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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 1편] '시각장애인용 고지서 음성변환' 아홉 달째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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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지서에 표시된 납부 금액과 기한을 음성으로 알려 주는 시각장애인용 서비스가 있습니다.

올해부터 지방세 고지서에 이 '음성변환 코드'를 의무화한 법이 시행됐는데, 아홉 달이 지났는데도 이 코드가 없는 지자체가 수두룩합니다.

홍민기 기자가 중점 보도합니다.

[기자]
큰 글씨만 겨우 읽을 수 있는 3급 시각장애를 가진 43살 최정일 씨.

매달 날아오는 재산세, 주민세 등 각종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돋보기부터 찾습니다.

[최정일 / 시각장애 3급 : 금액이 얼마나 나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 그런 점이 많이 불편하죠.]

하지만 고지서 위 수많은 글자를 더듬더듬 읽다 보면 얼마를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왼쪽 아래에 조그맣게 적힌 납부 기한을 못 봐 가산금을 문 적도 있습니다.

[최정일 / 시각장애 3급 : 너무 내용이 많다 보니까 읽다가 기한을 잘못 읽는 경우가 더러 있었어요. 그래서 수수료를 많이 물고….]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해 지방세 고지서에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 코드를 의무 도입하도록 시행규칙을 만들었습니다.

휴대전화 앱으로 고지서에 찍힌 코드를 읽으면, 납부 금액과 기한 등을 음성으로 바꿔 읽어주는 방식입니다.

"이 고지서는 김은주 님에 대한 처인구청 2021년 9월분 재산세 주택 고지서입니다. 납부하실 금액은…."

그런데 규정이 시행된 뒤 아홉 달이 지난 지금, 시각장애인용 코드가 없는 고지서가 여전히 발송되고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 10여 곳에서 발행하는 고지서를 인쇄하는 경기도의 한 인쇄업체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코드가 빠진 고지서를 찍어내고 있습니다.

한 군청의 지방세 고지서 용지입니다.

법대로라면 고지서 겉과 안, 각각 이 자리에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 바코드가 들어가야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바코드가 들어갈 자리조차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울산 중구, 경북 경주시, 충남 아산시 등 전국 지자체 229곳 가운데 50개 지자체가 고지서에 음성변환 코드를 찍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기도 내에선 31개 시 가운데 용인시와 광주시를 뺀 29곳이 표시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장애인 단체는 시행규칙이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연주 /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정책팀장 : 코로나19로 예산 부족이라는 얘기를 해 버리면, 더 이상 진척될 수 있는 건 없는 거죠.]

행정안전부는 올해 연말까지는 모든 지자체가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 코드를 도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온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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