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에서 뛰어내린 아버지와 아들...엇갈린 생사

2층에서 뛰어내린 아버지와 아들...엇갈린 생사

2020.05.01.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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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가스’ 대피 어려워…일부 작업자 밖으로 뛰어내려
함께 일하던 부자 2층서 뛰어내려…아들 중상·아버지 숨져
대피 못 한 작업자 대부분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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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 순식간에 유독 가스와 불길이 번지면서 건물 밖 탈출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피할 길을 찾지 못해 2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아버지와 아들은 생사가 엇갈려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삽시간에 건물 안을 가득 채운 불꽃과 검은 연기.

한 치 앞을 보기도 힘든 상황에서 대피로를 찾는 아비규환의 현장.

위층에서 일하던 일부 노동자들은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는 것을 택했습니다.

2층 설비공사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A 씨 부자 역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아들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버지는 숨졌습니다.

1층 입구 부근에서 일하던 작업자들은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 목숨을 건졌지만,

[화재 당시 1층 작업자 B 씨 : 연기 나니까 바로 튀어나왔어요. 1층에 있었기 때문에…, 1층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화재 당시 1층 작업자 C 씨 : 불난 상황에 나온 거죠. 연기 오니까 바로 뛰쳐나왔죠.]

건물 안쪽에 있던 작업자들은 바깥으로 대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근처 현장 근로자 (지난달 30일) : (동료들이 건물에) 고립돼있어요. 지금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생사 확인도 모르고….]

연쇄 폭발이 이어지며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작업자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상에선 유독가스에 스러져갔지만, 지하에 있던 작업자들은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박수종 / 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내부 생존자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순간적으로 폭발했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입구 근처에서 밀려 나온 수준, 그런 수준이기 때문에….]

잠깐 사이 엇갈린 생사.

작업자들의 생명을 구해줄 수 있는 그 어떤 장비도 건물 안엔 없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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