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0주기..."불평등 외친 노동운동의 불꽃"

전태일 열사 50주기..."불평등 외친 노동운동의 불꽃"

2020.11.13.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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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열사가 잠들어 있는 남양주 모란공원에선 추도식이 거행됐습니다.

추도식 참석자들은 열사의 죽음이 노동 불평등을 알리는 하나의 불꽃이었다며 앞으로도 이 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손효정 기자!

손 기자가 있는 곳이 전태일 열사의 묘역 바로 앞인 것 같은데, 지금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추도식은 두 시간 만에 끝이 났는데요.

이 앞을 가득 메웠던 인파는 사라지고 묘역 위에 놓인 꽃과 동상의 머리띠만 추도식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고 한 줌의 재가 된 지 꼭 50년이 되는 날입니다.

추도식에는 여러 노동·시민단체가 모여 전태일 열사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유산을 기억했습니다.

추도식은 공연과 추도사로 시작해 일터에서 스러져간 노동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진행됐습니다.

추도식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근로기준법을 포함해 모두가 약속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17살의 나이로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재단사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목격했는데요.

어린 여공들이 창문도 없는 좁은 공장에서 하루에 14시간 넘게 일하고도 고작 일당 70원을 받고 일하고 있었던 겁니다.

열사가 22살, 꽃다운 나이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투쟁을 결심한 이유입니다.

열사의 죽음은 19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 결성과 1979년 YH무역 사건, 그리고 80년대 노동자대투쟁으로 이어지며 노동운동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오늘 추도식에선 노동자의 권리 보장에 앞장선 인물에게 제28회 전태일노동상을 수여했는데요.

단체 부문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과 개인 부문에선 민중가요 작곡가 김호철 씨가 수상했습니다.

[앵커]
오늘 추도식에선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공연과 추도사도 진행됐는데,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추도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열사의 죽음 이후에도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은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의역 김 군과 고 김용균 씨를 포함해 일터에 나간 수많은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종 통계 수치로도 확인되는데요.

OECD 국가 가운데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가 대표적입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여론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3명은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마저도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 일부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 곳도 있는데요.

2018년 기준으로 이런 특수고용노동자들이 22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이곳에 모인 전태일재단과 각종 노동단체는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과 함께 더 이상 노동자가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 3법의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코로나19로 고용 불안과 임금 삭감에 시달리는 비정규직들의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은 노동자가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며 마무리됐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YTN 손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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