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성남 어린이집 사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발언 후폭풍

복지부 장관 "성남 어린이집 사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발언 후폭풍

2019.12.03.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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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집 5살 여아 성폭력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 부모가 올린 청와대 청원은 곧 2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가운데 주무부처 보건복지부 장관은 가해 행동을 옹호하는 취지로 비춰지는 말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한동오 기자!

사건 경위부터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5살 아이가 어떤 일을 당한 건가요?

[기자]
지난달 4일 경기도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놀던 A 양이 친구 B군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말한건데요.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어린이집에서도 당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아이는 병원에서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를 받았고요, 심리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여아가 친구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 그러면 문제의 행동을 한 아이의 부모는 해당 행동이 있었다고 실제로 인정을 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행위가 있었다고 실제로 인정을 했는데요.

하지만 6개월 동안 피해를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조금 억울하다는 취지로 인터넷에 글을 올렸습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고요.

하지만 피해 부모, 피해 아이 A양 부모에서의 저 6개월 동안 피해를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을 했습니다.

하지도 않은 말이었다는 거죠.

[앵커]
하지도 않은 말을 왜 억울하다, 이렇게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는데 한 기자가 가해자 부모에게 직접 연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B군 부모가 저한테 말을 했는데요.

그래서 어떤 부분이 허위사실인지 제가 물었는데 그건 차차 밝힐 일이 있을 거라면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 법적 대응이 인터넷 글을 쓴 누리꾼을 상대로 한 것인지 피해 부모를 상대로 한 것인지, YTN를 상대로 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앵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와중에 아동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이 비판을 받았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인데요.

한 국회의원이 이 사태에 대한 복지부 조치를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되고 하나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 이게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앵커]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다, 이런 말을 했고요. 저 발언이 나온 뒤에 한 기자가 직접 피해 아이 부모에게 어떤 생각인지 들어봤다고요?

[기자]
그 말을 들어봤는데요.

장관님 손녀, 장관님의 딸이 이런 일을 겪었어도 그런 발육과정이라고 하실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시대가 변했다라고 하면서 격분을 하셨는데요.

현재 피해 아이 부모는 여성가족부에 관련 민원을 낸 상태고요.

야당은 유아성폭력 근절 의지가 없다며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죄송하다는 취지의 해명 자료를 냈고요.

아동전문가들 역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양희 교수 / 전 UN 아동권리위원장 : 아동 발달에 대해서 너무 편협한 생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발달 과정에서 아이들이 호기심 때문에 여자아이 얼굴을 만진다든가, 손을 잡으려고 한다거나, 과거에는 치마를 들추거나 그런 일도 있었죠. 그런데 이건 아주 구체화적인 성행위를 묘사했고 그걸 매일(자주) 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건 발달 과정에서 벗어났고….]

[앵커]
참 역지사지라는 말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피해 아이 부모가 올린 청와대 청원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지금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피해 부모는 청와대 청원 2개를 올렸는데요.

1개는 지금 현재 기준으로 동참자가 18만 명에 달하고요.

다른 하나는 11만 명의 동참 인원이 기록돼 있습니다.

곧 20만 명을 돌파해서 청와대의 공식답변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청원의 취지는 아동 간 성폭력 사건에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겁니다.

피해 아이의 부모는 절대 이게 문제 행동을 한 아이를 처벌하자는 청원이 아니다, 이런 사건이 또 터졌을 때 피해자가 좀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 강제력을 가진 중재기관을 만들어달라고 촉구를 했고요.

경찰은 이 해당 사건에 대해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동오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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