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누구나 정자 기증 가능할까?...정자은행 가보니

[뉴있저] 누구나 정자 기증 가능할까?...정자은행 가보니

2020.11.20. 오후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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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양시창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이 화제가 되면서 정자은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국내 실태는 어떤지, 양시창 기자와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금 전 영상에서 본 대로 정자 은행은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곳인데, 직접 가서 보니까 어떻던가요?

[기자]
네, 정자 은행은 쉽게 말해서 남성 난임을 치료하는 곳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치료목적에 따라 자신의 정자를 따로 보관하기도 하고, 난임 부부를 위해 공익 차원에서 기증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부산대학병원의 정자은행인데요.

일반 병원의 비뇨기과나 산부인과의 정자은행은 치료자 본인의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부산대병원처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일부 대학병원들은 제3 자의 정자도 기증받아 난임 치료의 방법으로 활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성인 남성이면 누구나 정자 기증이 가능한가요?

[기자]
'누구나'는 아니고요.

신체가 건강한 남성입니다.

병원에 가서 동의서를 작성하면, 반드시 기본적인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이후 정액을 채취해서 보관하는데 일부 질환의 잠복기를 고려해서, 6개월 뒤에 한 번 더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말 그대로 기증이기 때문에 따로 병원에서 정자 기증을 대가로 돈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루 일을 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해 소정의 일당과 식비, 교통비 등은 제공된다고 합니다.

[앵커]
정자를 제공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제공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할 텐데요. 어떤 정보들이 제공되나요?

[기자]
일단, 익명성 보장이 원칙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정자은행이 상업적으로도 발달해있어서, 남성의 학벌이나 신체 특성 등을 알고 싶을 때 돈을 내고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정보까지 제공하진 않습니다.

다만 난임 부부에게 정자가 제공될 경우 최대한 아빠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해서 매칭을 해준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민정 /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박사 : 최대한 수증자 부부들의 외형적 특성을 고려해서 매칭 지표라는 걸 드리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혈액형, 그다음에 체형이라든지, 안구색, 머리 형태, 머리 색, 뚱뚱하다, 날씬하다, 이런 외형적 특성을 선택하게 되면 최대한 남성과 비슷하게 매칭을 시켜드려요.]

[앵커]
최근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그러려면 정자 기증도 그만큼 늘어나야 할텐데,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제가 부산대병원에서 확인해 본 결과, 기증자가 지난해 50명에서 올해는 벌써 70명이 기증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자 기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나 관심은 낮은데요.

게다가, 인공시술을 위해서는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에 정자 기부자와의 관계를 적는 항목이 있습니다.

아이가 나중에 자신의 생물학적 생부를 알 권리가 있다는 이유로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반드시 기록하게 돼 있는데요.

이 때문에 기부자가 익명성을 보장받지 못해 정자 기부를 꺼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남철 /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 : 우리 사회도 젊은 사람들이 가진 생각이 기존 도덕과 조금씩 다르거든요. 우리가 세계 기준에 맞출 필요도 있고, 국내 젊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 이런 거에 맞춰서 가임능 회복을 해준다든지, 아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든지, 세심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기증을 하는 것도, 기증을 받는 것도 아직은 현실의 문턱이 낮지는 않아 보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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