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인천·경기도 '수돗물 유충' 신고 속출...불안감 확산

[뉴있저] 인천·경기도 '수돗물 유충' 신고 속출...불안감 확산

2020.07.16.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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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기 화성과 시흥 등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연아 기자, 유충이 처음 발견됐던 인천시 상황부터 알아보죠?

[기자]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은 지난 9일 인천 서구 왕길동 빌라에서 시작됐습니다.

현재까지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시 9개 군, 구에서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속출하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오늘 동구와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에서도 민원 접수가 됐다고 설명했는데요.

어제 인천 서구, 계양, 부평, 강화, 중구 지역에서 확대된 겁니다.

YTN으로도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관련 영상 보면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물 빠짐 구멍 배수관을 연결하는 뚜껑을 빼고, 안을 열어보자 꿈틀거리는 깔따구류 유충 한 마리가 보입니다.

죽은 유충이 아닌 살아있는 유충입니다.

인천 청라 가정집 화장실에서도 유충이 출현했습니다.

인천 내 유충 출현 지역이 빠르게 번지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최 모 씨 / 인천 남동구 주민 : 유충 알이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눈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그래서 요새는 정수기로 양치질을 하고 있습니다. 세수는 가급적 조심해서…. 입을 벌리지 않고 바로 세수합니다. 언제 (유충이) 들어갈지 모르니까요.]

[박 모 씨 / 인천 서구 청라 주민 : 청라 같은 경우 어린아이, 학생들이 굉장히 많아요. 집에 매일 있어야 하는 상황이고. 물이라는 게 항상 쓰는 것이고. (유충이) 직접 눈으로 보이다 보니 마음이 너무 불안하죠.]

[앵커]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기자]
현재 상수도사업본부는 유충이 발견된 이후 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인천 지역 4개 정수지와 10개 배수지 청소를 진행했고, 서구와 강화 지역에서 소화전 방류를 실시했습니다.

또 민원 접수된 곳을 직접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어제 낮 12시 기준으로 200건 가까운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유충 발생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도 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임신한 아내가 더러운 물을 먹었다는 사실에 피가 거꾸로 솟은 기분이라고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1년 전에 인천시의 붉은 수돗물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된 것이 없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들어보시죠.

[이상현 /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집행위원장 : 작년 적수 사태가 났는데 거기에 따라 위기대응 매뉴얼도 만들고 인천시가 1년 동안 혁신했다고 하는데, 지금 살아있는 깔때기 유충이 활성탄 여과지나 수도꼭지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관리 운영이 잘못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는 유충 발생 신고 지역 내 학교에 생수 사용을 권고했습니다.

주민들도 수돗물 대용으로 생수를 선택하면서, 인천 지역 생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천에 이어 경기 시흥시와 화성시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속출하고 있다고요?

[기자]
화성시 동탄의 아파트에 이어 시흥시 하상동의 아파트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또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도 나방파리 유충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신고 접수된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과 배수지 등에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근의 용인시와 군포시에서도 수돗물 검사를 요청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도대체 왜 수돗물에서 유충이 잇따라 발견되는 건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정수장 내 이른바 고도정수처리시설 관리 부실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는데요.

고도정수처리시설인 활성탄 여과지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독고석 /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활성탄 여과지에서 유충이 부화 돼서 그것들이 정수지에서 염소 소독을 했지만 이미 애벌레 형태가 된 것이죠. 계속 살아서 각 가정까지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 소속 전문가 4명이 내일 현장을 방문해 유충 생존과 이동 경로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상수도사업본부도 수자원 공사를 포함해 유관 기관들과 공동 조사에 나선 상황입니다.

이연아[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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