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디지털 성 착취' 사건 막으려면..."인식개선 급선무"

제2의 '디지털 성 착취' 사건 막으려면..."인식개선 급선무"

2020.03.29. 오전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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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이 구속됐지만,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 착취 동영상을 퍼뜨리는 범죄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2의 n번방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윤리의식, 성범죄에 대한 안이한 사회적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상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사방'의 조주빈이 구속되고, 수사당국은 n번방을 만든 '갓갓'의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지만,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권일용 / 프로파일러 : 반드시 더 큰 잔혹 행위로 이어질 것이고 그 자극들로 얻어지는 보상들은 수익, 금전적 보상, 감정적 보상이 다 포함되기 때문에 처벌보다 보상이 더 크기 때문에 이 행위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정부가 대화방 참여만 해도 처벌하겠다며 엄중 처벌을 예고했는데도, 디지털 성범죄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안일한 사회적 인식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박종석/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전체의 사회 자체가 반성할 문제라고 봐요. 사실 이런 일은 계속 있어 왔거든요. 실수할 수 있겠지, 어리니까 선처해 줘야지, 남자니까 실수할 수 있지. 이런 선입관과 고정관념들이 n번방이나 박사라는 괴물을 만든 씨앗이 아니었나….]

이번 사건뿐 아니라 대학생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나 정준영, 버닝썬 사태 등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초점을 맞췄던 관행도 문제로 지적합니다.

[정익중 / 이화여대 아동가족연구소장 : (피해자를) 피해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사람도 동조자고 같이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입니다. 피해자를 비난하기나 희생양 만드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범죄 피해자 가운데 초등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학기당 20분 수준의 디지털 성범죄 교육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90% 이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2015년 교육부가 도입한 성교육 표준안은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습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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