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고리 사채"...상상인 유준원 등 20명 무더기 기소

"저축은행이 고리 사채"...상상인 유준원 등 20명 무더기 기소

2020.07.08. 오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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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상인 그룹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불법대출과 허위공시, 주가조작 등 혐의로 유준원 대표와 검사 출신 박 모 변호사를 구속기소 하는 등 20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사채업자가 아닌 저축은행 대표가 무자본M&A 세력의 자금줄 역할을 하다가 적발돼 구속기소 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7년 코스닥 상장사인 A 회사는 태양광 사업 추진을 위해 투자회사로부터 250억 원을 유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호재성 공시에 투자자들은 잇달아 주식을 사들였지만,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

전 재산을 쏟아부은 개인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호소했고, 주가 조작 등 배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검찰 수사결과, 코스닥상장사들과 상상인 그룹이 짜고 투자자들을 속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상장사들은 겉으로는 투자 회사 등으로부터 투자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상상인 그룹이 해당 업체 예금 등을 담보로 잡고 유령회사를 통해 준 대출금이었습니다.

유준원 상상인 그룹 대표가 이 같은 방식을 설계하고 주도했는데, 사실상 사채를 주면서 시세차익까지 본 겁니다.

유 대표는 상상인 주식을 직접 사들여 시세를 조종하고, M&A 브로커를 통해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유 대표가 얻은 이익만 최소 88억 원.

반대로 애꿎은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고, 상상인 그룹으로부터 대출받은 업체 가운데 4곳은 상장폐지, 5곳은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검찰은 8개월간의 수사 끝에 유 대표와 박 모 변호사를 구속기소 하고, 상상인 임원과 허위 공시를 한 상장사 대표 등 모두 20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히 검사 출신인 박 변호사는 수백억 원대 시세조종 혐의 등이 드러났지만, 무자본 M&A 과정에서 불거진 전관 유착 의혹이나 유 회장과의 공모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상상인 그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 관련 업체에 거액을 대출해 준 게 특혜를 기대한 뇌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검찰은 조 전 장관과 무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무자본 M&A를 주도한 금융기관 대표를 구속기소 한 첫 사례라며, 자본시장의 불법 자금줄이 차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YTN 박기완[parkkw0616@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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