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 학원비 아이들에 제대로 안 쓰인 정황
유기농 식자재 쓴다더니 동네 마트에서 외상 주문
교복비만 받고 실제 옷은 주문 안 하기도
유기농 식자재 쓴다더니 동네 마트에서 외상 주문
교복비만 받고 실제 옷은 주문 안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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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서구의 유명 유아 어학원이 교사 없이 아이들을 방치하고 임금을 체불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학원비가 제대로 쓰이지 않은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어떻게 단속조차 받지 않은 채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걸까요.
제보는 Y,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학원을 고소한 학부모들이 아이 19명 이름으로 낸 학원비며 교재비는 모두 1억8천만 원.
한 사람당 한 달에 백만 원 넘게 낸 셈입니다.
원아가 60명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학원이 받은 돈은 최소 5~6억 원대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돈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유기농 식자재를 쓴다더니 실제론 동네 마트에서 저렴한 재료를 외상으로 사거나, 도시락을 사다 나눠 먹였다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학부모들에게 교복비를 받아 놓고 정작 옷은 주문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해당 어학원 인근 마트 : (품목은) 쌀이랑 과일이랑 채소랑 이런 거/ 저희한테 외상으로 해서 후결제./ 연락 안 돼서 쫓아가기도 하고 중간에 많이 그랬어요.]
[전 해당 어학원 교사 : 부엌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도시락을 받아서 먹었고요. ○○ 도시락이라든지./ 체육복이라든지 원복을 주문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 주문이 안 됐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학부모들은 문제점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학원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다 그만둔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이런 부실 운영 실태를 털어놨습니다.
[전 해당 어학원 교사 :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내가 엄마인데 내가 내 아이한테 과연 이런 유치원에서 공부하게 둘 것인가. 절대 아니거든요.]
여전히 학원비가 어디에 쓰인 건지는 오리무중.
그렇다면 당국의 단속은 없었던 걸까?
교육청에 물었더니 감독 대상이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강서양천 교육지원청 관계자 : 원비 사용 여부까지는 저희가. 세금이나 신고소득에 관한 부분이니까 그것까진 저희가 조사할 순 없고요. 민원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하죠. 학원법과 관련된.]
흔히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영유아 어학원은 현행법에선 유치원이 아닌 학원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원장과 교사가 일정 자격을 갖추고 당국의 지도 감독을 받아야 하는 유아교육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학부모가 참여해 운영 전반을 심의하는 운영위원회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들이 운영에 개입하기도, 문제가 있다 해도 바로잡기도 쉽지 않은 겁니다.
[배정호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법률위원회 변호사 : 학부모 간에 정보교류가 굉장히 중요해요. 각 반이나 다니는 분들 사이에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해요. (또 학원이) 선납을 유도하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해요.그럼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학원이 아녜요.]
전국의 유아 어학원은 지난해 기준 550여 곳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번 강서구 학원 사례처럼 비정상적 운영을 하는 행태를 막으려면 유치원과 같은 수준으로 지도 감독을 받도록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피해 학부모 : 그렇게 믿고 보냈는데 나중에 사고가 터져서 CCTV로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걸 볼 때 심정은 되게 참담해요.]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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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의 유명 유아 어학원이 교사 없이 아이들을 방치하고 임금을 체불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학원비가 제대로 쓰이지 않은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어떻게 단속조차 받지 않은 채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걸까요.
제보는 Y,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학원을 고소한 학부모들이 아이 19명 이름으로 낸 학원비며 교재비는 모두 1억8천만 원.
한 사람당 한 달에 백만 원 넘게 낸 셈입니다.
원아가 60명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학원이 받은 돈은 최소 5~6억 원대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돈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유기농 식자재를 쓴다더니 실제론 동네 마트에서 저렴한 재료를 외상으로 사거나, 도시락을 사다 나눠 먹였다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학부모들에게 교복비를 받아 놓고 정작 옷은 주문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해당 어학원 인근 마트 : (품목은) 쌀이랑 과일이랑 채소랑 이런 거/ 저희한테 외상으로 해서 후결제./ 연락 안 돼서 쫓아가기도 하고 중간에 많이 그랬어요.]
[전 해당 어학원 교사 : 부엌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도시락을 받아서 먹었고요. ○○ 도시락이라든지./ 체육복이라든지 원복을 주문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 주문이 안 됐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학부모들은 문제점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학원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다 그만둔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이런 부실 운영 실태를 털어놨습니다.
[전 해당 어학원 교사 :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내가 엄마인데 내가 내 아이한테 과연 이런 유치원에서 공부하게 둘 것인가. 절대 아니거든요.]
여전히 학원비가 어디에 쓰인 건지는 오리무중.
그렇다면 당국의 단속은 없었던 걸까?
교육청에 물었더니 감독 대상이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강서양천 교육지원청 관계자 : 원비 사용 여부까지는 저희가. 세금이나 신고소득에 관한 부분이니까 그것까진 저희가 조사할 순 없고요. 민원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하죠. 학원법과 관련된.]
흔히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영유아 어학원은 현행법에선 유치원이 아닌 학원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원장과 교사가 일정 자격을 갖추고 당국의 지도 감독을 받아야 하는 유아교육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학부모가 참여해 운영 전반을 심의하는 운영위원회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들이 운영에 개입하기도, 문제가 있다 해도 바로잡기도 쉽지 않은 겁니다.
[배정호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법률위원회 변호사 : 학부모 간에 정보교류가 굉장히 중요해요. 각 반이나 다니는 분들 사이에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해요. (또 학원이) 선납을 유도하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해요.그럼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학원이 아녜요.]
전국의 유아 어학원은 지난해 기준 550여 곳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번 강서구 학원 사례처럼 비정상적 운영을 하는 행태를 막으려면 유치원과 같은 수준으로 지도 감독을 받도록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피해 학부모 : 그렇게 믿고 보냈는데 나중에 사고가 터져서 CCTV로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걸 볼 때 심정은 되게 참담해요.]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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