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코로나로 온라인 세상에만 사는 내 자녀 어떡하죠

[마음주치의] 코로나로 온라인 세상에만 사는 내 자녀 어떡하죠

2021.05.24. 오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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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1년 5월 24일 (월요일)
■ 대담 :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코로나로 온라인 세상에만 사는 내 자녀 어떡하죠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우리에게 참 익숙하죠. 하지만 이 속담이 익숙한 만큼 우리가 아이들을 이해하고, 또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것도 익숙할까요? 이번 주에도 <마음주치의>와 함께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한 번 들어 가보겠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님과 함께할게요.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배승민)> 네, 안녕하세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배승민입니다.

◇ 김창기> 반갑습니다. 배 교수님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 배승민> 사실 제가 성격이 참 급한 편이라서요. 성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반응이 빠르고, 즉각적인 아이들을 진료하는 게 제 급한 성격하고 어떻게 보면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제대로 말 못하는 아이들이야말로 정말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 김창기> (성격이) 급하시군요? 저도 급한데요.

◆ 배승민> 비슷한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오늘 배승민 교수님과 함께 들여다볼 아이들의 마음을 사연으로 먼저 만나볼게요. “치킨집을 하는 저희 부부는 코로나 이후로 배달이 많아져서 늦게 퇴근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살뜰히 신경을 못 써서 미안했는데,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안 가는 날이 많았던 아들이 점점 더 말수가 줄어들고, 부쩍 우울해보여서 걱정입니다” 요즘 이런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 배승민> 상대적으로 어른들 손에서, 또 시야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까, 아이들의 정신건강과 부정적인 환경영향이 아무래도 좀 커진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최근, 중독정신건강센터에서 조사한 바를 봤더니 아이들의 온라인 매체 노출시간도 급증해져서 이게 참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이렇게 쌓이는 심리적인 문제로 병원 진료실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다양한 온라인 폭력에 노출돼서 병원이나 상담기관을 찾는 경우들도 점점 늘고 있어서 치료자 중 한 사람으로서 참 걱정이 되는 요즘입니다.0

◇ 김창기> 그렇죠. 지금 사연을 보내주신 부모님처럼 마음 같아서는 곁에서 살뜰하게 챙겨주고 싶어도 시간을 같이 내주고 싶어도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잖아요?

◆ 배승민> 그러게요. 예전 같으면 그래도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좀 늘리자. 양적으로 늘리지 못하면 질적으로라도 늘리자. 이런 식의 교과서적인 답변을 의사로서 잔소리같이 부모님께 드리곤 했는데요. 요즘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 때문에 투잡, 야간일, 이런 식으로 정말 부모님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정들이 많아서 그런 분들한테 이런 조언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속 편한 뜬구름 잡는 소리밖에 되지 못하니 참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부모님에게는 온라인의 폐해가 큰 만큼 그나마 라도 아이와 소통이 가능한 매체가 또 온라인밖에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매체를 이용해서라도 짧게라도 아이들의 상태를 틈틈이 살펴봐주시길. 그리고 이러한 매체를 악용하거나 악용 당하지 않도록 일정시간은 아이에게서 온라인 노출시간을 제한하고, 또 더 어린 아이들이라면 매체나 어플 등의 안전성을 부모님들이 점검해주시고, 직접 관리하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깔아놓으시기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 김창기> 그렇죠. 그리고 직접 통화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배승민> 사실 그게 제일 중요하죠.

◇ 김창기> 그렇죠. 코로나 때문에 마음이 힘든 우리 아이들에게 그 아이들을 지켜주는 부모님들에게 어떤 ‘마음 처방전’을 써주시겠습니까?

◆ 배승민> 네, 아무래도 오프라인 대인관계가 줄어들다보니 점점 위험하게 쓰고 있는 온라인기기 사용시간과 건강한 사용에 대해서 부모님이 모니터링을 해주시고, 건강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늘려주시고, 아이가 평소 좋아했던 활동을 격려하거나 규칙적인 운동, 쉬는 시간을 가능하면 충분하게, 적절하게 보장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마음 깊은 곳에서 안전지대로 거울처럼 바라보고 있는 부모의 마음건강을 잘 유지해주시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가지 그런 어른들의 배려와 도움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묵히기보다는 전문가를 찾아오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물으러 돌아오겠습니다.






김혜민 PD[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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