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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 2편] 시각장애인 음성코드 못 넣는 건 예산 탓?..."처벌 없는 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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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세 고지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코드를 넣는 규정이 시행된 지 아홉 달이 지났는데도 도입하지 않은 지자체가 많다는 사실,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이유가 대체 뭔지 따져봤습니다.

지자체들은 예산 때문에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데,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민기 기자가 중점 보도합니다.

[기자]
고지서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 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 코드.

이 코드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은 국내 한 업체가 개발해 정부 기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는 프로그램 구매를 미뤘습니다.

[인쇄업체 : 그건(프로그램 구매는) 우리에게 권한이 없어요. 시·군이 그걸 못 사고 우리가 사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하더라고요.]

코드 도입을 하지 않은 지자체는 전국에 모두 50곳.

이유를 물었더니 대부분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서라고 해명합니다.

[경상북도 경산시청 관계자 : 저희는 올해는 예산이 확보가 안 돼서 못 찍었고, 예산을 올해 세워서 내년에 나가는 고지서부터 음성인식 코드를 찍을 계획입니다.]

개발 업체가 제시한 값이 비싸 구매하기 어렵다는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청 관계자 : 아직 검토 중에 있는데, 프로그램 비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어서….]

코드 생성 프로그램 가격은 3천만 원 정도이고, 매년 2∼3백만 원 정도 유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말 '예산 부족'이 문제일까.

각 지자체가 한 해 예산 중 쓰지 않고 남긴 금액을 뜻하는 '순세계잉여금'을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2019년, 성남시의 순세계잉여금은 7천4백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화성시 6천9백억 원, 하남시 2천3백억 원 등 경기 지역 지자체 대부분 천억 원 넘게 예산을 남겼습니다.

충남 논산시는 6백억 원, 강원도 동해시는 백3십억 원이었습니다.

50개 지자체에서 다 쓰지 않고 남긴 돈이 10조 원에 달합니다.

예산 부족이라는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정창수 / 나라살림연구소장 : 지자체가 이미 잉여금도 60조 이상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부담되지 않고요. / 이미 작년 정도에는 예산을 편성해서 올해 문제가 없게….]

진짜 이유는 느슨한 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고지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행 규칙을 마련했지만, 별다른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제재하지 않으니 지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예지 / 국민의힘 의원 : 당연한 납세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시행규칙이 개정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미이행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는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모색도 강구해야 합니다.]

장애인 단체는 유명무실한 법이 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을 만들어 강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고지서 등 대안을 넓혀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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