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파국 맞은 '추-윤' 10개월 갈등...초유의 '법적 공방'까지

[앵커리포트] 파국 맞은 '추-윤' 10개월 갈등...초유의 '법적 공방'까지

2020.11.25. 오후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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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 조국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 수장이 된 추미애 장관.

취임 일성으로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인사권과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지휘 등 장관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추미애 / 법무부 장관 (1월 3일) :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실제로 그 뒤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이 해체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은 사실상 배제됐다는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이른바 '추-윤 갈등'의 서막입니다.

두 사람은 이후 각종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습니다.

채널A와 한명숙 전 총리, 라임 사태와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까지….

추 장관의 잇단 수사 지휘권 발동이 맞물리며 신경전은 더 고조됐습니다.

누적된 긴장 관계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개적으로 표출됐습니다.

공식 대응을 자제하던 윤 총장이 작심 비판하자, 추 장관도 질세라 반격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10월 22일) : 일단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특정 사건에서 총장을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이 과연 있느냐, 그건 대다수 검사와 법률가는 그건 위법이라고….]

[추미애 / 법무부 장관 (10월 26일) : 정부조직법 그리고 검찰청법에 명시된 바에 따라 법률상 정확하게 검찰총장은 법무부 소속 청으로서….]

이렇게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갈등의 골'은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시도로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대면조사를 놓고 두 사람이 또 한 번 첨예하게 맞붙었습니다.

결국, 10개월여간의 대립 끝에 추 장관이 꺼낸 카드는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초유의 조치에 윤 총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파국을 맞은 추-윤 갈등은 이제 '법적 공방'으로까지 비화하는 모습입니다.

그럼 취재기자 연결해,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명령으로, 오늘부터 검찰총장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윤 총장은 대검에 출근하지 않은 채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 내부 게시판에는 추 장관의 조치에 반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한동오 기자!

오늘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에 출근하지 않은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추미애 장관이 내린 직무배제 명령이 즉시 효력을 가지면서 오늘부터 윤 총장의 직무집행이 정지됐습니다.

윤 총장은 어제 추 장관 발표 직후 저녁 7시 10분쯤 대검찰청을 나섰는데요.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밝힌 입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소임을 다해왔다며, 끝까지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위법 부당한 처분으로 본 건데요.

윤 총장은 조만간 개인 변호사를 선임해 직무집행 정지 명령에 대한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신에 대한 사안은 보통 집행정지 신청 결과가 곧바로 나와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진 관련 규정에 따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행하게 됩니다.

조 차장검사는 초유의 상황에서 어깨가 무겁고 매우 안타깝다며 갈라진 조직을 검찰개혁 대의 아래 추스르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은 어제 긴급 브리핑 직후 질의 응답 없이 나갔는데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습니다.

[추미애 / 법무부 장관 : (어제 윤석열 총장이 끝까지 법적 투쟁하겠다고 했는데 입장 한 말씀 해주시죠.) …….]

[앵커]
검찰 내부에선 추미애 장관 조치에 반발하는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먼저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는데요.

검찰개혁을 참칭해 추 장관이 행한 오늘의 정치적 폭거를 분명히 기억하고 역사 앞에 고발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수원지검 김경목 검사는 소위 집권세력이 비난하는 수사를 하면 언제든 정치인 출신 장관이 직무정지 시킬 수 있다는 뼈아픈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창진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도 추 장관이 정권에 이익이 되지 않는 사건을 수사하면 총장도 징계받을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수현 제주지검 인권감독관은 재판부 불법사찰 의혹이 윤 총장의 법적 대응에 대비한 얄팍한 전략 같다고 비꼬기도 했고,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장관이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린 건 정권에 기생하는 정치검사들이 있어서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YTN 취재진이 직접 통화한 평검사는 실제 주요 사건의 경우 재판 대응을 위해 재판부 구성이나 과거 판결 등 공개된 정보를 보고하고 있다며, 사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평검사 회의까지 고려하며 반발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반면 추 장관을 계속해서 지지해온 일부 검사들은 직무배제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SNS에 징계 청구된 사람 모두에 직무 배제가 필요하다고 할 순 없지만 계속 업무를 담당할 때 실체적 진실 발견에 장애를 초래할 중대한 우려가 있다면 직무배제가 필요하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다른 현직 부장검사은 현직 검찰총장이 법무부 감찰에 공식적으로 불응한 차원이라며, 공직기강을 위해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오늘 오전엔 한 시민단체가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추미애 장관은 징계 사유 가운데 하나로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이 있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자료들을 만든 검사가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라고 반박했죠?

[기자]
네, 성상욱 고양지청 검사는 오늘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는데요.

법무부가 지적한 재판부 판사 문건을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며 경위와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성 검사는 지난 2월 문건 작성 당시, 조국 전 장관과 가족의 재판, 울산 선거개입 사건 재판 등 주요 사건 재판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주요 사건 재판부의 재판 진행 방식과 과거 재판 내용 등을 정리해 주요 사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취지로 해당 자료를 작성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료 검색은 법률가 인물정보 검색 사이트인 법조인대관과 포털 사이트, 구글에서 했다며, 해당 재판부를 경험한 공판검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화로 문의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 지적처럼 당사자만 알고 있는 은밀한 사실을 외부에 공개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고 기재한 법관은 1명뿐이고, 가족관계나 취미가 기재된 것도 각각 1명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물의야기법관'이라고 기재된 내용 역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 가운데 특정 판사가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작성된 물의야기법관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한 것 역시 법령상 직무범위 안에 있는 행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문건 작성 목적은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한 게 전혀 아니라며, 오로지 공판을 담당하는 검사들에게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하고 참고자료로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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