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사랑의 근본 핵심은 다름을 수용하는 것.(이동우 인제대학교 교수)

[마음주치의] 사랑의 근본 핵심은 다름을 수용하는 것.(이동우 인제대학교 교수)

2022.02.10.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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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2년 2월 10일 (목요일)
■ 대담 :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사랑의 근본 핵심은 다름을 수용하는 것.(이동우 인제대학교 교수)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주 마음 주치의는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이동우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간의 발달 여섯 번째 단계인 친밀감에 대한 그림을 가지고 오셨죠.

◆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교수(이하 이동우)> 예. 청년기 내지는 성인기 초기의 친밀감의 단계에 대한 설명인데, 두 그림을 대조하면서 제가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우리 청춘남녀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클림트의 ‘키스’라는 그림입니다.

◇ 김창기> 카페 가면 많이 걸려 있죠.

◆ 이동우> 그 그림을 보면 두 연인이 아주 격하게 포옹하고 있어서 더없이 밀착이 돼 있고, 두 사람 사이의 경계마저 희미한 일심동체 상태를 보여줍니다. 사랑의 황홀경을 잘 표현해주는 그림인데요.

◇ 김창기> 그리 오래 못 가는데요.

◆ 이동우> 사랑이 황홀한 이유 중에 하나는 1단계에서 말씀드렸지만 출생 당시 어머니 뱃속에서 느꼈던 어머니와의 일체감을 재현해 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연인과의 일심동체 경험은 낙원으로 다시 돌아간, 어머니 자궁 속 같은 낙원으로의 귀환 같은 황홀한 체험을 재현시켜주기 때문에.

◇ 김창기> 낙원에서 추방당하고 돌아갈 수 없는데 귀환했다고 착각하는 거죠. 하지만 그런 황홀한 경험만으로 이 친밀감이 계속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이동우> 네, 그렇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가 낙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듯이, 이런 황홀경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연인이나 부부는 언젠가는 일심동체 상태에서 깨어나서 이심각체라는 걸 자각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 김창기> 콩깍지가 떨어지는 거군요.

◆ 이동우> 그래서 서로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기고 다툼이 생기는데, 이게 불행의 시작이 아니고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다, 라고 할 수가 있고요. 그래서 그런 순간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 앙리 루소의 그림인 ‘사육제의 밤’이라는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보면 아주 교교한 달빛이 비치고 있고, 연인들이 손을 마주잡고 높이 떠오른 달을 보며 함께 걸어가는 그림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죠. 그래서 약간의 거리가 있지만, 손을 마주잡고 한 방향을 보면서, 그런 것이 이심각체이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그 그림을 소개했습니다.

◇ 김창기> 주례사에서 맨날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나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나와는 전혀 다른 정체성의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것을 유지하면서 같이 닮아간다는 것, 이게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이거 너무 힘들잖아요, 교수님.

◆ 이동우>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제 사랑의 근본 핵심은 다름을 수용하는 것. 나와는 다른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에 연인들이 처음 연애할 때는 서로 다른 점에 끌려서 케미가 작동합니다. 이렇게 연인한테 끌리는, 자기한테 없는 부분은 굉장히 자기가 부족하고 자기가 앞으로 갖춰야 할 부분이다, 라고 생각해서 끌리는데 결혼을 하고 나면 이 다른 게 싫어져서 굉장히 싸우는데, 다투다 보면 도대체 이해가 안 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다툽니다. 그런데 옛날에 저희가 입시 공부를 할 때 생각해보면요. 고삼 교실에서 아, 도대체 이 책은 이해가 안 돼, 라고 하면 친구 중에 어김없이 한 마디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해가 안 돼? 외워!

◇ 김창기> 저는 외워서 했습니다.

◆ 이동우> 입시 공부는 저도 그렇고 다 외워서 했는데, 왜 연인, 배우자의 나와 다른 취향. 이걸 꼭 이해해야 수용이 되는 것인지, 이해하지 않고 그냥 외우시는 게, 이해하지 않고 외워서 수용해주시는 것. 이게 사랑의 가장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창기> 그 얘기 듣고 굉장히 억울해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애착이론 같은 곳에서 이런 얘기 하지 않습니까. 안정적인 사람들은 자기랑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고, 불안정한 사람들은 내가 못 가진 것들을 가진 사람을 너무 이상화해서 결혼했다가 후회하게 되는, 그래서 지금 만약 후회하고 계시다면 내 잘못도 절반 이상은 된다. 그러니까 이동우 교수님 말 듣고 잘 외우자. 이런 얘기랄까요?

◆ 이동우> 애착 이론에 바탕으로 해서 나중에 김창기 원장님께서 노래와 설명으로 한 번 더 풀어주시면 더 잘 이해하실 겁니다. 저는 사실 외워라, 라고 하는 조금 강압적인 처방인 것 같고요. 김창기 교수님은 좀 더 부드러운 처방을 해 주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창기> 오늘도 이동우 교수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동우> 네, 감사합니다.

◇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한국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기 위해 돌아오겠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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