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 뒷돈 주고 '쓰레기 산' 방치...악취·고통은 주민 몫

공무원에 뒷돈 주고 '쓰레기 산' 방치...악취·고통은 주민 몫

2020.06.29. 오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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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정지 기간 폐기물 허용량의 40배 적치
업체 대표, 단속 피하려고 공무원에 뇌물 건네
부근 주민 "악취와 화재 불안감에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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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업 정지 기간인데도 폐기물을 쌓아놓고 영업을 벌인 폐기물처리업체 대표와 뇌물을 받고 이를 묵인한 공무원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쌓인 폐기물 처리 비용만 50억 원가량인데, 업체 대표와 땅 주인 모두 손을 놓아버리면서 부근 주민들은 1년 넘게 악취와 화재 위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의 한 폐기물 처리 업체.

컨테이너 사무실 옆 공터에 쓰레기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18년 6월 허가된 양의 10배 넘는 폐기물을 쌓아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2월까지 쌓아둔 폐기물량만 무려 2만3천 톤.

허가된 양이 560톤인 것을 고려하면 40배가 넘습니다.

단속을 피하고자 업체 대표 홍 모 씨는 시청 공무원에게 뒷돈 수백만 원을 건넸습니다.

[이영종 /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3팀장 : 언론인이 폐기물 처리 업체 대표에게 접근해서 해당 주무부서의 공무원을 알게 됐고 그 주무부서 공무원에게 폐기물 처리 업체 대표가 접근해서 금품을 줬습니다.]

문제는 홍 씨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자신은 치울 능력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한다는 점입니다.

쌓인 폐기물 처리 비용은 50억 원가량.

업체 대표 대신 치울 의무가 있는 땅 주인까지 손을 놓으면서 쓰레기는 1년 넘게 방치됐습니다.

부근 주민들은 엄청난 악취와 화재 불안감에 시달려왔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부근 주민 : 비가 오고 날이 좀 꿉꿉할 때는 냄새도 나고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돌아다니는데 많이 불쾌하죠.]

[부근 주민 : (지난겨울) 불이 한번 나서 계속 소방차도 많이 왔고, 잔불이 안 잡혀서 계속 연기가 났었어요.]

업체 대표 홍 씨와 뇌물을 받고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공무원 등 20명을 검찰에 넘긴 경찰은 환경범죄에 대해 적극 수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평택시는 이르면 8월쯤 폐기물 처리를 위해 업체 대표와 땅 주인을 상대로 행정 대집행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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