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더인터뷰-코로나19가 바꾼 '스승의 날' 풍경...현장 분위기는?

[더뉴스] 더인터뷰-코로나19가 바꾼 '스승의 날' 풍경...현장 분위기는?

2020.05.15.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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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정규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최진규 / 충남 서령고 교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이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면서 올해 스승의 날은 다른 때와 크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고3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연결해서 학교 현장의 분위기, 그리고 등교 개학과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최진규]
네, 안녕하세요. 서령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최진규입니다.

[앵커]
연결 감사합니다. 오늘 스승의 날인데 학생들이 없는 스승의 날은 또 처음이실 것 같습니다. 심정이 어떠신가요?

[최진규]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갑자기 시 한 구절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일제 치하의 민족 시인이었던 이상화 선생님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그런 시 구절이거든요. 정말 학생들이 없으니까 학교에 많은 꽃들이 피었지만 그 꽃이 진짜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고 외롭고 쓸쓸하고 또 적막하기까지 한 그런 느낌을 받게 됐어요. 그래서 며칠 전에는 거리에서 지난해 가르쳤던 학생 하나를 만났는데 수업 시간에 잠을 많이 잤던 학생인데 선생님, 학교 가고 싶어요. 이렇게 해서, 그 얘기를 해서 제가 굉장히 감동을 했던 적이 있어요. 어쨌든 외롭고 쓸쓸하지만 우리들의 주변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둘러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지만 혹시 SNS라든지 편지라든지 학생들이 선생님께 해 준 이벤트 같은 게 있습니까?

[최진규]
당연히 학생들 만날 수는 없으니까요. 아침에 SNS를 통해서 문자도 몇 개 받았고 또 전화도 받았습니다. 방금 전에도 받았습니다. 모두 고맙고 감사한 일이고요. 특별히 이벤트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오늘 출근해서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서 모든 선생님들이 교무실에 모여서 조그마한 케이크를 놓고 오늘 스승의 날을 자축하는 그런 케이크를 절단하면서 서로가 노고를 위로하면서 다음 주에 아마 개학이 될 것 같은데 서로 힘을 내서 우리 아이들 지도하자고 이렇게 다짐을 했습니다.

[앵커]
학생들도, 또 선생님들도 등교수업을 그리워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렇게 등교개학이 계속 연기되면서 선생님들의 고충도 클 것 같거든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신가요?

[최진규]
학사일정이 계속 바뀌니까요. 그때마다 준비하는 내용들 또다시 원점에서 시작을 해야 되고요. 이런 부분들이 좀 어렵고요. 무엇보다도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그동안 우리가 해보지 않았던 그런 과정이거든요. 아무래도 학생들은 집에서 화면으로만 보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의 시각적인 부분도 고려해서 프레젠테이션도 만들고 또 카메라를 앞에 놓고 촬영도 하고, 또 온라인 서버에 용량이 있기 때문에 용량에 맞게끔 편집을 해서 올리는 그런 과정들이 진행을 해보니까 녹록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처음 해 봤던 부분들이니까 조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앵커]
선생님, 특히 고3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수업 외에 다른 입시 정보라든지 입시 준비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은 어떻게 준비가 되고 있습니까?

[최진규]
고3 같은 경우는 사실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죠. 올해 수능은 12월 3일로 연기가 됐는데 오늘로 딱 201일입니다. 내일이면 200일이 남거든요. 물론 요즘 학생들은 수시로 대학을 많이 가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해서 준비를 많이 해야 되고, 또 가장 중요한 게 3학년 1학기 성적이거든요. 여러 가지 학생부 자료. 또 만약에 개학이 된다면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광역 교육청 단위로 치러지는 모의고사, 또 수능을 주관하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치르는 모의평가 등 이런 시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서 아마 우리 학생들 교과서를 다루고는 있지만 이런 입시 내용과 관련해서 조금 더 집에서 준비해 달라고 이렇게 부탁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교육부가 이제 20일로 예정된 고3 학생들의 등교 개학을 연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선생님을 비롯해서 또 다른 동료 교사분들, 그리고 학생들, 학부모들의 전반적인 목소리는 어떻습니까?

[최진규]
정책을 하시는 분들은 온라인 개학을 할 때부터 가장 앞세웠던 명분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맞죠. 그렇지만 학생들이, 특히 고3이나 중3 같은 경우 입시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그런 것도 외면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는 거 충분히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이 감염된 사례가 나오고 있고요. 특히 젊은 층들은 무증상 감염이 3분의 1 정도가 될 정도로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면 물론 철저한 생활수칙에 따라서 행동을 하겠지만 하루에 8시간 이상 좁은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친구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 되고요. 특히 물론 학생들을 선생님들께서 철저하게 관리하시겠지만 마냥 그렇다고 옆에 붙어있을 수만도 없는 그런 상황이고요.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에 바이러스 전파가 또 이뤄질 수 있다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이런 부분도 걱정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안전과 걱정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면 모든 결정도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현장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그리고 생방송으로 화상 연결 중에 잠시 화면 상태가 고르지 못했던 점, 시청자 여러분께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스승의 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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