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물 6만 톤 할퀴고 간 마을..."복구 희망마저 쓸려가"

저수지 물 6만 톤 할퀴고 간 마을..."복구 희망마저 쓸려가"

2020.08.03.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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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저수지 둑 터져…6만 톤 물 쏟아지면서 마을 쑥대밭
아랫마을도 피해 심각…불어난 하천이 잔해물 쓸고 내려와
농로 끊어진 사이로 하천물 범람…거대한 저수지로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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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이천은 가장 피해가 큰 지역 가운데 하나인데요.

이천에 있는 산양저수지는 농업용 물을 가두었던 둑까지 터지면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오전 내내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복구 작업 속도는 더딘 상황입니다.

현장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

마을도 문제고요.

농경지 피해도 심각할 것 같습니다.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제가 나와 있는 이곳 산양1리는 주민 130여 명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마을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쑥대밭으로 변해 버렸는데요.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아까 오전에 전해 드린 것보다 좀 더 아래쪽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이곳은 농경지가 몰려 있는데 아래쪽에 있다 보니까 불어난 물에 각종 잔해물들과 쓰레기가 아래쪽으로 떠내려오면서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농경지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냉장고도 널브러져 있고 그 앞에는 각종 잔해물도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곳이 피해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이곳이 원래 보이는 길이 농로로 쓰이던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려오는 하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중간이 무너진 채 완전히 끊어진 건데요.

무너져 내린 곳 사이로 위에서 내려온 하천 물이 이렇게 범람하면서 하우스는 그야말로 물에 잠겼습니다.

논밭이 거대한 저수지로 변해버린 겁니다.

잠긴 하우스는 눈에 보이는 것만 20동이 넘습니다.

막 수확철을 앞둔 농장주분들은 걱정일 수밖에 없는데요.

마치 복구 희망마저 같이 쓸어 내려갔다며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곳에서 직접 농장주 주민 모시고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어머니, 어제 피해 상황 설명 좀 해 주시겠습니까?

[박진희 / 경기도 이천시 산양1리 주민(이하 박진희)]
어제 아침에 걱정이 돼서 6시에 하천을 나와봤어요. 그런데 하천 수위가 그때는 낮았었어요.

그래서 다시 들어가서 아침을 먹고 7시에 일을 시작해야 돼서 7시에 일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물이 불어나서 하우스 고랑에 물이 차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겁이 나서 이상하다 그러고 하천에 다시 와보니까 물이 그새 엄청 많이 불어났어요.

그래서 다시 외국애들을 데리고 대피를 시켰죠, 위험하니까.

그랬는데 이상하게 물이 이렇게 갑자기 비 오는 거에 비해서 너무 많이 불어나더라고요. 그게 보니까 저수지가 터져서 하천이 터진 거예요.

[기자]
이번에 농장주로서 피해도 막심할 것 같은데요. 피해 상황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진희]
여기 하우스 60동이 다 물에 잠겼어요. 완전히 물에 잠기고 거기에서 20동이 완전히 하우스가 그러니까 다 무너진 거야, 쓰러진 거지.

말하자면 하천 둑이 터지면서 쓰레기, 토사, 돌 이런 게 우리 하우스를 다 덮치고 트랙터 2대가 지금 잠겨 있어요, 여기 흙더미에.

[기자]
오늘 비가 잦아들어야 복구 작업을 할 텐데 지금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고 있어서 걱정이 크시겠어요.

어떤 부분이 가장 큰 걱정이 되십니까?

[박진희]
내일까지 300mm가 온다고 뉴스에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제일 큰 걱정은 지금 이렇게 되면 작물이 완전히 끊겨서 우리는 돈이 나올 데가 없잖아요.

이걸 복구를 해서 다시 원상복구를 해서 채소를 심어서 작업을 해야 돈이 되는데 이걸 언제 복구를 하냐고. 계속 비는 오고...

그리고 쓰레기더미가 너무 많이 묻혀 있어서 이게 저수지가 터진 거니까 하천이 그래도 하천으로 물이 쏠려서 이렇게 피해가 큰 거니까 그냥 비가 와서는 이렇게 피해가 안 커요.

저수지가 터져서 그런 거니까 어디 정부 차원에서 재난지역으로 선포를 해서 많이 도와주셔야지 우리 힘으로는 저 쓰레기를 치울 방법이 없어요. 너무 쓰레기가 많이 몰려와서, 지금.

[기자]
알겠습니다. 어머니 말씀 감사합니다.

부디 빨리 정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박진희]
감사합니다.

[기자]
지금 이렇게 말씀드린 것처럼 이렇게 복구 작업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뒤로 보시는 것처럼 굴착기가 한창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간간이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비가 거세게 쏟아지면서 복구작업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조금 전에 피해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피해 주민이 설명을 했습니다.

지금의 이 피해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진 이유가 바로 저수지가 무너진 데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 뒤로 있는 곳이 산양저수지입니다.

산양저수지는 농경지 물 6만 톤이 저장해 있는 곳인데 어제 아침 7시쯤 농경지 물을 저장해 놓은 산양저수지 둑이 무너져 내린 겁니다.

그러면서 하천이 범람을 한 건데요.

다행히 마을 관계자들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서 설명해드린 대로 재산 피해가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산양저수지가 무너진 건 1970년대이후 두 번째입니다.

경기도는 피해가 속출하고 추가집중호우가 예보됨에 따라 어제부터 재난대책본부 근무체계를비상 2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하고, 대응체계를 강화했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이천시 산양1리에서YTN 김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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