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서 중학생 성추행 신고 뒤 숨져...靑 청원 20만 동의

영광서 중학생 성추행 신고 뒤 숨져...靑 청원 20만 동의

2020.07.28.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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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서 중학생 성추행 신고 뒤 숨져...靑 청원 20만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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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모 중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1학년 남학생이 성추행 신고를 한 뒤 급성 췌장염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교 내 성폭력 및 학교, 상급 기관의 미흡한 대처로 아픔을 호소하다 하늘나라에 갔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사망한 A 군의 부모가 올렸다.

A 군의 부모는 지난달 19일 학교 측에 성폭력 신고를 했으나, 학교 측은 사건을 축소해 관할 경찰서와 교육지원청에 신고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상급 기관의 정확하지 않은 대처로 아들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부모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6월 초 기숙사 첫 입소 후 동급생 4명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

A 군 부모는 6월 10일부터 취침 시간만 되면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방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이 '부모와 선생님께 알리지 말라'고 A 군을 협박했고, A 군이 여러 차례 거부했음에도 가해 행위를 계속했다는 게 부모 측 설명이다.

A 군 부모는 "학교에 긴급조치를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라며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분리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 1명이 학교에 나온다는 말을 듣고 (아들이) 순간 극심한 호흡 불안을 일으키며 수면도 취하지 못하다가 6월 30일 오전 11시쯤 응급실 내원 후 스트레스와 급성 췌장염 판정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A 군은 중환자실에서 3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3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해당 청원은 28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20만 6천여 명에게 동의를 받아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28일 영광교육지원청 영광학폭사고처리대책본부는 A 군이 지난 6월 10일부터 17일까지 기숙사에서 동료 남학생들로부터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확인했다.

대책본부 측은 "학교 폭력 신고가 이뤄진 후 6월 22일 특별 교육 조치를 받은 가해 학생들이 등교함으로써 피해 학생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 측의 적극적인 분리 조치가 미흡했다"라고 밝혔다.

A 군의 부모는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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