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의료공백에 아들 잃은 父...코로나 방역 구멍을 묻다

[뉴스큐] 의료공백에 아들 잃은 父...코로나 방역 구멍을 묻다

2021.02.23.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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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 출연 : 정성재 / 故 정유엽 군 아버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1차 대유행 당시에 확진 환자로 의심받는 탓에 40도가 넘는 고열에도 치료시기를 놓쳐서 세상을 떠난 고 정유엽 군 기억하실 겁니다.

이 정 군의 아버님께서 공공의료 확충을 주장하면서 380km 도보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가족을 잃은 이 비통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고 정유엽 군의 아버님과 이 이야기 직접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경북에서부터 청와대까지 걸어서 올라오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어디쯤 계십니까?

[정성재]
칠곡군 지천면 역에 도작하고 있습니다.

[앵커]
많이 힘들지는 않으시고요?

[정성재]
평소 걷지 않아서 조금 힘든 건 있지만 견딜 만합니다.

[앵커]
여러 분이 함께 올라오시는 것 같은데요.

[정성재]
네.

[앵커]
어떤 분들이십니까?

[정성재]
뜻을 같이하시는 대책위원회 관계자분들하고요. 시민분들이 같이 참여하고 계십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드님을 잃고 상심이 무척 크셨을 텐데요.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정성재]
3월 11일 마스크 오부제 둘째 날이었습니다. 그때 날도 찼었고 밖에서 줄을 섰다가 마스크를 구하게 됐는데요.

그것도 아픈 저를 위해서 아들이 어려운 발걸음을 했죠. 그때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때 정부 지침이 3~4일 지켜보고 난 다음에 선별진료소로 오라고 그렇게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켜보다가 3월 12일날 열이 41.5도까지 올라갔었어요. 그래서 지켜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선별진료소를 찾아갔는데 그때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가 6시에 마감을 했더라고요.

옆에 있는 응급실로 갔는데 응급실에서 열이 너무 나니까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다른 진료를 해달라 하니까 거부를 당하고요. 그래서 그다음 날 자기네 선별진료소에 와서 코로나 검사부터 받아야 된다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항생제 하나, 해열제 하나 받고 집으로 왔는데 열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다음 날 밤새도록 엄마가 소파에서 열을 내리게 해서 이마를 닦아주고 했는데 아침에 가서 또 선별진료소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갔었거든요.

갔는데 거기에서 코로나19 검사하고 그리고 독감 검사, 그리고 폐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그때 폐 엑스레이에 보니까 염증이 나타났다, 폐렴 증상이 나타났었고요.

그리고 온도가 40.5도였었는데 귀가 조치를 받았죠. 코로나19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돌아왔어야 되는데 4시 반 정도 돼서 열이 또 40도가 훨씬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1339에 전화를 하니까 1339도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고, 경산 보건소에 연락을 해줬는데 경산보건소에서도 자기가 코로나19 검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면서 경산중앙병원으로 다시 연락을 해보라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저희들이 그동안 정부 지침대로 기다리고 이렇게 했었는데 진짜 진료 거부를 당하고 이러다 보니까 안타까움이 많이 남습니다.

또 그런 와중에서 다시 경산병원으로 갔을 때도 애가 오늘 밤을 못 넘긴다고 그러더라고요, 병원장님이. 진짜 그런 와중에서도 3차 병원을 소개시켜달라고 요구를 하니까 영남대병원을 소개시켜줬었는데요.

그때 그 당시에 제가 항암 후유증으로 손발이 많이 저리거든요. 그리고 또 애가 오늘 밤을 못 넘긴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심장이 떨리고 손발이 떨려서 운전이 안 되겠다, 구급차 이용을 부탁했는데 또 거부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애가 호흡도 안 되는 상태로 쓰러져 있었는데도 그걸 지켜보면서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그런 안타까움들이 있었고 영남대병원으로 가서는 거기에서는 99% 이상 코로나19를 확신한다고 하면서 1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했는데요.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었나 이렇게 하면서 안타깝습니다. 빨리 전환을 시켜서 제대로 된 처치를 받았더라면 이렇게 위험한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때 당시 상황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였고 그러다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아직 제대로 덜 갖춰진 곳이 많았기 때문에 치료 한 번 제대로 못 받고 이렇게 아들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셨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요. 그래서 이제 감염병 대응 의료체계, 정말 우리나라, 대책 마련해야 한다, 보완해야 한다, 이런 말씀, 주장을 하고 계신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점이 지금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성재]
사망 조사를 해 보면 우리나라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홍보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응급실, 그리고 이용 관계라든지 그리고 병원의 전원 관계라든지 그리고 구급차 이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부 다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코로나, 물론 질병에 감염된 사람을 위한 대책도 중요하지만 일반 응급환자에 대한 매뉴얼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그런 점에서, 그런 대책이 먼저 우선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제 청와대에 도착해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하실 것 같은데 정부나 병원 측, 그리고 청와대에 꼭 하고 싶은 얘기 한번 해 주시죠.

[정성재]
지금까지 저희들이 수없이 매스컴을 통해서 정부에 호소를 하고 이렇게 대책을 세워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정말 아직까지도 어떤 정부로부터 답변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그리고 국가인권위에 진정도 하고 했지만 일부 개인의 일로 치부하고 또 사회적으로 해소해야 될 이런 사안인데도 개인의 일로 모든 것을 너희들이 책임지라고 하는 자세가 잘못됐다고 보고 있고요.

이번에 이 사건을 통해서 더더욱 경악을 했던 것이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이게 정말로 제대로 된, 위기 시에 제대로 작동하는 컨트롤타워라든지 이런 것들의 부재로 인해서 일관성 있는 지침이 없었었고요.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이렇게 소외되는 계층이라든지 장애인분들이라든지 이런 강제 전원을 통한, 질병전담병원을 또 강제로 지정했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다 보니까 의료에서 배제되고 또 민간병원으로 전원되다 보니까 그 비용을 감당을 못하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도 전부 다 각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것은 너무 정부로서 무심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버님이 정말 어려운 걸음 하고 계신데 아버님의 고귀한 뜻이 하루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역당국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서둘러서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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