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서 투신하려던 20대 붙잡아 구조한 고등학생들

마포대교서 투신하려던 20대 붙잡아 구조한 고등학생들

2021.05.13.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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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서 투신하려던 20대 붙잡아 구조한 고등학생들
자료 사진 /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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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교를 지나던 고등학생 네 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는 20대 청년의 목숨을 구했다.

13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 2시 11분쯤 마포대교 북단 방향 두 번째 생명의 전화 근처에서 투신하려는 남성을 수난구조대가 CCTV를 통해 발견하고 신고해 인근 영등포소방서가 출동했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는 남성을 경찰과 시민 네 명이 붙잡고 있었다. 경찰과 함께 있던 시민들은 환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산책할 겸 인근 한강에 갔다 돌아오던 중 마포대교 위에서 경찰이 난간에 매달려 있는 남성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현장으로 바로 달려갔다. 이후 경찰관을 도와 남성이 한강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그를 함께 붙잡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경찰관과 학생들이 이 남성을 붙잡고 있는 사이 다리의 안전 와이어를 절단하고 난간을 넘어가 신속하게 그를 구조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8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학생 중 한 명인 정다운 학생은 "현장을 본 순간 위급한 상황임을 느끼고 친구들과 함께 달려가 매달린 사람을 붙잡았다"며 "구조할 때 몸에 상처도 생기고 팔도 많이 아팠지만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에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관들은 "학생들의 침착한 대처와 용기에 놀랐다"며 "구조대상자는 이미 난간에 매달려 있어 학생들이 붙잡지 않았으면 한강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소방서는 학생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학생들의 선행을 학교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태미 영등포소방서장은 "위급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용기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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