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찍은 11년의 복직 투쟁...남은 해결 과제는

마침표 찍은 11년의 복직 투쟁...남은 해결 과제는

2020.05.04. 오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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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9년에 시작된 치열한 파업 투쟁은 지난한 세월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도 수십 명에 이릅니다.

김우준 기자가 131개월의 투쟁사와 함께 남겨진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회사를 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

2009년 4월, 회사를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임직원 2천 6백여 명을 정리해고한 쌍용차.

노조원 9백여 명은 평택 공장 문을 걸어 잠그는 이른바 '옥쇄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창근 / 당시 쌍용차 노조 기획부장 (2009년 8월) : 안에 상황은 생지옥과 다름없습니다. 정리해고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거에 동의할 수 없으므로….]

진압 작전에 나선 경찰은 테이저건과 최루액까지 동원했습니다.

극단으로 치달았던 파업은 노사가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골자로 합의하며, 77일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그러나 즉각 복직을 요구한 조합원 153명은 합의안을 거부했고, 결국 강제해고를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상균 / 당시 쌍용차 노조위원장 / (2009년 8월) : 여전히 회사는 정리해고를 강행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지 않은 것이 회사의 입장입니다. 저희는 경제위기 상태에서 해고하지 않고 노동자끼리 고통 분담하면서 위기 극복하자는 것들이 중심이고요.]

사측은 2013년 무급휴직자 450여 명부터 단계적으로 복직시켰지만, 해고자에 대한 뚜렷한 방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답보상태를 이어온 해고자 문제는 2018년 9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새로운 전기를 맞습니다.

해묵은 쌍용차 문제가 우선 해결 과제로 지적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9년 만에 해고자 전원 복직이라는 합의안을 도출한 겁니다.

눈앞까지 다가왔던 정상출근은 마지막 문턱에서 또 한 번 좌절됐습니다.

복직 10여 일을 앞둔 지난해 말 회사 측이 11분기 연속 적자 등을 이유로 복직 대신 무기한 유급휴직을 강행한 겁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출근 투쟁으로 맞섰고, 다시 다섯 달이 흐르고서야 그토록 꿈에 그리던 일터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이덕환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 어찌 됐든 간에 지금 저희가 10년 11개월 만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 상태에서 저희가 들어가서 회사가 어렵지만, 저희 나름대로 열심히 자동차도 만들고, 열심히 생활하겠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긴 터널에 마침표를 찍은 쌍용차 사태.

그러나 절망 속에서 스스로 세상을 등진 30여 명의 목숨은 돌이킬 수 없는 아픔으로 새겨졌습니다.

이와 함께 파업 과정에서 불어난 100억 원대 손해배상액을 둘러싼 분쟁도 해결되지 않은 노사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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