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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도 보호시설 꺼리는 노숙인들..."감염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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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 "보호시설에서 감염될까 걱정돼"
"밀집되고 좁은 시설 구조…집단 감염에 취약"
"노숙인 시설 감염 막아야…응급잠자리 환경 개선 필요"
[앵커]
겨울은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에겐 어느 계절보다 혹독하죠.

이들을 위해 마련돼 있는 게 '응급 잠자리' 같은 일시 보호시설이지만 노숙인들은 한파가 닥쳐와도 이런 시설에 들어가기를 꺼린다고 합니다.

노숙인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자신도 감염될까 걱정해서라는데요.

윤해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역 광장 한편에 1인용 텐트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거리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노숙인들을 위해 설치된 것들입니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노숙인들은 한사코 보호시설에 들어가길 거부하고 텐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보호시설에선 집단감염이 잦아 겁난다는 게 이유입니다.

[서울역 거리 노숙인 : 사망자도 나와서 겁이 나서 백신을 못 맞았어요. 한 번도. (시설에는) 겁이 나서 못 가죠.]

[서울역 거리 노숙인 : (시설은) 여러 명이 같이 있다 보니까 개인 방이 있는 게 아니라서 감염될 수도 있어서 들어갈 마음도 없고.]

한 달여 전, 서울 신대방동 도림천 인근에서 동사한 노숙인도,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보호시설 입소를 거절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신대방동 인근 주민센터 직원 : 노숙인 두세 분이 계셨어요. 한 분은 시설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셨고, 사망하신 분은 연기를 하신 거예요.]

노숙인들의 걱정엔 실제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월 중순 사이 서울 영등포와 동대문 노숙인 시설에서 각각 수십 명이 집단감염됐습니다.

서울역 노숙인 시설에서 확진자가 백 명 넘게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노숙인 시설이 집단감염에 취약한 주요 원인으로, '밀집되고 좁은' 구조가 꼽힙니다.

실제로 전국의 종합지원센터와 일시보호시설에서 노숙인에게 제공하는 응급 잠자리는 한 사람당 평균 면적이 한 평에도 못 미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두 달 동안 노숙인들의 응급 잠자리 이용은 일 평균 280여 명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황성철 / 홈리스행동 상임 활동가 : 집단으로 모여서 잠을 자고 위생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인해서….]

이에 전문가들은 보호시설 기피로 인한 노숙인들의 잠복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응급 잠자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남기철 / 동덕여대 사회복지학 교수 : (노숙인들을) 일시 보호하는 공간이 시설 형태가 아니라 주택과 유사한 형태를 활용하는 정책으로 바꿔야 하겠죠.]

본격적으로 밀어닥치는 한파와 시설을 통한 집단감염 우려 사이에서, 노숙인들은 여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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