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내 남편. 의사자 임세원을 소개합니다. ㅡ 임세원 아내 인터뷰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내 남편. 의사자 임세원을 소개합니다. ㅡ 임세원 아내 인터뷰

2021.12.09. 오후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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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1년 12월 09일 (목요일)
■ 대담 : 신은희 교수 (임세원 교수의 아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죽고싶은 사람은 없다> 내 남편. 의사자 임세원을 소개합니다. ㅡ 임세원 아내 인터뷰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지금 흐르는 노래는 자신의 환자에게 죽음을 당했지만 안전한 진료환경과 마음아픈 환자들이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 임세원 교수의 추모곡입니다.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이 코너는 말 그대로 우리의 아픈 마음을 보고 듣고 말하는 시간인데요.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임세원 교수의 정신을 우리 청취자분들과 잘 나누고 싶어서 저희 제작진들이 나름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궁금해요. 임세원 교수는 이 코너를 듣고 계실까, 아니면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서 제가 이분 대신 중간 점검을 받으려고 이 분을 모셨습니다. 임세원 교수의 아내 되시는 신은희 교수님과 함께 할게요.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신은희 교수 (임세원 교수의 아내)(이하 신은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어렵게 나오셨어요.

◆ 신은희> 아닙니다. 이 자리에 이렇게 또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김혜민> 교수님, 청취자분들께 인사를 좀 해주시겠어요.

◆ 신은희> 안녕하세요. 고 임세원 교수 배우자 신은희입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이 코너 들어보셨어요.

◆ 신은희> 예. 몇 분은 출연하신 거 이렇게 듣기도 했고요. 또 어떤 분은 기사로 이렇게 접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게 정신건강재단의 제안으로 이렇게 마련됐다고.

◇ 김혜민> 임세원 교수 추모위원회에서 함께하고 있죠.

◆ 신은희> 그래서 처음 코너 제목을 봤을 때, 남편이 사실 제일 심혈을 기울였던 게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이고. 그래서 이거 관련해서 새로 공군에서, 아니면 육군에서, 해군에서 했을 때는 제일 저한테 먼저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거나 하면서 이렇게 됐다, 하면서 기뻐했었거든요. 그래서 이 코너를 봤을 때도 아마 남편이 있었으면 제일 먼저 코너 사진 찍어서 저한테 이런 코너가 마련이 됐다, 하면서 기뻐했을 것 같고요. 그리고 그래서 그런지 출연하신 분들 봤더니, 다들 정신 건강 관련해서 그 분야에서 되게 훌륭하신 분들이시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리고. 특히 또 그 지난주에 나오셨던 권순정 교관님 같은 경우는 남편이 그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 한참 이렇게 개발하고 할 때 저한테도 몇 번 말씀하셨던 분이시거든요. 정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시는 분이 계시다고. 그래서 얘기 듣던 분이, 또 이제 제 1회 임세원상을 그분이 수상하셨다고 들어서. 아마 남편이 너무 기뻐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보고 듣고 말하기> 여러분들도 많이 들으셨을 텐데, 한국형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 이름이에요. 이 교육 프로그램을 우리 임세원 교수님과, 그리고 지난주에 출연하셨던 우리 김재원 교수님 하고 몇 분이. 백종우 교수님과 함께 동료들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그 프로그램을 만들고 아마 미국 유학을 교수님께서 가셨었나 봐요. 그리고 이제 돌아오셔서 내가 만든 교육이 어떻게 현장에서 잘 쓰이고 있나, 궁금하셨대요. 그래서 자살예방센터에 물어봤더니 권순정 공군 교관이 굉장히 이걸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서 임 교수님이 전화를 딱 권순정 교관한테 했는데 권순정 교관님이 너무 놀라신 거죠. 그래서 그때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저도 방송 마치고 들었거든요.

◆ 신은희> 남편이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직접 못 뵀는데 이번에 이제 방송에 나오시는 모습 보고 저도 기뻤습니다. 남편도 아마 많이 기뻐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리고 이 코너가 무엇보다도 저희가 당사자들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고 해요. 왜냐하면 임 교수님이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가족들이 당부했던 것 중에 하나가, 마음 아픈 사람들이 혹시 이 사건 때문에 위축되고 숨어버려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당부하셨잖아요. 그래서 당사자 얘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 신은희> 그래서 아마 남편도 이런 코너가 마련되고,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출연하신 분들이 진짜 그 당사자이신 분도 계시고. 또 이제 현장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하시는 분도 계시고 하는데, 그런 분들의 실제 그 현장의 그 생생한 얘기를 들으면 또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요

◇ 김혜민> 교수님, 본인을 소개할 때 고 임세원 교수 아내라고 소개하셨는데 남편 이름에 ‘고’ 자 붙은 게. 이제 좀 이 표현이 적응이 됐다는 표현은 좀 그렇고. 어떻게, 삼년 전, 이제 삼주기죠.

◆ 신은희> 올해가 이제 3년이 되는데, 사실 제 집이 남편이 근무했던 강북삼성병원 근처거든요.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그 근처 가거나, 아니면 병원에 방문할 때 있으면. 사실 병원이 또 많이 이렇게 새로 건물이 증축되고 그러더라고요. 그럼 남편이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집에 와서 막 자랑하고, 애들한테도 자랑하고. 그래서 그때는 진짜 남편 생각나서 되게 눈물도 나고 그랬는데, 올해는 이제 조금은 그런 부분이. 조금은, 조금씩, 이제.

◇ 김혜민>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괜찮아진다, 라기보다는 시간의 힘이라는 게 있긴 있는 것 같아요. 교수님. 그리고 또 세상에서 계속해서 우리 임 교수님의 이야기들, 또 임 교수님의 정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또 동료 분들이 이어가려고 하는 모습이 우리 교수님을 비롯한, 아내 분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기도 해요.

◆ 신은희> 네. 사실 저도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크고, 애들도 아빠의 빈자리가 많이 클 텐데. 그래도 저희가 또 살아가는 게 아빠의 그런 부분이. 사실은 이제 남편이 자신이 하는 정신 건강, 그 부분은 제가 저도 배우자지만 정말 열심히 했고. 자기가 잘하는 그걸 통해서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정말 그거 하나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이제 세상이 알아주고, 계속적으로 지금까지 추모제나 이런 걸 통해서 얘기가 되고 있어서. 애들한테도 그런 게 은연중에 좀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럼요. 그리고 작년에 의사자로 이렇게 선정이 되셨잖아요. 그것도 가족들에게 굉장한 의미죠.

◆ 신은희> 그래서 애들이, 사실 아빠 빈자리가 제일 클 텐데 또 그런 부분이 있어서 힘든 내색 없이 살아가지 않나. 그래서 그 얘기는 크게 저한테는 하지 않는데 아마 아빠를 되게 자랑스러워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오늘 저희 YTN에서 임세원 교수님 3주기 추모 콘서트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가 열려요. 이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 제목이 사실은 우리 교수님이 남기신 유작이 됐죠. 그러니까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이게 책 제목이에요. 이 책 개정본이 이번에 나왔다고요.

◆ 신은희> 예. 남편이 이제 유일하게 남긴 책이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인데 그게 나온 지 몇 년이 됐잖아요. 이번에 또 좋은 분들, 백종우 교수님. 대한정신건강 재단의 추모사업회 위원분들을 주축으로 해서 이전에 남편이 이제 글 올렸던 거 있잖아요. 뭐 페이스북이나 이런 데. 그런 글들을 같이 다시 한 번 모아가지고. 그리고 또 이제 남편이 심혈을 기울였던 보고 듣고 말하기에 대한 요약본을 같이 실어가지고요. 그래서 이번에 또 감사하게도 그 계정증보판을 내게 됐습니다.

◇ 김혜민> 그래서 이 개정증보판이고요. 이 뒤에 보고 듣고 말하기, 여러분들이 읽기만 해도 자살을 시도하려는. 죽고 싶은 마음을 먹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그 노하우가 뒤에 책에 담겼어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우리 교수님이 오면서 선물로 몇 권 가져오셨거든요. #0945로 여러분들 문자 보내주시면, 저희가 몇 분 선정해서 임세원 교수의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이 책을 나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그 남편을 언제 만나셨어요. 몇 살 때.

◆ 신은희>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7년 정도 CC였다가 결혼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제 의대생이셨을 거 아니에요. 임 교수님이. 그런데 다른 과목도 많은데 왜 정신과 의사를 결심하셨대요.

◆ 신은희> 사실 이제 본과 4학년. 이때부터 이제 인턴 들어가기 전에, 아니면 인턴하면서 어떤 부분을 전공을 할지 고민을 하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처음에는 이제 여러 과, 내과부터 시작해서 방사선 종양학과인가요. 그거 해서 하고. 그런데 그때는 정신과 부분은 저한테는 그렇게 얘기를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본인은 특히 외과 쪽에 좀 관심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인턴하면서. 그런데 남편의 손재주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자기가 하면서 이제 정신과 쪽에 다시 관심을 갖고, 인턴 하면서요. 그러면서 이제 최종적으로 외과는 본인의 그 손재주나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그러면서 이제 자기가 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이렇게 선택한 게 정신건강의학과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래서 정신과 의사의 삶에 만족해 하셨죠.

◆ 신은희> 예, 하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선택할 때는 여러 그걸 하다가 이렇게 선택했지만. 이제 하면서는 그 부분이 자기한테 하면서도 정말 잘 맞고, 자기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아. 이러면서 되게 열심히 했었죠.

◇ 김혜민> 책에도 나오지만 이제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교수님께서 맡았던 할머니 환자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직접 겪고 나서 의사로서 자괴감도 느끼고 의사로서 터닝 포인트의 시점이 됐었다. 이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때 그 아픔을 우리 교수님하고 아내하고도 나눴던가요.
◆ 신은희> 그게 아마 전공의 2년 차가 되면서 처음으로 주치의가 되는데, 처음으로 맡았던 환자분이셔서 아마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할머니 환자셨는데. 그분이 몇 번 진료를 받으시다가 마지막에 선생님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하시는 모습이 사람의 직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남편도 그랬다고, 근데 바쁘잖아요. 2년 차면. 그래서 이제 넘겼는데, 얼마 뒤에 아들 되시는 분이 오셔가지고 할머니께서 그 자살을 하셨다고 하는 얘기 듣고. 남편이 마음이 여리거든요. 그래서 되게 좀 자책도 하고. 그런 게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나중에 이제 본인이 대학 병원에 자리 잡으면서 이렇게 보고 듣고 말하기라는, 이런 자살 예방을 하는 게 사실 제일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고민하면서, 그 프로그램을 같이 백종우 교수님이나 김재원 교수님하고 얘기해서 시작을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정신과 의사가 사실 모든 사람의 자살을 막을 수 없고, 자기가 돌보는 환자의 자살도 사실은 막을 수 없는 현실이니까. 이건 나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이 주변에 있는 아픈 사람의 아픔을 보고 듣고 함께 말하는 게 중요하겠다, 생각하시고 이 교육을 만드신 거네요. 바쁘셨을 것 같아요. 임 교수님은.

◆ 신은희> 그러니까 사실 미국 가기 전까지는 거의 일주일을 밤늦게 이렇게 들어오고 그랬거든요. 밤에. 그러니까 보통 이제 의사 분들은 낮에는 진료 있으시고, 환자 보시고. 밤에 회의가 있거나 일을 하시잖아요. 그러니까 거의 이제 밤늦게 들어왔었죠.


◇ 김혜민> 원망스럽지 않으셨어요. 바쁜 남편이. 정신과 의사라면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은 살펴주고.

◆ 신은희> 맞아요. 그때 우리 남편이 제가 가끔 우울해, 막 이러면 괜찮아. 그 우울증 좋은 약 많아. 그렇게 하면서. 저한테. 달랬다기보다는 가족은 그냥 별거 아닌 거예요.

◇ 김혜민> 그랬군요. 그런데 교수님이 이제 돌아가시고 그 유족들의 마음. 이제 거기에 그 유족들의 발언의 거의 중심은 이제 당연히 아내이신 신은희 교수님의 내용이었을 텐데, 그 내용들을 들어보면 가족들이 정말 임세원 교수님의 든든한 응원군이었고 누구보다 그가 왜 열심히 살았는지를 100% 이해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신은희> 감사합니다. 어쨌거나 남편이 자기 일에는 정말 열심이었는데, 또 동시에 그 바쁜 와중에도 주말에는 또 가족한테 최선을 다했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자기가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잠깐 시간 있을 때 주말에 가족이랑 어디 여행 갈지 계획 잡는 게 자기한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그래서 아마 아이들도 아빠를 되게 자랑스러워하고, 저도 남편이 그러니까 내색은 안 했지만 되게 자랑스러웠거든요. 자기 분야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고 하는.

◇ 김혜민> 내색을 안 하신 게 지금은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드실 것 같아요.

◆ 신은희> 예. 그래서 제가 지금도 항상 생각하는 게 남편이 우스갯소리로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당신만 몰라. 이렇게 하면서 되게 가끔 서운해 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또 부부가 같이 살면 그런 거를 또 내색은 안 하잖아요. 그때 좀 더 많은 얘기를 해줄 걸. 그렇지 않다는 거를. 그런 부분은 후회가 되죠.

◇ 김혜민> 근데 돌아가시고 나서 이제 교수님한테 치료받았던 환자들 이야기, 동료들 이야기, 또 각종 언론에서 나오는 교수님 관련된 얘기를 들으면서 새삼 놀라셨을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이렇게 정말 훌륭했구나.

◆ 신은희> 그러니까 남편이 저한테 얘기했던 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구나. 항상 그랬거든요. 저만 모른다고.

◇ 김혜민> 임세원 교수님, 이제 잘 아신답니다. 우리 신은희 교수님도 잘 아시고 저도 잘 알고. 지금 우리 청취자들도 임세원 교수님에 대해서 잘 보내주고 계세요. 우리 3337님이 교수님처럼 따뜻한 분이 계셔서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타인에게 난로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요. 아내 되시는 분의 담담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고 싶어요. 책 읽고 선한 영향력 갖고 싶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고. 또 5570 님은 식구 중에 10년 넘게 정신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책 보고 싶어요. 하셨고요. 6812님은 임세원 교수의 환자 사랑, 생명사랑을 기록한 책 선물로 받고 싶습니다. 9772님. 벌써 3주기라니 시간 참 빠르네요. 뉴스로 접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파서 가족들은 얼마나 날벼락이었을까, 했었는데 오늘 담담히 말씀하시는 걸 보니 세월이 알게 모르게 약이 돼 주는구나 싶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네요. 참 많은 분들이 임세원 교수를 기억해 주고 계세요. 정말 놀라워요.

◆ 신은희> 너무 감사하죠. 그래서 그런 분들 덕분에도 저와 애들이랑, 또 가족들이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래요. 임 교수님이 그러다가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지셔서 본인이 직접 우울증을 경험하셨다고요.

◆ 신은희> 예. 그러니까 미국 가기 전까지 그러니까 남편이 많이 바빴잖아요. 그래서 이제 안식년, 그렇게 바쁜 거에 대한 보상처럼 안식년을 앞두고 너무 막 이렇게 기뻐했었거든요. 근데 예기치 않게 이제 허리 통증이 이렇게 찾아오면서. 근데 그전까지 저나 남편이나 이렇게 아픈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그걸 되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게 쉽게 금방 나으리라 생각했던 게 시간이 갈수록 그 페인도 심해지고, 남편은. 그러면서 이제 계속 장기화되고 그러니까. 남편이 그런 일로 아파본 적이 없다가 그러면서 그게 크게 다가오고. 또 이제 그 페인이라는 게 조절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남편이 그때 한 201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고 일어나면 항상, 밤새. 이제 어떤 날은 칼로 자기 다리를 긁는 것 같다. 어떤 날은 송곳으로 콕콕콕 찌르는 것 같다. 그걸 얘기를 아침마다 저한테 했었거든요. 그걸 근데 저는 또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없고. 그래서 정말 힘든 부분이 있어가지고. 그래서 이제 그게 1, 2년도 아니고 계속 시간이 지나가고. 나아지는 부분이 확 눈에 띄지도 않고. 그래서 이제 남편도 조금 마음이. 그러면서 사회생활도 되게 이렇게 좁아졌거든요. 남편이 그때는 그래서 거의 진료만 끝나고 집에 오고. 모든 모임을 다 취소하고. 그렇게 되면서 좀 마음의 병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 경험을 하면서 개인 임세원에게는 너무 비극적인 시간이었지만, 의사 임세원에게는 그 시간이 또 약이 됐던 것 같아요. 특히 이 죽음을 본인도 생각하셨다, 라는 고백을 이 책에 하셨거든요. 그래서 쓴 책이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죠, 교수님께서 자기의 경험담을.

◆ 신은희> 그 고통이라는 게 처음 이런 일을 겪어보는데 그 고통의 크기가 컸던 거잖아요. 남편한테는. 그게 정말 페인을 같이 겪어보지 않아서 말로만 들어도 정말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부분이 자기의 사회생활이나 직장이나 이런 부분까지 영향이 되고 이러니까. 저는 근데 사실은 나중에 책이 집필되고 나서 남편이 그런 생각까지 했다는 거 알게 됐었거든요. 그런 부분까지는 저한테는 얘기는 안 했고 가족한테는 내색은 안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전에는 사실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서 환자를 대하는 그런 부분이었다면, 남편은 자기도 직접 그런 부분을 겪어보고 나서는 얘기하더라고요. 이제는 그분들의 마음을 자기도 겪어봤기 때문에 훨씬 더 그에 대한 공감이 되고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혜민> 이 책에 그래서 임세원 교수님께서 이렇게 쓰셨더라고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죽음을 원하는 것일까. 그들은 정말로 죽고 싶어 할까. 대답은 물론 그렇지 않다, 다.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 속에 며칠째 갇혀 있는 것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힘겹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죽음을 떠올린다. 그 떠올림만으로도 죽음이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진다. 죽음이야말로 고통을 없애주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믿음이 점차 강화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며, 그것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 뿐. 결코 죽음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걸 깨달으신 거죠. 교수님께서. 그래서 마음이 힘들어서 온 환자들이 교수님 저 죽고 싶어요. 이 말이 진짜 죽고 싶어요, 가 아니라 교수님이 저 살고 싶어요.

◆ 신은희> 그 얘기를 남편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마음이 더 이해가 되고, 그래서 그분들에게 더욱 힘이 되려고 노력을 한다. 그래서 남편이, 정말 그 부분도 저는 알아줬으면 하는데 그렇게 아파도 한 번도 진료를 쉰 적이 없어요.

◇ 김혜민> 대단하시네요.

◆ 신은희> 그리고 진료를 할 때는 환자들한테. 물론 너무 힘들 때는 표정이 좀 이렇게 안 좋을 때가 있었대요. 그러면 환자분들이 선생님 괜찮으세요. 이렇게 얘기를 해주고. 그리고 진료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서서 진료하면 그런 거는 또 환자분들이 다 이해를 해주셨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정말 남편이 자기 삶에 그래도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혜민> 정말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온기와 위로가 이 스튜디오에 꽉 차는 것 같은데요. 7451님이 잠시 쉬는 동안 방송 들어요. 임 교수님을 잊고 있었네요. 그러면서 교수님, 그런 인품이 있으시면서 그렇게 환자를 열심히 돌보셨다니. 방송 잘 듣고 있어요. 마음 찡하네요. 교수님 아내분도 목소리 들으니까 참 좋으신 분 같아요. 우리 청취자분들이 기가 막히세요. 목소리만 들어도 훌륭하신지 아닌지 다 알거든요. 7945 님이 저도 몇 년째 우울증 치료 중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임 교수님처럼 내 얘기 잘 들어주고 공감만 해줘도 살 용기를 얻을 것 같아요. 정신과 선생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이렇게 보내주셨고요. 5924님은 죽고 싶은 사람이 없다, 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꽉 눌린다고. 예전에 살고 싶지 않지만 남겨진 가족 생각하며 정신 차리고 하루하루 버텼다고,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저도 이 코너 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마음 아픈 분들이 계시구나. 이런 생각 하는데, 임 교수님의 정신이 정말 이분들 가운데 위로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희 콘서트 있잖아요. 무슨 마음으로 오셨어요.

◆ 신은희> 이제 벌써 세 번째 콘서트잖아요. 이게 또 12월에. 사실 저희 가족한테는 12월이 특히 마음 아픈. 그런데 또 12월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런 해고, 또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그래서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는. 사실 작년, 올해 코로나 사태가 녹록치 않은 그런 상황이어서. 그러니까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아픈 분들도 계시고, 아니면 그냥 한 해를 맞이하는, 마무리하는 그런 시점이기 때문에 마음 아픈 분들한테는 어떻게 보면 따뜻한 위로나 이런 부분이 좀 전해질 수 있고. 한 해를 그래도 잘 마무리하면서 다가오는 새해를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그런 시간이, 계기가 되는 콘서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현장에 여러분 너무 모시고 싶은데 이 코로나가 원망스럽습니다. 저희가 대신 콘서트 잘 하고 성탄절이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방송할 예정인데요. 저희가 곧 자세한 내용이 정해지면 여러분들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임세원 교수의 아내, 신은희 교수와 오늘 <아픈 마음 보고 듣고 말하기> 함께 했어요. 교수님, 고맙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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