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노포도 못 버틴 코로나19..."단골도 울면서 손편지"

60년 노포도 못 버틴 코로나19..."단골도 울면서 손편지"

2022.01.06. 오전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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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영업 위기를 못 버티고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골목을 지킨 식당이 문을 닫는 게 아쉬운 손님들이 손편지를 주고 가기도 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수십 년간 영업해오다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게 된 식당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

[기자]
네, 서울 미근동에 있는 '통술집' 앞입니다.

[앵커]
60년 동안 영업을 한 오래된 가게인데, 지금은 철거 중이라고요?

[기자]
네, 60년 전인 지난 1961년 문을 연 돼지갈비 가게인데 지금은 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 간판은 남아 있는데 보시면 서울 미래유산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서울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자산으로 뽑혔다는 뜻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위기를 못 버티고 지난 3일 문을 닫게 된 겁니다.

60년 정취를 느끼게 해주던 원형 테이블과 오래된 의자는 모두 사라지고 가게 안은 황량한 모습입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손님들 기억에 남고 싶다는 폐업 안내문만이 이렇게 남아 있어 아쉬움을 더합니다.

사장인 80대 고수덕 씨가 이곳 가게 문을 닫게 된 건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생긴 적자 때문입니다.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주변 단체 손님도 못 받게 돼 임대료도 못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는데요.

가게를 지키기 위해 집까지 팔아가며 적자를 메꾸려 했지만, 이젠 역부족이었습니다.

다 헐린 가게가 아쉬운 나머지 주인 어르신은 지금도 계속 이곳을 찾아오는데, 손님들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동안 감사했고 추억이 많은 곳이라는 손편지를 주고 가는 분들도 그동안 참 많았다고 합니다.

[앵커]
코로나19 위기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많을 텐데 다른 곳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인파로 붐비던 서울 도심 곳곳에서 폐업하는 식당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서울 종로거리 한복판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도 사라지고, 3대째 운영하는 신당동 떡볶이집도 문을 닫게 될 위기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상가 공실률이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울의 소규모 상가 평균 공실률은 6.7%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명동거리는 특히 공실률이 43%까지 치솟았는데요.

압구정이나 홍대 쪽도 소규모 상가 5곳 가운데 1곳이 비어 있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서울 중대형상가도 9.7%, 10곳 중 1곳이 비어 있던 것으로 집계된 만큼 상권이 전반적으로 나빠진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된 게 자영업자들로선 달갑지 않은데요.

오늘부터 일부 자영업자는 방역 수칙을 규탄하면서 매장 영업이 끝나는 밤 9시 이후에도 간판과 가게 불을 켜두는 점등 시위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미근동에서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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