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성추행에 장학금 빼돌려 술값"...서울대 서문학과에서 무슨 일이?

[뉴있저] "성추행에 장학금 빼돌려 술값"...서울대 서문학과에서 무슨 일이?

2020.07.21.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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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대학원생 인건비와 장학금을 빼돌려 술값 등에 사용하다 적발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연세대에서는 교수 자녀들이 대학원에 부정 입학하는 비리가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잇따르고 잇는 유명 대학 교수들의 이런 부정한 행위에 대해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연아 기자, 서울대학교에서 대학원생들 장학금을 교수들이 빼돌렸다고요?

[기자]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서어서문학과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에게 지급된 연구지원금과 장학금을 공동관리 계좌로 반납해온 것이 감사에서 확인된 것인데요.

감사 적발 교수가 서어서문학과 교수 전원이어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서울대 상근감사실의 감사와 3월 서울대 산학협력단 감사가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문과 교수들은 일괄관리 혹은 공동관리 명목으로 대학원생들이 받은 장학금과 인건비 일부를 학과 통장으로 송금하게 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교수진은 이런 방식으로 2014년부터 약 5년간 1억3천만 원을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송금된 돈 일부는 학과 행사비나 운영비에 사용됐고, 심지어 술값으로 지출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까지 열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신귀혜 /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 자꾸 회계 부정이 일어나고 있고, 사실 인문계열 대학원생은 돈을 벌기가 힘든데, 그 과정에서 그나마 나오는 장학금이 갈취되고, 학과 쪽에서 술 사고 이런 비용으로 쓰인다면 그 어느 누가 자기 생활도 보장받지 못하고 공부하고 싶을까요.]

이번 감사 대상은 BK21 연구장학금 부분으로 한정됐지만, 외부 재단 장학금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감사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신귀혜 /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 재외동포재단 같은 경우, 학생들이 본인이 이런 돈을 받아야 하는지도 인지하기 전에 학과에서 중간에 가로챘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현재 학생들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피해 대학원생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교수들의 해명이 더 가관이네요?

이걸 관행이라고 했다고요?

[기자]
해당 학과 교수들은 이런 일괄 관리가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입니다.

감사 과정에서 A 교수는 "세부 집행 내역까지 보고되지 않았고, 일괄 관리금이 학과 공식 행사 등에 사용되는 것을 알고 있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BK21 플러스 사업 관리 운영 지침을 살펴보면, 일괄 회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요.

교수들은 대학원생 개인에게 지급되는 연구장학금을 공동관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장학금 갈취 문제는 앞서 서어서문학과 교수 1명이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습니다.

학생들은 그 사건이 없었다면 그대로 묻혔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최근 교육부의 연세대 종합 감사 결과도 꽤 충격적인데요.

[기자]
교육부는 연세대와 홍익대에 대한 첫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세대 감사에서는 자녀에게 최고 성적 A+ 학점을 주거나, 동료 교수 자녀를 대학원에 부정 입학시키는 등 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2017년 2학기 회계 과목을 강의한 교수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는 딸에게 본인 강의 수강을 권유하고 A+ 학점을 준 것이 확인됐습니다.

동료 교수 자녀를 서류 심사에서 최종 합격 시켜준 이른바 '부모 찬스'도 밝혀졌습니다.

또 부속병원 소속 교직원들이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로 1,700만 원 가까이 결제하고, 골프장에서 2억여 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에 8건을 고발, 4건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세대 측에서 입학 자료가 분실됐다고 설명했지만, 분실 이유 등이 납득하기 어려워 최종 수사 의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감사에는 홍익대도 포함됐는데, 학교 재산세를 학생 등록금으로 마련된 교비 회계에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연세대와 홍익대 감사를 시작으로, 학생 수 6천 명 이상인 대규모 사립대 16곳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고려대와 경희대, 서강대 등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 중인데요, 올해 하반기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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