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국내 닭 작고 맛 없다"...주장 이어가는 이유는?

[뉴스큐] "국내 닭 작고 맛 없다"...주장 이어가는 이유는?

2021.11.26.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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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려원 앵커
■ 화상중계 :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닭은 너무 작아서 맛을 없다는 글을 올려 국민음식 치킨이 논란이 됐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대한양계협회를 연결해 이야기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황교익 씨를 연결해서 왜 이런 주장을 하고 계신지 들어보겠습니다. 황교익 씨, 나와 계십니까?

[황교익]
안녕하세요. 황교익입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이 치킨게임의 시작이 황교익 씨의 발언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한국 치킨이 전 세계에서 크기가 가장 작고 맛이 없다, 이런 주장을 하고 계신 이유,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황교익]
제가 주장하는 게 아니고요. 농진청과 국립축산과학원에 나와 있는 자료 그리고 외국의 육계, 치킨 모습을 담아놓은 여러 영상들 그리고 외국의 육계 관련 회사들 자료 이런 것을 종합해 볼 때 한국이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작은 닭을 육계를 키웁니다.

이건 농업 기관 자료에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유일하게 작은. 그리고 그 작은 닭이 맛없다라는 것도 제가 그 말을 하기 이전에 이미 농진청의 자료에도 작은 닭은 맛이 없는 닭고기다라고 아예 문건으로 적혀 있습니다.

[앵커]
어제 양계협회 얘기를 들어보니까 또 반대되는 농진청 자료도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좀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성분, 닭에 있는 성분을 연구한 그 주요 내용이 좀 다른 것이고 그게 맛에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둘 다 농진청에 있는 자료다 보니까 사실 양측의 입장을 지지해 주는 건 맞는 것 같거든요.

[황교익]
그러면 어제 저도 그 인터뷰를 봤습니다. 양계협회 회장이 이런 말을 했어요. 그게 작은 닭이 맛있다라는 자료는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이때까지 2010년대부터 시작해서 거의 10년 동안 육계와 치킨업계는 작은 닭이 맛있다는 영계 마케팅을 해 왔거든요.

그러면 10년 동안 국민을 속인 거죠. 작은 닭이 특별하게 맛있다는 근거도 없으면서 영계 마케팅을 해 와서 작은 닭을, 지금 지구상 유일하게 1.5kg 육계를 먹게 만든 그걸 실토한 것이라고 봐야 되는 거죠.

작은 닭 마케팅 했던, 영계 마케팅했던 육계 치킨 업계 여러분들이 국민한테 사과해야 될 일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간에 조금 작은 닭이 더 맛있다라고 하는 세간의 세평들 그런 것들이 조금 마케팅의 영향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계시는 거군요.

[황교익]
세평이 아닙니다. 이때까지 2010년대에 육계와 치킨 업계들이 내놓은 여러 마케팅 자료를 보십시오. 아예 닭 포장지에 영계 두 마리. 영계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원래 영계라는 말도 성인 남성들 사이에 쓰는 은어거든요.

그래서 여성들 앞에 그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말이었는데 그 말을 가지고 와서 우리의 원래 고유의 말인 연계를 버리고 영계라는 말을 가지고 와서 마케팅을 한 거거든요.

그러면 작은 닭이 맛있다라는 것을 이제 사과를 하는 게 그게 순서겠죠. 그러면 큰 닭도 맛있다라고 할 수 없고요. 작은 닭도 맛있다고 할 수 없고요.

그러면 그다음의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 그러면 어떤 게 더 경제적인가 하는 이야기로 넘어가겠죠.

[앵커]
어떤 게 더 경제적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황교익]
닭을 외국에서 지금 3kg 정도, 전 세계가 다 육계를 3kg 정도까지 키웁니다. 그렇게까지 키우는 이유는 사료 효율이 좋기 때문이거든요. 사료비가 20% 정도 절감이 됩니다.

우리가 닭을 키울 때 쓰는 그 사료는 수입 곡물이거든요. 20%의 사료를 절감할 수 있다라는 것은 닭 가격도 내려가는 것과 동시에 수입 곡물을 덜 수입하게 되겠죠.

외화 절약도 되고 닭은 20%의 사료를 더 먹고 싼 닭똥도 20% 줄게 되겠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고요. 전 세계가 왜 3kg 닭으로 쓰냐고 하면 사료 효율이 좋기 때문이에요.

그게 가장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1.5kg 닭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는 이런 국가적인 경제,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그렇게 해 왔던 것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앵커]
그러니까 작은 닭이 사료가 더 많이 드나 보죠?

[황교익]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시는데 닭을 크게 키우면 고기 무게당 사료비가 덜 들어갑니다. 그것이 적절한 게 전 세계적으로 보면 한 3kg 정도까지 키우는 것이 사료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지금 1.5kg, 지금 작은 닭을 키우게 되면 사료가 20% 정도 더 들어갑니다. 이것은 농진청이나 국립축산과학원의 자료에 의한 겁니다.

[앵커]
그러면 큰 닭을 안 키우는 이유는 결국에는 업계 이해관계가 있다. 얽히고 얽힌 이해관계 때문이다라고 설명을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마는 오늘 또 내놓으신 주장 보니까 대한양계협회, 이 논쟁에서 빠지시라 이렇게 주장을 하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육계 계열화 회사를 정조준해서 3kg 육계 내놓으라, 이렇게 주장하셨더라고요.

[황교익]
지금 닭을 키우는 산업구조를 이해를 하셔야 돼요. 지금 양계 농가, 그러니까 대한양계협회 회원사인 양계 농가는 닭의 크기를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닭은 대부분, 그러니까 90% 정도가 계열화 사업에 의해서 키워지는 건데 육계 계열화 회사에서 병아리와 사료를 농가에 주고 어떤 사이즈로 키워달라고 하면 농가에서 그냥 그 사이즈로 키워서 납품하는 거죠.

그래서 대한양계협회에서는 닭 크기를 더 키울까 말까를 결정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괜히 이 논쟁에 들어오면 양계농가들이 지금 욕을 먹을 수가 있으니까 양계농가는 뒤로 빠지시고요.

이 결정을 할 수 있는, 닭의 크기를 결정할 수 있는 데는 육계 계열화 회사라고 봐야 되거든요. 육계 계열화 회사의 대표분들이 나와서 이 논의를 진행해야 되는 게 맞습니다.

[앵커]
지금까지는 대한양계협회와 설전을 벌이셨는데 그 설전의 대상이 육계 계열화 회사가 돼야 될 것 같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마는 조금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회사들 입장에서도 사료가 적게 들면 더 이득이 날 수 있는 건데 왜 작은 닭을 고집을 하는 걸까요?

[황교익]
그렇지 않습니다. 보세요. 육계 계열화 회사가 병아리와 사료를 공급한다고 했죠. 그냥 주는 게 아니거든요. 파는 거죠. 그러면 사료를 더 많이 쓰게 되면 매출이 더 늘어나죠.

병아리가 지금 우리가 10억 마리 필요한데 3kg짜리로 키우면 산술적으로는 5억 마리면 되겠죠. 병아리가 줄어들겠죠. 매출이 줄어드는 거죠.

[앵커]
선생님, 그러면 병아리와 사료도 그 육계 계열화 회사에서 파는 겁니까?

[황교익]
그렇죠. 그래서 육계 계열화 회사 양계농가는 관계 없고요. 사실 육계 계열화 회사하고 이 논의를 해야 됩니다. 그 밑의 치킨집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치킨집은 큰 닭으로 파나 작은 닭으로 파나 닭 한 마리로 팔잖아요.

그러니까 작은 닭으로 들어오든 큰 닭으로 들어오든 그건 시스템을 바꾸면 될 일입니다. 그러니까 파는 문제에서도 작은 닭으로 파는 게 우리나라 유통 과정에서는 더 이익이 많이 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양계협회가 아니라 육계 계열화 회사와 이런 논쟁을 이어가야 될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양계협회도 억울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치킨 가격 비싸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치킨 가격 상승에 생닭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그닥 높지 않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같은 회사들에서 마케팅 비용이라든가 수수료를 과도하게 뗀다든가 이런 유통 과정의 문제가 있는 거라는 주장일 수 있는 부분인 거거든요.

[황교익]
그 부분은 진짜 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지금 치킨 가격이 높은 이유가 사실 닭 크기와는 그렇게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봐요. 지금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금 치킨 업체들이 과다한 경쟁이거든요.

전 세계에 맥도날드 점포 수보다 대한민국의 치킨집이 더 많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이 문제는 이 문제대로 해결을 해야 될 것이고요.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거의 다 치킨을 많이 먹고 있으니까 거의 국민 음식이잖아요.

그런데 처음에는 닭 크기 문제 해결하고 다음에 치킨 프랜차이즈 문제도 해결을 하고 단계단계 문제를 풀어나가야 되는 것이지 이걸 지금 닭 크기 논쟁하다가 갑자기 옆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의 문제로 넘어가기에는 좀 그래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 집중할 것은 닭 크기. 왜? 세계인들이 다 먹는 크기의 육계를 이 대한민국 국민들도 먹어야 되겠다라는 것. 이것부터 해결하고 난 다음에 치킨 프랜차이즈 문제는 또 한번 해결해 봅시다.

[앵커]
어제 저희가 양계협회도 연결을 했고 오늘 황교익 선생님도 연결하고 있습니다마는 설전의 공통점,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부분은 치킨 가격이 비싸다 이 부분만큼은 지금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치킨 먹을 때 가격도 비싸고, 또 먹고 나서 양이 적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런 분들도 있는데 국민 입장에서 또 소비자 입장에서 크고 또 맛 좋은, 그리고 가격도 괜찮은 치킨을 먹으려면 어떤 해결책이 나와야 되는 겁니까?

[황교익]
지금 육계 계열화 사업은 전국에서 농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치킨 농가들이 닭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없게끔 하기 위해서 만들었는데 그게 지금 소비자들한테는 비싸고 작은 닭으로 지금 주어지고 있는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그러면 거기에 대한 해결을 먼저 해야 되고요. 그리고 지금 한국에 치킨 가게가 많은 이유는 좋은 일자리도 많지 않고 그러니까 그런 게 생기기도 했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과다하게 마케팅을 해서 가맹 점포를 늘려나간 것도 문제가 있거든요.

지금 한국의 외식 기업들이 많이 힘들고 죽어나가는 것들이, 다 힘들다고 하는 게 거의 다 프랜차이즈 문제에서 발생을 하는 겁니다. 그중의 하나가 치킨 프랜차이즈거든요.

왜 닭튀김 정도를 하는 게 브랜드로 소비를 해야 되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을 해 봐야 되는 거죠. 우리나라처럼 브랜드 중심의 치킨 시장들이 형성돼 있는 나라가 없거든요.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봐야 됩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싸고 푸짐하게 치킨을 즐기려고 하면 지금 20~30년 동안 진행됐던 육계와 치킨 산업 전반에 대해서 크게 손을 한번 봐야 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좀 넉넉하게 닭고기를 먹을 수가 있죠. 지금 너무 비쌉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양측의 논란과 설전이 계속되고 있고 또 이걸 육계 산업 전반까지 둘러봐야 된다라고 설명을 해 주셔서 아무쪼록 이번 논란이 국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그리고 크고 맛 좋은, 그리고 비싸지 않은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그런 결과로 갈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어제 양계협회에 이어서 오늘 황교익 씨 연결해서 관련 논쟁 말씀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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