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노원 세 모녀 살해' 김태현에 사형 구형

[이슈인사이드] '노원 세 모녀 살해' 김태현에 사형 구형

2021.09.14.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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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진원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노원 세 모녀 살해사건의 피의자 김태현에게 어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습니다. 김태현은 최후진술에서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심경을 밝혔는데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물론 검찰의 구형과 재판부의 선고는 다를 수밖에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제 검찰의 구형량 어떻게 보십니까?

[이수정]
글쎄, 당연한 결과일 것으로 보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선고도 유지되기도 희망합니다. 지금 일으킨 범죄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잔혹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상당히 어떻게 보면 예측되는 구형이었다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앵커]
김태현이 그동안 살해는 우발적이라고 계속 주장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어제 공판의 쟁점도 계획범죄 유무였죠? [이수정] 계획범죄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초기 단계부터 계속 지속해왔는데요. 그런 연유는 본인은 첫째 딸에게는 뭔가를 해코지 할 생각이 있었지만 사실은 그 동생과 어머니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발적이었다. 만약에 저항을 안 했으면 안 죽였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여러 번 진술이 번복되면서.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러한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전에 미리 오랫동안 스토킹을 했고요. 그리고는 일단 범행 도구를 예기로 다 준비했다는 것. 그러고는 청테이프도 다 준비해서 들어갔고요.

가장 계획범죄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견을 하면서 갈아입을 옷까지 미리 준비한 범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정 중에 이것을 우발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도저히 말이 안 되는 비논리적인 주장으로 보이고요.

더군다나 지금 온라인 검색한 기록이 다 있습니다. 검색에 어떻게 보면 급소를 치명상을 입히는지 이런 걸 다 검색을 해 보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어찌하여 계획범죄가 아니라는 것인지 논리적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내용이었던 거죠.

[앵커]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를 하면 검찰 입장에서는 김태현의 범죄가 사전에 계획된, 치밀하게 계획된 계획범죄이고 범행 수법이 또 잔인하지 않습니까? 잔인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는 건 결국 교화 가능성도 없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이수정]
지금 검찰에서 교화 가능성이 없다라는 결론을 낸 부분은 우리가 주목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는데요. 사실은 사람이 앞으로 변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김태현이라는 사람이 과거에 살아온 방식이나 사고방식 또는 그 외의 행동 패턴이나 이런 걸 모두 다 토대로 해서 평가를 하게 되는데요. 그럼에 있어서 재범의 위험성 이런 것들을 평가하고 보니까 거의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흉악범죄자들 중에서도 상위 1% 이내에 들 정도의 아주 위험한 재범 가능성이 있는 자들은 사실 교화가 어렵습니다. 평생 동안 이런 위험한 흉악 범죄를 반복할 개연성이 높아서 그런 결론에 검찰이 도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그래픽을 크게 띄워주시겠습니까? 한국성인재범위험성평가 총점 13점이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 재범 위험성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겁니까?

[이수정]
그것은 지금 검찰이 구형 전 단계에서 지금 다 보호관찰자들 중에 전문가들이 있어요. 그분들을 통해서 평가를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대검에 임상평가자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전문가들을 토대로 해서 재범 가능성 평가를 했는데 지금 총점이 13점 이상이다.

13점 이상이 되는 사람들이 강력범죄자들 중에도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은 1%가 채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지표다. 그렇기 때문에 재범 가능성이 높아서 교화가 쉽지 않겠다, 이런 결론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태현이 재판부에 반성문을 14차례 제출하기도 했고 어제 최후진술에서는 어떻게 보면 조금 후회하고 있는 듯한 그런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김태현이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수정]
반성문의 문제는 이게 감형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재판부에서 판결을 할 때. 그렇기 때문에 이 반성문이 진정한 의미의 반성의 뜻이 있느냐를 판정을 하는 게 무지하게 중요한데 반성문 내용을 보면 지금 검찰 측에서 지적하는 사항은 뭐냐 하면 자기연민이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차지한다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무시를 많이 당하고 사람들한테 어려운 가정 속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이런 내용들로 일단 구성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러고는 피해자 책임론. 예컨대 그들이 나에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면 어머니나 동생을 죽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우발적인 범죄였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과 함께 사실은 그 안에 피해자가 저항을 했기 때문에 결국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이야기들은 사실 이건 반성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이 반성문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진정한 의미에서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죄의식이나 반성을 하고 있느냐? 그것은 검찰 측에서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진정한 의미의 반성이라기보다는 이른바 감형을 노리고 자기 변명 성격이 강하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그리고 김태현 같은 경우에는 심리검사를 했더니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이수정]
왜냐하면 사이코패스를 평가하는 도구 자체가 전과력이 많아야 어렸을 때부터 소년 전과부터 시작을 해야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어요. 김태현 같은 경우에 거의 20점 정도에 도달하지만 문제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5점을 기준으로 사형을 하는데 그 점수에 도달은 안 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전과가 많은 사람은 아니에요,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까. 그래서 결국에는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검찰 측에서는 그러나 반사회적인 인격장애는 맞다, 이렇게 판단을 했기 때문에 검찰 측에서 지적한 사항을 보면 피해자에 대한, 전혀 고통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있다라는 것. 그리고 인명경시하는 아주 처참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

그런 것으로 봤을 때 이 사람이 아직은 사이코패스가 아니지만 전과가 누적되면서 계속 출소와 입소를 반복하는 경우 지금 점수가 높아질 수 있는 개연성은 굉장히 높아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 않지만 사이코패스와 진배 없는 아주 성격적인 문제를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사람이다. 이 부분에서는 결론이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검찰이 그래서 사형을 구형한 이유도 그런 판단이 다 깔려 있기 때문일 것 같은데 일단 지금 재판부 판단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재판부는 어떤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이수정]
저는 일단 재판부도 지금 아무리 반성문을 14차례나 냈다 하더라도 지금 이 사람의 여러 가지, 사실은 영미권 국가에서도 이런 걸 캐릭터 요인이라고 얘기하거든요. 이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생활 태도나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나 이런 것들을 다 평가를 합니다. 특히 사형을 선고할 때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재판부도 예외 없이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앵커]
주제를 조금 바꿔서 다른 이야기를 한번 해 보죠. 좀 더 안타까운 소식인데요. 지금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제죠. 전남 여수에서 치킨집 사장님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유서에 경제적 어려움이 언급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이수정]
너무 힘드신 상황이 계속 1년 이상 지속이 되다 보니까 특히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고 있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치킨집을 운영하시던 분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를 남기셨는데 거기에 희망이 없음. 도저히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 이런 것들을 호소하시면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것으로 그렇게 알려지고 있고요.

지금 그 외에도 이런 비슷한 처지에 놓여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라는 것이 자영업자들이 일종의 협회 비슷한 걸 만드셔서 사회적으로 전방위적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계신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호소문에 보면 굉장히 고통이 심화가 많이 되고 있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앵커]
지금 교수님께서 심리 전문이시니까 추가적으로 질문을 드리면 징후가 있잖아요.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관련 징후가 주변 사람들이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징후가 어떤 건지, 그리고 그런 징후가 발견됐을 때 주변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해야 되는지가 사실 궁금하거든요.

[이수정]
일단은 생각이 절망적으로 변해서 도저히 희망이 없음을 호소합니다. 더군다나 초기에는 여러 가지 대출도 받고 살아보려고 하는 노력들도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모든 희망을 포기하면서 일종의 무기력 상태에 사실 빠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예를 들자면 지금 여러 가지 경제적 지원을 하기 위한 이런 구조의 노력조차도 이게 나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수 없다라는 자포자기 심정에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데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지금 만약 이런 상황이 1년 이상 연출이 되고 있고, 그리고 앞으로도 몇 달 동안은 지속이 될 개연성이 굉장히 높잖아요.

그러면 사실 전방위적으로 구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토의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 개인파산이라는 것도 사실은 이 대상자에게는 구조를, 이런 어려운 경제적 상황으로부터 벗어나서 새로운 희망을 갖출 수 있는 그런 좋은 제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조금 더 쉽게, 지금은 신청해도 거의 6개월 이상 걸리거든요, 심사를 받는 데. 지금 상황이 6개월씩이나 버틸 수 없는 상황이세요. 이 자영업의 문제는. 코로나 때문에 아주 긴급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지금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를 구제해 주기 위한 경제적인 파산 제도, 이런 것들을 좀 더 급속히 패스트트랙으로 법원에서 심사를 하는 절차를 마련을 한다거나 또는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런 제도뿐만 아니라 사실은 지자체에서도 긴급생계비 지원 같은 것들을 좀 더 널리 대상자를 넓혀서 자영업자들에게도 과거에 재산세를 냈다손 치더라도 지금 당장 어려우면 이런 범위를 좀 더 자영업자들에 특화된 지원을 한다거나 또는 보건복지부가 조금 더 적극적인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사실은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종결이 되면 얼마든지 다시금 회복할 수 있는 분들이잖아요, 이분들은. 영업을 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서 만약에 심리지원을 좀 더 파격적으로 제안을 한다면 당장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는 긴급하게 갑작스럽게 확 증세들이 반복이 되는데요.

이 부분을 심리지원을 통해서 어쨌든 자포자기하지 않게 조금이라도 상담치료나 이런 걸 통해서 지원을 해 주면서 경제적인 탈출구를 만들어주면 당장 이분들이 건실한 경제인들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이분들을 상실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회의 끈을 놓지 않도록 좀 더 긴급하게 특별히 이분들을 대상으로 지원이 좀 더 많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드는 건 바로 마포구 사건 때문이에요. 50대 자영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는데 이분이 어떻게 하셨냐. 원룸을 빼서 직원들 월급을 다 주시고 본인은 극단적 선택을 하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양심적인 사회인들, 경제인들을 우리가 놓치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밝은 방향으로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긴급하게 이분들의 생명을 구조해야 되는 노력들을 정부에서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코로나19라는 어떻게 보면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 그리고 자영업자분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 차원의 제도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라는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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