곳들은 좋은 나무로 대체를 해 준다든가 혹은 수확을 했던 지역들 같은 경우는 다시 숲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심는 게 우리 산림청에서 거의 매년 2만 ha에서 3만 ha 정도를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 이현웅: 개인적으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드나요.
◆ 박현: 아니요. 나무 심는 것은 국가에서 보조하는 게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매년 나무 나눠주기 행사도 하는데요. 경기도 포천이나 경기도 수원 그리고 저희 서울 홍릉으로 연락을 주시면 저희가 원하시는 나무는 정확히 못 드려도 있는 나무들 많이 나눠드리기도 합니다.
◇ 이현웅: 식목일에 나무 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이런 분들도 상당히 많으시거든요. 참고가 될 것 같고요. 식물 키우면 반드시 죽는 사람들 보통 똥손 이라고 부르거든요. 똥손도 숲을 사랑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이거는 아껴뒀다가 다음에 식목일쯤 해서 저희가 한 번 더 모시고 그때 또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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