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중국 혐오 확산..."성숙한 대응 필요"

도 넘은 중국 혐오 확산..."성숙한 대응 필요"

2020.01.29. 오후 9:4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인터넷 커뮤니티 ’노(NO) 차이나’ 포스터 확산
국민 청원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50만 명 동의
"중국 식재료가 바이러스 옮긴다" 괴담 확산
AD
[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발병지인 중국에 대한 무차별적인 혐오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입국 과정 등도 따지지 않고 중국 관광객의 출입을 금지하는 식당까지 등장했는데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노 차이나' 포스터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커지면서 발병지인 중국 자체를 무조건 거부하는 정서가 반영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까지 올라와 5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습니다.

입국 과정 등도 따지지 않는 막연한 거부감은 평소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 일대 성형외과까지 덮쳤습니다.

'무증상 전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성형외과 관계자 : 와도 문제고 안 와도 문제고 저희도 찝찝해요. (잠복기가) 2주면 여기 실컷 돌아다니고 가면 여긴 다 전염되고.]

아예 중국인 출입금지 안내문을 내건 식당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결국, 스스로 안내문을 철거했습니다.

[점주 : 중국인들이 와서 혹시 모르잖아요. 질병이란 건 모르는 거예요.]

최근 인기를 끌었던 마라탕 가게는 중국산 식재료가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근거 없는 괴담이 퍼지면서 손님이 부쩍 줄었습니다.

[식당 종업원 : (요새 손님이 좀 줄었어요?) 많이 줄었어요. 그 병 때문에…]

민주노총 산하 배달의민족라이더스 노조는 중국인 밀집 지역에 배달을 금지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노골적인 혐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반나절 만에 사과했습니다.

[배달의민족라이더스 노조 관계자 : 중국인들 많이 사는 지역으로 (배달 금지) 했으면 좋겠다 보낸 거고.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한 거죠, 저희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와 함께 중국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불만이 혐오 정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상진 /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공포에 빠져서 손쉬운 해결책만을 찾는다면 당장이야 안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은 우리한테 똑같은 칼날이 향할 수 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당국의 철저한 검역 체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라는 지적입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 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