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문화를 지킨 우크라이나는 조선과 닮았다 나라 지킬것' 올레나 쉐겔 교수

"언어와 문화를 지킨 우크라이나는 조선과 닮았다 나라 지킬것' 올레나 쉐겔 교수

2022.03.25. 오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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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2년 3월 25일 (금요일)
■ 대담 :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언어와 문화를 지킨 우크라이나는 조선과 닮았다 나라 지킬것' 올레나 쉐겔 교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째를 맞았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현지 시각으로 23일 우크라이나 군이 수도 키예프 도심으로 향하던 러시아 군을 동부로 밀어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고요. 24일, 어제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첫 포로 교환을 했다고 합니다. UN에서는 압도적 찬성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결의안을 채택했고요. 오늘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 학과 교수와 함께 우크라이나 상황 좀 짚어보고요. 우리가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교수(이하 올레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제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기가 너무 죄송해서 그냥 교수님이라고 여쭙기만 했는데, 사실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현지 나오는 거 보면 저도 그 화면을 못 보겠는데 교수님 오죽하시겠어요. 그렇죠.

◆ 올레나> 정말 한 번씩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인 만큼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버텨야지, 무너지면 안 된다, 라고 스스로 제가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 김혜민> 최근에 교수님, 인터뷰 많이 하셨어요. 저도 봤는데 교수님이 몸이 열 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지금 교수님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하시고 지금 뛰시는 거잖아요.

◆ 올레나> 그렇죠. 저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한국 분들께 알려드리고 또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대해서, 물론 이제 많이들 아시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설명해 드리고 또 제가 요즘에 활동하는 것 중에 긴급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연대라는 단체에서도 지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는 난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있는 부상자들이라든가, 그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 김혜민> 제가 앞에서 가장 최근 소식을 좀 전해드렸어요. 우크라이나 군이 수도 키예프 도심으로 향하던 러시아군을 일단 밀어냈다. 이런 보도가 있는데 지금 교수님이 접한 최근 소식,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 올레나> 아마 비슷할 겁니다. 요즘에 한국 언론에서는 최근 소식을 잘 전달하고 있어서 저도 똑같이 우크라이나 언론에서 소식을 많이 접하면서. 그런데 이런 언론에서 전해지는 소식이랑 또 현지에서 듣는 목소리랑 조금 다르거든요. 왜냐하면 언론에서는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그림을 보통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저는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친구들, 지인들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아까 MC님도 말씀하셨잖아요. 이제 한 달 됐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이 한 달이라고 하는 건 하루하루, 정말 매 순간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고 이게 아직은 멈출 줄 모르는 아주 비극적인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지금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크게 세 가지 지역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우크라이나가 컨트롤 하고 있는 지역. 그 지역은 폭격을 받는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로 인해 그 지역에 남아 있는 민간인들한테 식량이라든가, 등등 여러 가지 인도적 지원 공급이 가능한 지역들이거든요. 그래서 부상자 치료라든가, 이런 게 가능한 지역들인데 두 번째로는 헤르손 같은 도시입니다. 러시아 군이 쳐들어와 있고 사람들을 굉장히 압박하면서, 사망자가 비교적 많이 발생하지 않고는 있지만 이 사람들은 자유롭게 활동을 못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쪽에서도 제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그 친구한테 가능하면 영상이라든가, 이런 걸 좀 많이 보내달라고 하거든요. 근데 그 친구는 쉽지 않다고 얘기를 하는 게 길거리에서 자기가 핸드폰을 들고 찍고 있으면 핸드폰을 뺏기거나 못 찍게 하더라고요.

◇ 김혜민> 통제를 하는군요.

◆ 올레나> 그렇죠.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헤르손 사람들, 시민들은 길거리에 나와서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를 위한 시위를 했었는데 그때 러시아군에서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는데 눈물 나게 하는 가스를 뿌렸더라고요. 제 친구도 그때 나갔었거든요. 그래서 잘 있나, 많이 다치지 않았나, 제가 물어봤는데 얼굴 씻고 다시 길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러시아 군인들은 자기네들머리위로 총을 쏜다. 그러니까 겁을 줘서 이렇게 시위에 나서지 말라고 머리 위로 총을 쏘는데 그 친구의 말은 그래도 우리는 나갈 것이다. 물론 겁은 난다. 왜냐하면 지금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오지만 언제 우리 몸에 박힐지는 알 수가 없으니까, 이런 지옥들이 있는가 하면 또 거의 완전히 파괴가 되어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는 그런 지역들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보면 이건 정말 뉴스에서 얘기하는 그런 한 달 전쟁, 협상은 어떻게 하나, 이런 얘기가 아니라 정말 굉장히 개인적으로 하나하나 이렇게 느껴지게 되더라고요.

◇ 김혜민> 아, 그럼요. 그러니까 그냥 국제 정세의 한 사건이 아니라, 그냥 한 나라와 한 나라가 부딪힌 일이 아니라,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가정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거. 그 맥락을 우리가 읽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 부모님과 친구들은 그럼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 올레나> 제 부모님 같은 경우에는 정말 운 좋게 지금 폴란드로 넘어가게 되셨어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목숨을 건질 수 있어서 운 좋게 폴란드로 넘어갔다.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또 한편으로 사실은 난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잖아요.

◇ 김혜민> 그럼요. 내 집, 내 고향 떠나서 누가 살고 싶겠습니까.

◆ 올레나> 정말 모든 것을 잃게 되면서 돌아가고 싶지만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고, 그래도 제가 이 자리를 빌려서 사실은 폴란드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준 모든 국가들한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폴란드는 아주 많은 난민들을 받아들였고 끝까지 친절하고 가능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정말 아주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네. 오늘 보도에 따르면 미국도 우크라이나 난민 10만 명 수용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오늘 교수님 오신 건 현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자체에 대해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서 모셨거든요. 푸틴은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은 모든 유럽에서 가장 큰 국가였던 고대 루스의 후손이다, 라고 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땅이라고 지금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오랜 세월 우크라이나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죠.

◆ 올레나> 네, 맞습니다. 사실은 우크라이나라에 대한 설명은 제가 몇 시간이고 계속 할 수 있는데 짧게 요약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 키예프 루스라는 중세 국가는 현대 말을 빌려서 말씀드리자면 다민족 국가였거든요. 수많은 부족들이 살고 있었고 키예프 루스는 황금기 때는 유럽에서 가장 커다란 국가였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로마 제국이라든가, 프랑크 왕국에서 수많은 민족들이 나중에 나와서 나라를 세웠다. 할 때는 이게 같은 민족, 같은 나라이다, 라는 주장을 안 하잖아요. 키예프 루스도 그런 맥락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푸틴이 주장하고 있는 같은 민족이다. 러시아 영토다. 이건 정말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들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혜민> 제가 아까 이야기한 것 중에 언어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 말이 저는 정말 남 얘기 같지 않았어요. 대한민국이 그랬으니까요. 조선이 우리의 말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36년간 그 엄혹한 세월에서도 버텼기 때문에, 이 말이 정말 남 일 같지 않더라고요.

◆ 올레나> 그렇죠. 한국도 일본의 지배를 받았을 때 창씨개명이라든가, 이런 정책들이 있었잖아요.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로도 비슷한 정책들을 당했거든요. 우크라이나 이름을 러시아식으로 바꾸는 거라든가.

◇ 김혜민> 우크라이나어 사용 금지도 있었다고요.

◆ 올레나> 그렇죠. 그거는 수시로 있었던 그런 정책들이고요. 우크라이나 교육 금지, 언어 사용 금지, 출판 금지, 그다음에 신문. 이런 건 수많은 우리 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어 뿐 아니라 문화의 번영이 금지되어 있었던 겁니다. 우크라이나 극장도 금지 당했고, 굉장히 그런 정책들이 많았던 겁니다. 그래서 한국도 일본 식민지 때 굉장히 비슷한 정책들을 당해 봤기 때문에 한국 분들은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이런 역사적 배경들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사실 러시아라는 그 강대국, 그 엄청난 총칼 앞에도 무너지지 않고 아까 말씀하신 수류탄을 맞았는데도 다시 얼굴을 씻고 나가는 전쟁,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들 마음에 이번에 지면 정말 우리 끝이다, 라는 그런 절박함이 있는 것 같아요.

◆ 올레나> 네, 맞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20세기만 봐도 거의 5년에서 10년 주기로 여러 가지 숙청 정책들을 많이 썼더라고요. 그래서 숙청이라고 하면 일반 국민들도 많이 죽지만, 사실은 지식인들. 작가들, 시인들, 이런 사람들은 목숨을 잃게 되면서 어떻게 보면 우크라이나의 엘리트들을 없애는 정책들이잖아요. 그래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30년도나 91년 이후에는 독립을 해 오면서 우리 역사 바르게 알기, 우리 역사 연구하기, 이런 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거였거든요. 소련 때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만 우리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못 알고 있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제 ‘홀로도모르’라는 소련 시대 때 우크라이나 사람들 대기근이라든가, 이런 우리 역사를 배우면서 정말 우리는 현재 민족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피집의 민족이었구나, 이런 것을 재확인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는 정말 우리가 버티지 못하면 영혼이 무너질지 모른다, 라는 그런 느낌이 많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 김혜민> 아까 말씀하신 그 홀로도모르가 기아 대기근, 우크라이나 대기근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이 과정을 통해서 우크라이나에서 굶어 죽은 사람들이 700만에서 천만 명에 이른다면서요.

◆ 올레나> 네. 맞습니다. 이 대기근의 이유는 뭐냐면 스탈린이 소련에서는 집단화 정책을 도입하려고 했었는데 우크라이나에서는 이 집단화 정책에 대한 가장 많은 반대가 있었던 겁니다. 이 집단화라고 하는 건 우크라이나 농민들이 가지고 있었던 땅을 나라에 그냥 바치고 집단 농장을 세워서 출퇴근하면서 농사를 짓는 건데,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개인 소유. 특히 토지, 땅에 대한 애착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강한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내가 내 땅에서 열심히 하는 만큼 내가 얻는다, 이런 사고방식인데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출퇴근하면서 농사 짓는다는 건 이해 자체가 안 되는 거죠. 근데 소련에서는 여러 가지 선전이라든가, 여러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집단화시키려고 했었는데 반대가 너무 세니까 결국에는 기근으로 사람들을 죽이면서 그 반대를 거두게 된 거였어요.

◇ 김혜민> 들으면 들을수록 참 우리나라 역사하고 비슷하다는 생각들이 드네요. 저희도 한국전쟁 있고 그 전후에 각자 정부를 세우면서 그런 과정들을 거쳤는데, 한국 역사도 잘 아시니까 교수님도 그런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강대국 사이에 식민지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까지, 그러면서 한국처럼 짧은 역사 가운데 민주화를 정착하길 바라는 그런 바람도 있으실 것 같고요.

◆ 올레나> 네, 맞습니다. 사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 2년 전, 제가 정확하게 날짜가 기억 안 나는데 한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렇게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랑 지정학적으로는 굉장히 비슷하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눈치를 봐야 되는 건데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는 자기만의 나름의 길을 찾아서 잘 발전해왔는데 이거는 우크라이나한테는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은 예전부터 우크라이나는 대한민국을 본보기로 생각을 해 왔었던 거거든요.

◇ 김혜민> 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건 그래서 우리나라가 우월하다, 이게 아니라 우리와 역사가 비슷하고 우리의 아픈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우리가 더더욱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가져야 되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공감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올레나> 그런데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응원을 굉장히 많이 해주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희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고 많은 분들은 저희가 주말마다 집회를 하는데 행진을 하면 인도에 서서 박수도 쳐주시고 눈물을 흘리면서 화이팅 외치시고, 이런 거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 김혜민> 정말 울컥울컥 하실 때 많으실 것 같아요. 그죠.

◆ 올레나> 버텨야죠.

◇ 김혜민> 버텨야죠. 지금도 눈이 빨개지셨는데도 버티시는 그 모습이 정말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러시아로부터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유를 찾기 위해 오랫동안 싸우고 있었던 그 모습인 것 같아서 저도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얘기를 좀 해보죠. 일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협상이 4차까지 이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정전, 즉각 철군,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요. 그리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등 분쟁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 인정, 그리고 나토가의 포기, 헌법 개정, 이걸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협상이 되겠습니까.

◆ 올레나> 협상이 안 되겠죠. 이 조건들은 조건이 아니라 정말 일반적인 항복 요구에 비슷한 그런 말들로밖에 안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까 분쟁지역이라는 그런 표현을 쓰셨는데.

◇ 김혜민> 아,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이건 우크라이나 땅인데요.

◆ 올레나> 우크라이나 영토인데 러시아 군이 쳐들어와 있는 상황에서는 분쟁 지역이라고 보기가 좀 힘들 것 같고요.

◇ 김혜민> 독도를 가진 입장에서 제가 이런 표현을 썼네요. 죄송합니다.

◆ 올레나> 그러니까 러시아에서 그런 표현을 많이 쓰는 거거든요.

◇ 김혜민> 그러다 보니까 언론들도 이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고 그래서 저도 이 표현을 아무 생각 없이 썼는데, 그렇죠. 크림반도, 돈바스, 다 우크라이나 땅인데.

◆ 올레나> 지금 러시아가 요구하는 건 단순히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뿐만 아니라 이 돈바스 지역이라고 할 때는 로한스크주, 도네츠크주, 원래 2014년에 침략한 영토보다 훨씬 더 넓은 영토를 요구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지금 러시아의 입장을 들어보시면 러시아군이 쳐들어와 있는 선 있잖아요. 그 선까지 영토를 나누자, 라고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크라이나로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죠. 협상을 하면 좋은데 이건 정말 말 그대로 협상이어야 하는 거죠. 러시아가 침략국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되고, 협상하려고 하면 우선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조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하는 겁니다. 그다음부터는 여러 가지 얘기를 해볼 수 있는 거죠.

◇ 김혜민> 아, 그런데 러시아가 그럴까, 싶은 우려가 들어서 국제사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일단 지금 UN 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결의안을 채택하기는 했지만 국제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까.

◆ 올레나> 국제사회라고 우리가 얘기를 할 때, 사실은 국제사회가 수많은 나라들로 구성되어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미국이 해야 되는 역할, 그다음에 유럽 국가들이 해야 되는 역할, 한국이 해야 되는 역할은 분명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각 국가가 해야 한다는 편보다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는 우크라이나의 바람이지만 무기를 조금 더 많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줬으면 합니다. 항상 우크라이나가 해왔던 얘기지만 다른 나라들은 군인을 보낼 필요가 없다. 무기만 보내 달라. 우리는 알아서 싸워주겠다. 이렇게 얘기를 해왔잖아요. 그런데 실제적으로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무기도 부족하지만 보호 장비들, 제가 인터뷰마다 하는 얘기지만 방탄복, 방탄모, 그다음에 부상을 입었을 때 출혈 멈추는 그런 것들 있잖아요. 그게 굉장히 지금 부족한 상황입니다. 거의 매일 제 친구들이 저한테 연락을 해요. 자원자들로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 부상자들 치료해야 되는데 이게 부족하다, 구해 달라, 그러면 정말 어떻게 이거를 구해도 거기까지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 거고, 유럽에서 그거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돈을 보내야 되는 거고, 그런 거는 어떻게 보면 매일의 일상이 되어 버린 거죠.

◇ 김혜민> 제가 교수님하고 인터뷰하면서 느낀 게요. 제가 아무리 공부를 하고 공감을 해도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저의 언어는 모호하고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왜, 제 얘기가 아니니까.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지금 필요한, 그러니까 국제 지원 결의안만큼이나 필요한 건 정말 당장 필요한 전투복, 보호복을 보내 주는 것.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 올레나> 그런데 제가 또 말씀드리고 싶은 건 사실은 얼마 전에 한국에서 우크라이나에 방탄모, 필요한 장비를 보내주셨거든요. 그래서 그런 건 각 국가가, 대한민국이 이렇게 도와주시니까 그게 또 수많은 우크라이나 군인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감사합니다.

◇ 김혜민> 고맙습니다. 오늘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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