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수사 '1라운드 일단락'...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여전

옵티머스 수사 '1라운드 일단락'...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여전

2020.08.16. 오전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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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옵티머스 펀드 책임자들이 차례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사기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각종 사문서를 위조해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을 속였다는 게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인데요.

풀리지 않은 의문들은 여전합니다.

이종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검찰이 옵티머스 펀드 책임자들을 기소하면서 밝힌 사기 피해자는 모두 3,300여 명입니다.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1조 5천5백억 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을 인수하거나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습니다.

김재현 대표와 펀드 기획자 유 모 씨 등을 포함해 주범 5명이 차례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YTN이 확보한 이들의 공소장 내용을 보면 가짜 도장과 천공기를 동원해 문서 170여 건을 치밀하게 위조한 혐의가 그대로 적시돼 있습니다.

펀드 운용에 책임이 있는 옵티머스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일단락된 셈이지만 영화에서나 볼 법한 희대의 사기극이 3년 동안이나 어떻게 가능했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옵티머스가 준정부기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과정은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 감사로 투자금이 회수되긴 했지만 지난 2017년 6월부터 투자된 748억 원은 옵티머스 펀드가 세를 불리는 종잣돈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두 장짜리 상품설명서만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로, 다리를 놔준 제3의 인물이 있는 건지, 양측에서 오간 대가는 없었던 건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합니다.

NH투자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가 이 같은 부실 펀드를 수천억 원어치나 판매하게 된 경위도 의문입니다.

위조된 각종 계약서에 NH투자증권도 속았다는 게 현재까지 수사 경과지만 금융당국이나 감독기관에 대한 로비가 있었는지도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범죄수익 추적과 환수도 향후 수사에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입니다.

검찰은 이미 옵티머스 경영진과 배우자 등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페이퍼컴퍼니 등 관계사 10여 곳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면서 핵심 참고인 선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검찰은 주범 5명을 모두 재판에 넘긴 뒤에도 거액의 펀드 사기 범행이 가능했던 배경과 펀드 자금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사실상 1라운드 수사가 종료되고 2라운드 수사가 곧 재개되는 셈입니다.

수년간 금융기관들까지 감쪽같이 속여 수많은 서민을 피해자로 전락시킨 대규모 펀드 사기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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