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요양시설 노인 학대 7.2%↑..."대면 면회 어려운 탓"

코로나19 이후 요양시설 노인 학대 7.2%↑..."대면 면회 어려운 탓"

2021.08.22. 오전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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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월 치매를 앓는 80대 노인이 요양보호사에게 상습 폭행당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YTN이 전해드렸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대면 면회가 어려워지면서 요양시설 내 노인 학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휠체어에 앉은 노인의 머리채를 잡고 때립니다.

몸을 거칠게 흔들고 마스크를 잡아채기도 합니다.

지난 6월, 고양시에 있는 요양원에서 치매를 앓는 80살 노인을 때리는 요양보호사 모습이 담긴 CCTV입니다.

[김남훈 / 피해자 아들 : 그 상처들이 오래된 상처들이 많더라고요. 병원에 가서 진단도 받아보고. 그런데 그날 당일 날 25일 날만 알았다는 게 말도 안 되고 감추기 바쁘니까 그 사람들은….]

경찰은 지난 9일 보호사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두 달 치 CCTV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관할 노인보호기관과 지자체는 요양원 관계자들이 학대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조사 중입니다.

[노인보호기관 관계자 : CCTV 확인했을 때 나오는 학대 여부 사실 있는지 그런 거 집중해서 보고 있고, 보호자 측에서 주장하는, 시설 쪽에서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저희가 확인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요양시설에서 일어나는 학대가 늘고 있습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보고서를 보면 노인 의료·주거복지시설에서 일어난 학대는 2019년 486건에서 지난해 521건으로 7.2%나 늘었습니다.

대면 면회가 어려워지고 공간을 폐쇄하다시피 하면서 학대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승희 /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가족들이 면회도 가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들 밖으로 모시고 나오기도 했잖아요. 방역 때문에 공간을 폐쇄하니까 (학대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죠.)]

요양보호사들의 부수적인 업무가 많아진 것도 요인으로 꼽힙니다.

[김범중 / 중앙대 사회복지학 교수 : 이분(종사자)들 입장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업무적인 부담 더 되고 스트레스는 더 받는데 정부에서는 계속 우리한테 쪼기만 하는구나, 이런 불만이 생길 수 있거든요.]

전문가들은 대면 면회를 제한하는 대신 화상 면회를 전면 도입해 가족과의 만남이 줄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 요양보호 인력을 늘리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범중 / 중앙대 사회복지학 교수 : 공단이라든가 정부에서 지침을 내려서 가족 상담, 가족 비대면 가족 상담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종사자에 대해서는) 특별 보상금이라든가. 백신을 맞으러 갈 때, 아니면 맞는 날, 그다음 날 휴가를 좀 준다든가…]

이와 함께 학대 방지를 위해 요양시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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