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보 자애원' 강제입소자 진상 규명 촉구

'영보 자애원' 강제입소자 진상 규명 촉구

2021.11.15. 오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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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숙인 복지시설이 과거 입소자를 강제로 데려온 뒤 사실상 감금해 왔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조사원과 피해자 가족들은 국가 권력이 무단으로 시민을 감금한 '형제복지원 사건'이 또 일어났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7년 전 여름, 오충빈 씨의 어머니는 여느 때처럼 인천의 한 미용실에 출근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손을 흔들며 배웅했는데, 어머니는 그 길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오충빈 / 강제 입소 피해자 가족 : 경찰서하고 어디 아는 데 주변에 수소문했는데 연락을 할 방법도 없고…. 그래서 미용실을 찾아갔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를 찾아 헤맨 지 20년, 찾다 지쳐 사망신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2007년, 오 씨는 엽서 한 통을 받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숙인 복지시설인 '영보 자애원'에 어머니가 있으니, 데려가라는 겁니다.

하지만 다시 만난 어머니에게서 옛날 건강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충빈 / 강제 입소 피해자 가족 : 아들 하나 있는데 25년 만에 봤는데 정말 무표정이고 아무 표정이 없었어요. 결국 찾아서 돌아오셨는데 3년 만에 돌아가셨어요.]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7년, 서울시의 노숙인시설 인권 실태조사에 민간 조사원으로 참여한 박병섭 씨.

1985년 영보 자애원이 개원할 당시 입소한 열 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는데, 모두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강제로 들어온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박병섭 / 당시 민간조사원 : 다 자의가 아니고, 명확하게 표현 못 하더라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 발로 온 건 아니다.' 이런 거고요.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이들이 부랑인이 아니었다는 거죠.]

당시 면담에 응한 입소자 91명 가운데 자진해서 입소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했고, 88%는 경찰이나 공무원에 의해 강제로 들어왔거나, 입소 경위를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박 씨의 제보로, 국가 권력이 시민을 무단으로 복지시설에 감금하는 '형제복지원 사건'이 또 있었던 게 아니냔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시설 측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한진숙 / 당시 영보 자애원 원장(지난 2019년) :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서울시는 거리 정화 사업을 펼쳤고…. 당시에 용인군 이동면에 서울시립 영보 자애원이 건립되었고….]

하지만 다시 4년이 지나도록 진상 규명은 더뎠습니다.

다른 피해자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정신병원 등에 수용된 경우가 많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노태우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 : 피해자가 수용되었던 영보 자애원에는 아직도 약 삼백 명에 달하는 장애인들이 감금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피해자 가족과 장애인단체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상 규명에 나서 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서울시와 시설 측은 DNA 분석 등을 통해 1985년 당시 입소한 사람들의 연고자를 찾고 있고, 원하는 사람은 퇴소할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지난 9월) : 사례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 과거사 진실규명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또 현재는 인권 신고함 등 내부 인권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며, 부당하게 입소한 사람들에 대해선 배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반론보도] 서울시립영보자애원 관련

본 방송은 2021년 11월 15일 뉴스 프로그램에서 영보자애원이 과거 입소자를 강제로 데려온 뒤 사실상 감금해 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영보자애원은 "현재 입소된 생활인들은 과거 서울 대방동 남부부녀보호소에서 전원된 사람들이며, 영보자애원은 여성부랑자들을 강제수용하거나 감금한 바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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