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개입' 임성근 판사도 1심 무죄...'사법농단' 세 차례 연속 무죄

'재판 개입' 임성근 판사도 1심 무죄...'사법농단' 세 차례 연속 무죄

2020.02.14.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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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임성근 부장판사 1심 무죄 선고
각종 재판 개입…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기소
재판부 "법관 독립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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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른바 '사법 농단'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건 이번이 연달아 세 번째입니다.

검찰은 어떠한 종류의 재판 개입도 죄가 될 수 없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임성근 부장판사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는데요. 구체적으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렸습니까?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사법 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를 지내며 각종 재판에 개입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입니다.

재판부는 임 전 수석부장판사가 지위나 개인적 친분 관계를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불법 행위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있지만,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려면 일단 일반적 직무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직권을 남용한 행위가 인정돼야 하는데요.

임 전 수석부장판사에게는 사법행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재판 개입은 사법행정권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겁니다.

즉, 재판 관여 행위가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일반적 직무 권한'이 아닌 만큼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더 나아가 재판부는 상대방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권리행사가 방해됐는지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렸는데요.

공소사실에 포함된 재판 개입 각 사건의 담당 재판부가 임 전 수석부장판사의 요청을 따랐다기보다 독립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여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임 전 수석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해 청와대 입장이 반영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판결 내용을 수정하도록 재판부에 지시하고,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를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 등도 받습니다.

임 전 수석부장판사에 대한 무죄 선고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당시 사법부 수뇌부들에 대한 재판에 영향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앞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사건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무죄가 선고된 건데요.

오늘 사건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공소사실과 겹치지는 않지만,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 중 하나인 '재판 개입'에 대한 내용이었던 만큼 다른 주요 사건에도 영향이 예상됩니다.

검찰은 어떠한 재판 개입도 죄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이나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YTN 강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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