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인터뷰] 폭염에 쓰러지는 '코로나19 전사들'...현장 상황은?

[더뉴스-더인터뷰] 폭염에 쓰러지는 '코로나19 전사들'...현장 상황은?

2020.06.10.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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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상연 앵커
■ 출연 : 이은경 / 대구 동산병원 간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국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대구는 어떨까요? 일선에 있는 간호사 한 분 연결해 현장 상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대구 동산병원 이은경 간호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간호사님 나와 계시죠?

[이은경]
안녕하세요.

[앵커]
대구 지역 지금 집단감염 발생으로 앞서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이 많았을 텐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은경]
지금은 저희가 다음 주부터 재개원 준비를 앞두고 있어서 지금 현재 중증환자들은 타 병원으로 다 이송한 상태고 경증 환자만 저희가 본관하고 떨어진 곳에 병동을 만들어서 10명 이하의 환자분들이 입원해 있습니다, 경증 환자만.

[앵커]
최근 전국 곳곳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의료진분들의 고충이 상당히 클 것 같거든요. 현장 상황 어떻습니까?

[이은경]
확진자다 보니까 아무리 경증환자라 하더라도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폭염 때문에 많이 더워 있는 상태인데 병동에 들어가는 간호사들은 레벨D 착용하고 하루 총 8시간 중 2시간 근무하고 2시간 휴식하고 이렇게 두 번 들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간호사님도 과거에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사실 방호복을 입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게 어느 정도일지 감이 잘 안 오거든요. 폭염 속에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설명을 해 주시죠.

[이은경]
저희 병원은 확진자만 있는 병원이라서 선별진료소에서 제가 근무하지는 않았고요. 계명대학교에 제가 파견갔을 때 선별진료실에 있었거든요. 그때 4월달 초반기에는 컨테이너 안에 확진자분이 들어오고 의료진이 한 공간에 있다가 4월 말쯤 되니까 날씨가 더워져서 컨테이너가 업그레이드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환자가 들어가는 입구하고 의료진이 들어가는 입구가 서로 달라요. 한 컨테이너인데 중간에 방호벽이 쳐 있는 상태고 조그만 창문으로 환자분이 그쪽에서 마스크를 살짝 내려서 코만 살짝 보여주시면 의료진이 그쪽에서 검체를 채취했거든요. 그때는 조금 많이 나아졌던 것 같아요.

[앵커]
그래도 많이 덥거나 그렇지는 않습니까?

[이은경]
4월달에는 크게 많이 덥지 않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거의 실신할 정도일걸요.

[앵커]
그런가요. 보통 몇 시간 정도 지나면 많이 힘들다 이렇게 느끼게 될까요?

[이은경]
레벨D을 입고 일하는 것 자체가 2시간 저희가 근무를 하는데요. 2시간 근무하고 2시간 휴식하고 이렇게 반복적으로 근무하는데 2시간 입고 있는 것도 힘들거든요.

[앵커]
거의 2시간이 한계라고 보면 되는 거군요?

[이은경]
거기다가 또 폐쇄된 곳, 격리된 곳에 있으면 피로도도 더 심해지고 거기다 가만히 있는 게 아니고 움직이면서 환자 간호도 해야 되니까 더 강도가 더해지는 것 같아요.

[앵커]
또 마스크를 쓰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물을 마시거나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은경]
절대 물은 마셔서도 안 되고요. 화장실도 못 가기 때문에 저희가 들어가기 전에 물도 많이 마시지 않고 화장실을 일단 한번 들어갔다가 나올 때까지는 끝까지 참아야 되고요. 지금 현재 땀이 많이 나고 있는 상태라서 땀을 닦을 수도 없고 방호복이 들어가서 저희가 10분만 지나도 땀에 거의 젖거든요, 지금 같은 날씨에는. 그리고 또 2시간 뒤에 나오면 땀에 흠뻑 젖어서 벗는 것도 더 힘들더라고요, 피부질환도 심해지고.

[앵커]
너무 더울 때는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취하는 조치도 있을까요?

[이은경]
저희가 나름대로 격리된 병동 안에 얼음물통을 한번씩 끼면서 하는데 이것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요. 아이스 조끼가 몇 개 있어서 얼려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도 입어봤자 10분 지나면 다 녹아버리기 때문에 효과가 계속 지속되지는 않고 있어요.

[앵커]
10분 만에 아이스조끼가 다 녹는다는 거죠?

[이은경]
네.

[앵커]
오늘 정부에서 의료진 폭염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에어컨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방호복 대신에 전신가운 4종 세트를 착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은경]
선별진료소에는 일단 AP가운하고 4종 보호구를 하고 컨테이너가 잘 돼 있으면 환자분하고 의료진하고 떨어져 있으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만약에 냉방시설이 안 돼 있다고 하면 그것도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그럼 과거에 근무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레벨D 방호복이 아닌 전신가운 4종 세트 착용으로도 감염 예방은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이은경]
저희가 근무했을 때는 AP가운하고 4종 보호구 하고 나서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보기에 이번 의료진 폭염대책에 좀 더 보완됐으면 하는 내용도 있을까요?

[이은경]
현장에 근무하는 의료진들 가운데 아이스조끼 같은 게 수량이 많이 부족해서 저희가 한번 사용하고 그다음 타임에 의료인들이 오면 녹아가지고 사용이 좀 그래서 아이스조끼나 그런 걸 좀 채워주시면 수량이 넉넉하게 보완이 된다면 그런 것도 있고요. 냉방시설도 잘 돼 있었으면 좋겠고요. 근무시간이 2시간 이내면 좀 견디지 않을까 싶은데.

[앵커]
의료진들 지치지 않게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간호사들을 비롯한 의료진들의 우울감, 불안감이 커졌다는 조사도 있더라고요. 현장에서 일하실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이은경]
코로나 의료진이라고 하면 그 안에 격리된 환자들하고 같이 있다 보니까 환자들이 겪는 불안함, 우울감 이런 것들의 감정이입이 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의료진도 많아요, 가족들이 감염될까 봐. 그래서 숙소하고 병원만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오는 우울감도 있을 수 있고요. 저희가 코로나19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의료인들과 의료인들의 가족들까지 주위에 있는 지인분들이 기피하는 현상들 때문에 우울감이 또 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앵커]
의료진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과 대책도 우리가 많이 고민을 해 봐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간호사님 끝으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시민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마무리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은경]
지금 계속 코로나 확진자들이 종식되지 않고 생기고 있는데요.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또 폭염 가운데 의료인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수고하고 계시거든요.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의료인들은 사명을 잘 감당하고 국민들은 사회적 예방지치를 잘 이행하고 수행한다면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와도 코로나를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간호사님, 더운 날씨에 고생 정말 많으시고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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