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얼굴에 염산을" 여성혐오 부추긴 어린이 만화책 폐기

"여자친구 얼굴에 염산을" 여성혐오 부추긴 어린이 만화책 폐기

2019.12.23. 오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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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얼굴에 염산을" 여성혐오 부추긴 어린이 만화책 폐기
사진 출처 =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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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만화책 '태경TV 학교탈출'에 이별 통보를 한 여자친구 얼굴에 염산을 붓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다. 출판사 측은 문제를 인지한 즉시 도서의 전량 폐기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5일 출간된 '태경TV 학교탈출'은 구독자 143만 명을 보유한 인기 게임 유튜브 채널 '태경TV'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구성됐다. 즉, '태경TV'에서 캐릭터를 차용했지만 만화책 작가의 창작이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태경TV'는 주로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 안에서 주인공 캐릭터 '태경'이 모험, 탈출 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이다.

이번에 출간된 만화책 '태경TV 학교탈출' 중 문제가 된 장면은 이별 통보를 받은 남성이 여자친구의 얼굴에 염산을 붓는 장면이다.

괴담처럼 실린 이 장면에는 "여자한테 버림받은 남자는 복수심에 불탔고", "며칠이나 몰래 여자 주변을 맴돌던 남자는 여자의 얼굴에 염산을 부어버렸다고 해", "여자는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얼굴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흉측하게 변해버렸지"라는 대사가 적혔다. 염산 테러로 인해 녹아내린 여성의 얼굴도 적나라하게 묘사돼있다.

또 이 피해 여성의 성격에 대해서는 "영 별로였어. 무척 도도하고 건방졌지"라고 설명된다.

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해당 도서에 이같은 장면이 실리자 SNS에서는 여성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누리꾼은 "아동서 출판사가 여성혐오도 조기교육을 하나"라고 지적했고, "교육 만화책까지 엄마가 먼저 보고 이야기해줘야 하나",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유튜브라서 더 많은 구매가 이뤄질 것 같아 우려된다"와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런 비판에 출판사 대원씨아이 측은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 현재로서는 '태경TV 학교탈출'은 현재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대원씨아이 관계자는 YTN PLUS에 "23일 오전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이미 전령 폐기를 진행한 상황"이라며 "'태경TV' 소속사인 샌드박스 네트워크와 협의해 사과문 발표 등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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