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타설' 위험한 이유..."붕괴·질식·화재 위험"

겨울철 '타설' 위험한 이유..."붕괴·질식·화재 위험"

2022.01.19. 오전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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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택 냉동창고 화재와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에 이어 얼마 전 경기도 화성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사상자 2명이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면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게 화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김대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모퉁이 한쪽이 힘없이 무너져 내린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콘크리트 '부실 양생'이 지목됩니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 골재, 모레 등을 섞어 만듭니다.

그런데 기온이 4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시멘트가 굳는 '경화 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굳는 속도를 높여주는 혼화제를 더 첨가하는 이른바 '한중 콘크리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조원철 /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한중 콘크리트라는 건 추울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인데, 추울 때는 일반 때와는 달리 혼화제를 더 많이 넣거든요. 온도가 낮으면 훨씬 더 천천히 느리게 발열이 되는 거죠. 반응이, 화학 반응이.]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표면 온도를 실온 이상으로 유지하는 이른바 '보온 양생'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과정이 잘 지켜져야만 시공 계획에 담긴 하중 강도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철 타설 작업이 이뤄지는 건설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표면을 보온재로 덮거나 온열 기기를 이용해 공정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하청에 재하청이 이뤄지는 건설 현장 관행상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중 콘크리트는 배합 비율상 물의 비중이 작고, 시멘트 비중이 큰 특성 때문에 일반 콘크리트보다 더 비쌉니다.

이런 이유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반 콘크리트를 쓰면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방법으로 보온 양생을 하는 공사 현장이 많은데, 이는 화재나 질식사고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지난 14일, 경기 화성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는 작업자 2명이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조개탄을 피웠다가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습니다.

앞서 소방관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평택 물류창고 화재 역시 보온 양생을 위해 깔아 놓은 구리 열선이 화재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공하성 /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일단은 과전류가 흐르고 열선 자체가 바닥에 쭉 깔린 형태로 되기 때문에 사실은 절연이 파괴돼서 전기 불꽃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요.]

붕괴나 화재, 질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겨울철 타설 작업,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안전 보장이 이뤄지려면 엄격한 현장 감리와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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