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골프 회동' 이어 무슨 일이?...'단골 식당' 가보니

[뉴있저] '골프 회동' 이어 무슨 일이?...'단골 식당' 가보니

2021.07.23. 오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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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양시창 기자

[앵커]
검찰과 언론, 사립학교 전 이사장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 지난주에 보도했는데요.

골프 라운딩을 마친 참석자들이 저녁 회식까지 함께한 고급 식당에 뉴있저 제작진이 다녀왔습니다.

금품 제공 등 혐의를 받는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와 박영수 특검까지 자주 모인 것으로 드러나, 이번 의혹의 중심 근거지로 떠올랐습니다.

양시창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의혹의 중심 장소로 떠오른 레스토랑, 어디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서울 성북동에 있는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고급 주택단지 한가운데 있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에선 앞서 말씀드린 지난해 광복절 골프 회동 멤버인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과 조선일보 이동훈 전 논설위원, 또 이방현 검사가 모여서 저녁을 먹었고요.

자신은 골프를 치지 않았지만, 회동을 주선한 가짜 수산업자 김 모 씨도 참석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뮤지컬 박정희'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군데군데 붙어 있었고요.

실내에도 엔틱 가구와 화려한 장식 등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은 김경희 전 이사장의 단골집으로 알려졌는데요.

레스토랑 공식 SNS를 봐도, 김 전 이사장이 찍힌 사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건국대학교 관련 행사를 이곳에서 진행한 사진들도 있는데요.

지난해 광복절에 골프를 친 뒤 김 전 이사장이 이 장소를 선택해 구성원들을 초대한 이유로 보입니다.

앞서 전해드렸듯이, 지난해 광복절 골프 모임은 참석자들 사이 여러 의혹이 동시에 연결되는데요.

먼저, 이동훈 전 위원이 가짜 수산업자 김 씨로부터 골프클럽 세트를 선물 받았다는 의혹이 있죠.

이 전 위원은 중고 아이언 세트만 빌렸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가짜 수산업자 김 씨가 골프채를 산 업체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고가 아니라 새 제품을 사서 줬다는 쪽에 힘이 실리는 대목입니다.

또 다른 의혹은 건국대 관련 내용인데요.

김 전 이사장이 동석한 이방현 검사에게, 건국대가 옵티머스에 120억 원을 투자한 사건에 대한 수사 무마 혹은 불기소 청탁을 했을 가능성입니다.

이 검사는 비단 지난해 광복절뿐 아니라, 지난해 10월에도 김 전 이사장, 수산업자 김 씨와 함께 이곳에 모여 '핼러윈 데이' 파티를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제가 만난 레스토랑 사장은 김 전 이사장이 누구와 함께 왔는지, 또 그 인사들이 이후 얼마나 자주 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레스토랑 사장 : 공공장소니까 오시는 거죠. 공공장소잖아요. 사람들이. 어디나 가서 식사하실 수 있죠. 아니 그냥 돌아가세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앵커]
골프 회동 참가자 중 이 검사를 가짜 수산업자에게 소개해줬다는 박영수 특검도 이곳에 자주 왔다고요?

[기자]
네, 박영수 특검도 이곳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지난 2019년 5월과 10월 두 차례 이곳을 방문한 사진이 발견됐는데요.

5월은 전직 여야 정치인들과 김 전 이사장까지 5명이 함께했고요.

10월은 인원이 좀 더 많았는데 정치인 2명에 김 전 이사장, 건국대 교수들, 가짜 수산업자 김 씨도 함께 있었습니다.

성북동 레스토랑뿐 아니라, 경기 파주에 있는 건국대 골프장에서 김 전 이사장과 골프를 친 것도 드러난 상황입니다.

김 전 이사장이 박 특검과 이 검사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고 볼 수 있는 정황입니다.

관련 해명을 듣기 위해 김 전 이사장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이 없어서, 김 전 이사장 자택을 가봤는데요.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 대응이 없다가, 누군가 외출하는 모습을 포착했지만, 김 전 이사장이 부재중이라는 말뿐이었습니다.

[김경희 전 이사장 자택 관계자 : (김 전 이사장님 안에 안 계신가요?) 네. (어디 가셨나요?) 그냥 어디 갔어요. (언제 돌아오세요?) 잘 모르겠는데요.]

[앵커]
하지만, 앞선 건국대 해명은 골프 회동 뒤에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의혹 제기는 시점이 맞지 않는다는 건데, 어떻습니까?

[기자]
시점이 맞지 않는지, 교육부의 '건국대 현장조사 결과 처분서'에 담긴 내용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 전 이사장의 딸인 유자은 현 이사장이 옵티머스 사태를 인지한 시점이 명시돼 있습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6월 19일 경영전략실장으로부터 해당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나오고,

이어서, 원금 회수를 위해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지시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다시 말해서, 광복절 골프 회동 두 달 전, 유 이사장은 옵티머스 사태를 인지하고 법적인 대응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에 대한 건국대의 해명은 뭔가요?

[기자]
유 이사장이 언급한 법적 대응은 피해 금액을 환수할 방법을 찾으라는 뜻이지, 형사사건에 대한 대응은 전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가 검찰에 고발한 건 9월 말로, 형사사건 시점은 골프 회동 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학교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전직 이사장의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골프 회동을 학교 현안에 연관 지어 매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 와중에 건국대가 옵티머스 투자와 관련해서 교육부 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오늘 패소 판결이 나왔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유자은 이사장 등을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하는 동시에, 유 이사장과 건국대 법인 감사의 임원 승인을 취소하는 절차를 추진하는 등 관계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소송에서 건국대가 패소하면서 유 이사장은 직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특히, 행정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지난 5월 동부지검이 유 이사장의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한 것도 다시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노조에서 불복해 서울고검에 항고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 기자 고생했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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