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딸·고교 직원 아버지 '확진'..."접촉자 천 명 넘어"

간호사 딸·고교 직원 아버지 '확진'..."접촉자 천 명 넘어"

2020.04.21. 오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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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앵커,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윤 /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 류재복 /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사실 불안한 지점들이 몇 군데 있어요. 부산에서도 부녀 확진자가 있는데 이 사람들이 접촉한 사람이 1000명이 넘는다고요?

◆류재복> 부산의 그 딸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이고 규모가 그 지역에서 가장 큰 부산의료원의 간호사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접촉한 병원 내 의료진이나 환자들이 상당히 많고요. 또 아버지는 학교의 행정 직원이고 또 교회에서 예배를 봤는데 두 사람 모두 열흘 가까이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상 출퇴근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검사 대상이 1100여 명이고요. 접촉자만 해도 500명이 훨씬 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결과에 따라, 현재까지는 사실 한 1000명 가까운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사실은 큰 폭탄을 하나 안고 있는 그런 양상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음성이었다 또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그런 단계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26일째 해외 입국자를 제외하고 지역사회 감염이 없었던 부산에서 이렇게 코로나19 추가 확진 환자 2명이 나오면서 부산시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병선 / 부산광역시 건강정책과장 : 두 분 모두 부산의료원이라는 곳과 교회라는 집단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집단에서의 추가 발생 여부를 확인해서….]

[임창근 / 부산시 문화예술과장 : 강서구청과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일단 예배는 중단했습니다. 방역하고 폐쇄는 절차에 따라서 진행할 것으로….]

◇앵커> 부산시가 상당히 긴장한 상태에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지금 일단 간호사인 딸이 먼저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병원에서 근무를 하면서 보호장구라든지 이런 것을 다 갖췄을 텐데도 어떻게 이렇게 코로나19에 걸리게 됐을까요?

◆김윤> 크게 나눠보면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훈련이 부족했을 가능성, 또 하나는 너무 환자를 보는 업무가 과중해서 피로도가 누적됐을 가능성입니다. 그러니까 방호복과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감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 보호장구를 벗는 과정에서 환자의 분비물이 몸에 묻고 그것이 다시 점막을 통해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호복을 벗는 과정에서 오염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훈련이 굉장히 잘 되어 있어야 되고 또 업무 강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가 돼서 너무 피로해서 벗는 과정을 충실히 지키지 못해서 감염되는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부산의료원의 간호사 같은 경우 그러면 그곳 환자한테서 감염됐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김윤> 역학조사 결과를 봐야 되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경로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확진 환자가 부산의료원으로 이송이 되면서 그 환자를 담당하다가 걸린 것으로 추정이 되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그런 이유라면 이게 피로도가 높아지거나 그러면 알고 있는 수칙이라고 하더라도 자칫 잘못해서 실수를 할 수 있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까?

◆김윤> 그렇습니다. 두 가지 요인이 서로 관련이 되어 있는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훈련이 잘 돼 있으면 피곤해도 무의식적으로 기계적으로 지침을 지켜가면서 보호복을 벗을 수 있고 훈련이 잘 안 돼 있으면 조금만 피곤해도 그런 지침을 잘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평소에 우리가 감염병을 진료하는 병원을 지정해 놓고 감염병을 진료할 의료진들에 대해서 보호장구도 미리 나눠주고 평소에 훈련도 하고 이렇게 해야 실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따로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앵커> 체득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런데 지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두 부녀 같은 경우 증상이 있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던 것 같아요. 정상적으로 병원에 출근을 하고 또 아버지 같은 경우에도 학교 출근을 정상적으로 했고 교회에서도 예배를 봤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증상이 있으면 좀 조심을 했어야 될 텐데 아직까지 그게 체화되지 않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김윤> 그러니까 생활방역수칙의 첫 번째가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라는 것인데 그런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 간호사분은 의료인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수칙을 잘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서 참 안타까운데요. 이게 지식으로 우리가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이게 몸으로 체화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문화가 아프면 쉬는 게 허용되고 아주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져야 되는데 그렇게 되려면 단지 정부가 수칙을 발표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예를 들면 아프면 비정규직이나 플랫폼 노동자나 이런 사람들도 쉴 수 있도록 해 주는 유급병가제도 같은 것들이 도입이 되고 기업에서도 연차를 써서 아프면 그냥 자연스럽게 쉴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문화가 만들어져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아프다는 정도가 사실 개인마다 느끼는 게 다 다르고요. 그리고 그냥 단순히 컨디션이 좀 안 좋은 정도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잖아요. 이게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정하기가 사실 어려운 부분이기는 한 것 같은데요.

◆김윤> 기준을 정하기는 저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생각하기에 내가 감기나 혹시 코로나일지 모르는 그런 의심증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냥 언제든지 직장에 전화해서 제가 좀 아픕니다, 며칠 쉬어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 그냥 쉽게 받아들여지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어야 이런 사례가 계속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결국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아픈 사람들이 직장에 나와서 집단감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류재복> 그러니까 한 사람이 생각을 좀 느슨하게 하면 얼마나 큰 피해가 있냐 하면 이 아버지는 실제로 병원을 세 군데나 다녔습니다.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갔는데 그때까지도 자기가 코로나19라는 생각을 못한 것이죠. 병원에서도 물론 코로나19에 대한 전혀 검사가 없었고요. 그리고 아버지가 고등학교의 직원이기 때문에 지금 그 고등학교에 있는 모든 교직원하고 선생님들하고 지금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그 학교는 동인고등학교라는 곳인데요. 수업을 아예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온라인 수업도 못하고 있는 건가요?

◆류재복> 온라인 수업을 할 수가 없죠. 학교가 폐쇄됐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출근을 못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돌렸는데 그게 사실 정상적으로 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한 사람이 무언가 조금만 실수를 하게 되면 이만큼 피해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 이 생각을 꼭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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