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당근마켓 신생아' 지원센터 입소..."미혼모 보호 방안 마련"

[뉴있저] '당근마켓 신생아' 지원센터 입소..."미혼모 보호 방안 마련"

2020.10.20. 오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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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신생아를 입양 보낸다는 글이 올라와 충격을 줬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연아 기자와 알아봅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입양 글을 올라왔다는 게 참 충격적이었는데, 어떤 경위로 이런 글이 올라온 건가요?

[기자]
'당근마켓'이라는 사이트에 '36주 신생아를 입양 보낸다'는 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당근마켓은 한 달에 1,0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이용자가 많은 국내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입니다.

해당 게시물은 이불에 싸인 아이가 자는 모습이 담긴 사진 2장과 함께, 판매 가격으로 20만 원을 제시해 충격을 줬습니다.

이런 게시글이 사전에 걸러지지 않고 게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사례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당근마켓 측은 "반려동물, 주류, 담배 등 거래 금지 항목은 AI 기술로 게시글 작성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이번처럼 아이가 대상이 된 적은 없어서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이 글을 본 이용자가 운영진에게 신고하고 나서야 게시물은 삭제가 됐습니다.

경찰은 해당 글을 올린 A 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글을 올린 사람은 아이의 엄마인가요? 경찰 조사에서는 어떤 것들이 드러났죠?

[기자]
게시자 A 씨는 원치 않는 임신 후 혼자 아이를 출산한 미혼모로, 아이 아빠뿐 아니라 부모 도움조차 받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출산 뒤 친권을 포기하고 합법적으로 입양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그게 여의치 않았다는 게 A 씨의 진술입니다.

A 씨는 "입양 과정이 까다롭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에 부쳐 이런 글을 작성했다"고 동기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게시글을 올린 행위는 우발적, 충동적이었다면서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아동보호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입니다.

[앵커]
아이 엄마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 대한 동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현재 아이와 미혼모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찰에 따르면 아이와 미혼모 A 씨 모두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A 씨는 산후조리원을 나와 미혼모 지원 지원센터에 입소했고요.

아기는 어제 제주도 내 보육시설로 보내지면서 엄마와 아기는 6일 만에 헤어지게 됐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런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갑자기 엄마가 된 입장에서 막막하고, 스스로도 불안정한 상태다 보니 충동적으로 글을 올리게 된 것"이라면서,

합법적 입양 절차를 밟는 것을 막는 것이 무엇인지,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을 위한
제도 개선점을 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터넷을 중심으로 현행 입양 절차를 다시 점검하고 이에 대한 지원 등 종합적인 미혼모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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