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려다 참변' 초등생 형제..."아직도 의식 못 찾아"

'라면 끓이려다 참변' 초등생 형제..."아직도 의식 못 찾아"

2020.09.18. 오전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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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중화상’ 형제, 나흘째 의식 불명 상태
나흘 전 빌라서 불…"주방조리도구 화재 추정"
형은 3도 중화상…동생은 1도 화상에 연기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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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가 나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돌봄 교육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방치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박희재 기자!

아이들의 사연이 알려진 뒤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아직 상태가 안 좋은겁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아직 형제 둘 다 의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가 나와있는 이곳 모 화상전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둘째 동생의 경우, 어제 화상 관련 수술을 잘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젯밤 기준으로 여전히 혼수상태를 벗어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제는 나흘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요.

화재 사고가 난건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입니다.

불이 난 빌라에서 이들 형제가 구조될 당시, 형인 10살 A 군은 전신 40%에 3도 중화상을 입었고, 동생인 8살 B 군은 1도 화상에 연기를 마셔 둘 다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아이들의 어머니는 전날부터 외출하고 집을 비운 상태라, 형제 둘만 이틀 동안 남겨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어린 학생들인데 계속 집에 남겨질 수밖에 없었던 건가요?

[기자]
일단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선 비대면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형제들은 원격 수업엔 매일 출석해 온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다만, 이처럼 집에 혼자 어린 학생들이 남겨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하는 '돌봄 교실'이란 제도를 이용하진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들을 스스로 돌보겠다며 매 학기 초 돌봄교실을 신청하지 않은 건데요

특히 관할인 미추홀구에서 취약계층 아동 지원 시스템인 드림스타트를 통해 지난 2018년 8월부터 9개월 동안 네 번 정도 교내에서 모자 심리상담과 놀이치료도 진행했는데, 이 지원 프로그램은 강제성이 없었던 탓에 더 이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또 당시 미추홀구에선 지역 아동센터에 보내라는 안내도 했지만 어머니는 홀로 자활 근로를 하고 있어 생계가 바쁘다는 이유로, 입소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아동보호전문 기관은 지난 5월 말에 형제를 어머니와 분리해 아동보호시설에 위탁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피해 아동보호 명령을 청구하기도 했는데요.

법원은 분리 조치 대신 이들 형제가 1년 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상담은 한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어머니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부터 "엄마가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내용의 이웃신고가 세건 정도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고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데 어머니는 그동안 아이들을 자주 방치하고, 특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가 있는 큰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수차례 때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와 신체적 학대 혐의로 어머니를 불구속 입건했고 지난달 18일에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다만, 경찰이 화재사고를 조사하면서 관련 수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찰은 어머니를 상대로 형제 단둘만 이틀이나 집에 남겨둔 이유와 얼마나 아동 학대를 이어왔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모 화상전문병원에서 YTN 박희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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