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명으로 입금" 후원금 장부조차 없었던 나눔의집

단독 "무명으로 입금" 후원금 장부조차 없었던 나눔의집

2020.05.31. 오전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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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유용 의혹에 "법인통장에 모두 입금" 주장
"입금자명 없이 입금" 황당한 답변 내놓기도
논란 이후 김 사무국장 잠적…현금 후원금 발견
경기 광주시, 감사 통해 나눔의집에 '주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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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시설인 '나눔의집'이 그동안 장부도 없이 후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재정을 담당했던 사무국장은 입금자명 없이 통장에 넣어왔다는 말도 했는데요.

광주시로부터 주의 조치와 함께 과태료 처분도 받았지만, 솜방망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8월 말, 나눔의집 소장과 김 모 전 사무국장은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재정 업무를 담당한 김 전 사무국장의 후원금 유용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해명과 대책 등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장부도 없이 후원금을 받은 게 맞느냐는 물음에 김 전 사무국장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법인통장에 모두 입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모 사무국장(지난해 8월) : 저한테 다 들어와서 법인(통장)으로 다…. (저희가 다 기입해 봤는데 법인으로 들어온 돈 없고요.)]

입금된 게 없다는 추궁이 이어지자, 입금자명 없이 넣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김 모 사무국장(지난해 8월) : 무명으로 입금했어요. (국장님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시는데….)]

지난해 8월 이후 김 전 사무국장은 잠적했는데, 책상 서랍에는 현금 6백여만 원이 나왔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엔화와 달러도 발견됐습니다.

뒤늦게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 경기 광주시가 감사한 결과, 나눔의집은 현금 후원금 관리를 소홀히 한 점에 주의를 받았습니다.

현금 후원금을 한 달 이상 계좌에 입금하지 않은 데다, 후원자에게 수입과 사용 내역도 통보하지 않은 부분이 확인됐고, 특히 할머니들 생활에 쓰인다고 안내한 일반 후원 계좌도 실은 법인 계좌였던 거로 드러났습니다.

후원금 장부를 비치해 두지 않은 점도 지적받았는데, 장부 자체가 없어 적어둔 내용도 없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 광주시 관계자 : (장부) 전에는 없었던 거를 최근에 (내부고발) 직원들이 적기 시작한 거죠. 출력해 놓은 대장 자체는 없었어요.]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 후원물품을 적어두는 대장도 전혀 없이 주먹구구로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광주시는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나눔의 집에 주의 조치와 함께 과태료 350만 원을 물렸는데, 이런 처벌이 솜방망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높아 논란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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