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밑반찬 챙겨라'...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안내 논란

'남편 밑반찬 챙겨라'...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안내 논란

2021.01.06.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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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밑반찬 챙겨라'...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안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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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둔 여성에게 밑반찬을 만드는 등 집안일을 미리 해두라고 안내한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 사이트가 비난을 받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 2019년 개설해 운영 중인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에 게시된 정보 글 중 임신 말기 행동 요령을 안내하는 부분에 '남편 밑반찬 챙기기', '옷 챙기기'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센터는 말기 임산부들에게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두라"며 "즉석 카레, 짜장, 국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라고 안내했다. 또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 두라"라는 내용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몸도 거동하기 어려운 말기 임신부들에게 다른 가족의 집안일을 해두라고 제안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고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반응이다.

뿐만 아니라 사이트에는 '집안일은 그때그때 하고 운동량을 늘리라'며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하면 특별한 운동을 추가로 하지 않아도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센터는 또 말기 임신부들에게 '결혼 전 입던 옷이나 출산 후에 입고 싶은 작은 사이즈의 옷을 사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라'고 제안해 임신과 출산을 하는 여성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 관념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이트에는 의료기관과 산후도우미 제공 기관 안내와 수유 시설 지도 등 실제 임산부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적혀 있다. 그러나 부적절하고 시대착오적인 내용을 포함하면서 온라인에서 여성계를 중심으로 강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논란이 일면서 임신·출산정보센터 사이트에 올라왔던 관련 정보는 현재 모두 삭제됐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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