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인상률...최저임금 논란 계속

'역대 최저' 인상률...최저임금 논란 계속

2020.07.14. 오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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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인건비 부담’ 삭감 또는 동결 주장
노동계, ’사회안전망’ 최대 25% 인상 요구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 ’최종회의’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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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도 진통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습니다.

시급 기준으로 올해보다 130원, 퍼센트로는 1.5% 오른 8,720원인데요.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 2,480원으로, 올해보다 한 달에 2만7천 원 더 받는 셈입니다.

이번 1.5% 인상률은 지난 1988년에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심지어 IMF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보다도 낮은 인상률인데요.

역시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역대 최저 인상률의 배경인데, 고용주와 노동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과 현장의 반응까지, 이종구, 김다연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지난달 11일 1차 전원회의를 시작한 뒤 한 달여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경영계는 줄곧 코로나19 사태 속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삭감 또는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이라며 최대 25%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지루한 협상 끝에 최종 담판에 나섰지만,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위원 4명은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또,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과 사용자위원 2명은 회의 도중 퇴장했습니다.

결국,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파행 끝에 공익위원들이 낸 1.5%로 결정됐습니다.

'최저임금 만원' 공약을 냈던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지난 2018년 16.4%, 2019년 10.9%, 2020년 2.9% 올랐습니다.

이번 1.5% 인상은 IMF 때보다 낮습니다.

그런데 취업자 감소 폭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첫 3개월은 87만 명, IMF 외환위기 첫 3개월엔 103만 명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고용 충격은 비정규직과 일용직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인상률을 최소화하는 게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 유지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 임금을 올려야 하는 노동자는 93만∼408만 명으로 추정되고, 월급으로 환산하면 2만7천 원 더 받는 셈입니다.

YTN 이종구입니다.

[기자]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이 들어차기 시작하는 식당.

찾는 손님은 지난해만 못하고 매출은 40%나 떨어졌습니다.

식당 주인은 가뜩이나 어려운 사정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쳐 첩첩산중이라고 호소합니다.

[한정희 / 서울 무교동 식당 운영 : 저희 원래 5명 근무하다가 임금 때문에 3명으로 줄였거든요. 지금 상태에서 더 이상만 당분간이라도 좀 동결됐으면 좋겠어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인건비 부담도 큽니다.

최저 시급에 주휴수당, 4대 보험이 포함된 인건비를 빼면 한 달 수익은 얼마 안 된다는 게 업주들의 주장입니다.

[이성종 / 서울 용두동 편의점 점주 : 시간당 얼마씩 이렇게 계산하면 좋은데 굉장히 복잡한 계산으로…. 하위 20% 점포들은 폐점을 시키든지 아니면 이 점포를 지원해서 유지할 건지를….]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불만입니다.

1.5%라는 숫자에, 말만 인상이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평가입니다.

[홍현애 / 대형마트 직원 : 9천 원대도 아니고 8,720원이라는 걸 듣고 진짜 한숨만 나왔어요. 그 금액만 가지고 우리가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어요.]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근무 시간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게 될까 봐 걱정이 앞섭니다.

[나규동 / 취업 준비생 : 오르는 거에 대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고용주가) 시수를 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서 5시간 근무라면 4시간 근무로….]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제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며 개혁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역대 '최저'가 아니라 역대 '최악'의 수치라고 혹평했습니다.

저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상황 속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두고 주는 쪽과 받는 쪽의 반응이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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