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종철 열사 33주기...추모를 넘어 인권으로

故 박종철 열사 33주기...추모를 넘어 인권으로

2020.01.12. 오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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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공분실 자리에서 故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
1987년 경찰 고문 끝에 숨져…6월 항쟁 '도화선'
이화여고·외대부속고 동아리 박종철장학금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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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7년 민주화 운동을 하다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의 33주기 추모제가 서울 남영동 옛 대공분실 자리에서 열렸습니다.

시민들은 박 열사를 비롯해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희생됐던 공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종철 열사의 친형 종부 씨가 장엄한 북소리로 33년 전 동생이 스러진 옛 대공분실 자리를 깨웁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뒤 두 번째로 치러진 고 박종철 열사의 추모제.

유족들은 슬픔을 넘어 민주주의를 향한 고인의 열망이 우리 사회에 영원하기를 바랐습니다.

[박종부 / 故 박종철 열사 친형 : (이제는) 추모행사보다 문화행사로 진행해보자. 매년 초 종철이 핑계로 여러분 만나서 새해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 시절 민주화 운동에 힘썼던 박 열사는 지난 1987년 1월 14일 새벽 경찰에 강제 연행돼 고문받다 숨졌습니다.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돼 오늘날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초석을 닦았습니다.

박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 사업 등 인권 운동에 힘써온 어린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이 수여됐습니다.

[이채은 / 이화여고 역사 동아리 학생 : 박종철 열사가 민주주의에 뜻을 갖고 활동하셨던 것처럼 저희도 저희가 옳다고 하는 일로,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추모제 뒤에는 김용균 씨 어머니를 비롯해 시민 수백 명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33년 전 박종철 열사가 모진 고문을 받았던 이곳 509호실 조사실에 꽃을 바치며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

[조희태 / 서울 불광동 : (현장에 와 보니) 민주화를 위한 희생이 더 많이 와 닿았습니다. 잊으면 안 되겠다…]

고인의 뜻을 받들어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옛 대공분실 자리는 오는 2022년까지 보강 공사 등을 거쳐 새롭게 꾸며질 예정입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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