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폭리에 내집마련 꿈 산산조각"...공공임대 분양가 '폭등'

"LH 폭리에 내집마련 꿈 산산조각"...공공임대 분양가 '폭등'

2021.11.04.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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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집값 폭등에 분양전환을 앞둔 공공임대주택 주민들까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길게는 10년 동안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기다려왔는데, 정작 시세를 기준으로 하는 분양가 때문에 LH만 폭리를 취하게 생겼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박기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

아파트 벽면과 베란다마다 'LH 폭리'를 지적하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5년 전 입주한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인데, LH가 최근 폭등한 집값을 그대로 반영해 조기 분양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입주 당시 같은 크기 아파트의 주변 시세는 3억 원 정도, 하지만 5년 만에 10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주민들은 서민 주거 안정을 내세워 입주하도록 해놓고 이제 와 폭리를 취하려 한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장석우 /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 주민 : (처음에는) 조금씩 저금해 가면, (10년 뒤) 3억 초반대 되면 내 집을 살수 있겠구나…. 무주택 서민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분양가이고요. 그런 분양가격에는 저희는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꿈이 아예 없어집니다.]

공공임대 분양전환은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일정 임대 기간을 마치면 분양권을 주는 주거 안정 정책입니다.

문제는 분양가 산정 방법인데 5년 만기의 경우 건설 원가 등이 반영돼 집값이 올라도 분양 가격이 급등하지 않지만, 10년 만기의 경우 뛰어오른 집값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정책 목적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공공임대주택 주민들도 10년 만기 분양을 앞두고 몸살을 앓고 있긴 마찬가지.

올해 7월까지 조기 분양을 받았다면 분양가는 2억 원 정도, 하지만 석 달 만에 날아온 만기 분양 예상가는 4억 원이 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해 조기 분양을 받지 못했던 이창현 씨는 LH 직원의 말만 믿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창현 /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 주민 : (만기 분양까지) 2~3달 남았는데, 금액은 별 차이 없을 거다. (LH에서) 분명히 저한테 이야기했어요. 2억6백만 원이 넘게 더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예요. LH가 서민을 죽이는 거죠.]

게다가 만기분양 가격 자체가 신규 분양 아파트보다도 비싼 수준이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한다는 애초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 주민 : 현실에 맞게 하기 위해서 여기를 택했던 건데…. 10년 된 아파트에 (감정평가) 4억1,500을 받았는데, (인근) 새 아파트가 3억9천이라는 거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LH 측은 국토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LH 관계자 : 이 제도는 국토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도고요. 저희는 그걸 시행하는 기관이고…. 길다 보니까 임대 기간이, 거기에 대해서 사업자 위험성(리스크) 등을 감안해서….]

하지만 전문가들은 LH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분양가 산정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문도 / 연세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 공공의 성격이 강한 사업이므로, 수익을 시행자가 독식하는 형태는 정말 잘못된 정책입니다. 5년 공공임대 분양 전환 가격 산정 기준과 현재 (10년) 기준의 균형점을 찾는 선이 제일 합당하다고 봅니다.]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임대주택 서민들의 설 자리를 위협하는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사이, LH 등 사업자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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