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다시 형제복지원을 추적하다

2020년, 다시 형제복지원을 추적하다

2020.09.25. 오전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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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7년 잔혹한 인권유린이 폭로되며 충격을 줬던 부산 형제복지원.

오는 12월부터 정부가 33년 만에 본격적인 진상 규명에 나섭니다.

YTN은 오늘부터 사흘간 형제복지원 뒤에 감춰진 정치 경제적 부조리와 현재의 의미를 심층 취재해 보도합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무차별적인 민간인 납치와 끔찍한 폭력.

[이승기 /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 이렇게 해서 맞았어요. 너무 맞아서 기억은 안 납니다. 피가 터지고….]

지금도 고통받는 생존자들.

[양재영 /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 그런데 내가 잡혀가서 왜 당해야 했는지, 살면서도 너무 후회되고 진짜 죽겠습니다.]

형제복지원은 이제 없지만, 누군가는 끝내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서 모 씨 / 형제복지원 피해자 유가족 :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생) 일기 비슷한 걸 보니까 '나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니다', '왜 난 여전히 갇혀 있는 거 같지?' 이런 글도 적혀 있었고….]

지난 1987년 폭로된 부산 형제복지원의 끔찍한 인권유린.

33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우리는 본격적인 진상 규명을 시작합니다.

[20대 국회 5차 본회의 (지난 5월 20일) :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한종선 /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모임 대표 : 진상 규명해서 저희의 억울함 풀고 명예회복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형제복지원은 원장 박인근이라는 개인이 만든 지옥이었을까요?

YTN 기획탐사팀은 형제복지원 뒤에 감춰진 정치 경제적 구조와 현재의 의미를 추적했습니다.

사회정화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민간인 강제수용을 기획한 5공화국.

전두환은 독재자가 아닌 복지 국가의 지도자로 불리길 원했습니다.

[김용원 / 변호사 (87년 형제복지원 수사 검사) : 그게 전두환식 접근 방법이에요. 길거리에서 부랑인, 걸인을 다 청소하면 굉장히 깨끗해지잖아요. 굉장히 우리가 선진화된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렇게 연출하기 위해서 부랑인 집단 수용을 감행한 거죠.]

수용 인원만 늘리면 돈이 되는 구조 속에 형제복지원은 도시 빈민은 물론 학생과 어린아이, 부녀자까지 무차별적으로 감금하며 괴물이 되어 갔습니다.

인신매매나 다름없는 민간인 납치에 경찰이 가담했습니다.

[최 모 씨 / 70-80년대 부랑인 수용 업무 퇴직 공무원 : 그때 경찰서에서 (형제복지원장) 박인근한테 (부랑인) 한 사람 데려다주면 500원인가 줬어.]

최초로 공개되는 사회정화와 관련한 전두환의 육성.

원장 박인근과 전두환 일가의 알려지지 않은 관계.

그리고, 형제복지원이 수행했던 은밀한 임무까지.

YTN 탐사보고서 '기록' 5공화국의 강제수용소 3부작의 첫 편이 오늘 밤 방송됩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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