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은 경찰·입 닫은 언론...시간 걸린 '디지털 성 착취 사건'

눈 감은 경찰·입 닫은 언론...시간 걸린 '디지털 성 착취 사건'

2020.03.28. 오전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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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디지털 성 착취 사건'을 여성단체에서 처음 지적한 건 2년 전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대학생 취재팀에서 기획 기사까지 썼지만,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기성 언론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이번 사건이 주목을 받기까지 8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입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주빈의 잔혹한 악행으로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디지털 성 착취 사건'

여성단체들은 온라인에서 성행한 성 착취 문제는 이미 한참 전부터 만연했다고 말합니다.

2018년 중순부터 성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적 학대를 당하는 영상물이 계속해서 올라왔다는 겁니다.

[이세희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저희가 단체로 상담을 받기 시작했던 2018년 7월경부터 인지한 방식의 성 착취 범죄 행위거든요.]

증거를 직접 수집해 경찰에 고발했지만, 돌아오는 건 피의자 신원을 특정할 수 없어 내사 종결했다는 대답뿐.

경찰의 소극적인 태도는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9월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이 최초로 보도하고,

이후 수 개월간 여성 단체들의 고발이 잇달았지만,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했습니다.

기성 언론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추적단 불꽃' : 저희는 사실 대학생들이라 할 수 있는 게 증거수집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경찰에 증거수집을 한 것들을 보내드리고, 신고해도 기다릴 수밖에 없었거든요. 마냥.]

그러다 8개월이 지난 이달 초, 여론의 높은 관심이 시작됐습니다.

한 언론사가 반 년간의 잠입 취재 끝에 '박사방'의 잔혹성과 'n번 방'의 실체를 소상히 알리면서부터입니다.

결국, 조주빈은 지난 19일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조 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지만, 비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서승희 / 한국사이버성폭대응센터 대표 :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분이 공감하고, 목소리 내는 데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했었던 것 같습니다.]

주목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피의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만큼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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