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성 43%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경험"

서울 여성 43%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경험"

2019.12.02. 오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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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성 43%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경험"
사진 출처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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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여성의 43%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피해 후 대처했다는 응답률은 7.4%에 그쳤다.

2일 서울시는 서울여성가족재단과 함께 서울시 여성 3,678명을 대상으로 13일(11월 15일~27일)간 진행한 '서울 여성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디지털 성범죄는 ▲카메라 등 매체를 이용해 상대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 ▲촬영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 유포 협박, 저장, 전시 ▲디지털 공간, 미디어, SNS 등에서 원하지 않는 성적 언어폭력, 이미지 전송 등 성적 괴롭힘을 가하는 행위를 포괄하는 범죄로 정의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디지털 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여성은 43%(1,581명)였고, 그중 530명(14.4%)이 직접 피해자였다.

2~30대 피해경험(직‧간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고, 직접 피해경험자는 30대(16.1%)가 다른 연령대(10대 15.4%, 20대 15.6%, 40대 13.2%)에 비해 가장 높았다.

직접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절반가량(47.5%)은 원치 않는 음란물 등을 받는 피해를 입었다. 또 '특정 신체 사진 전송 요구'(30.4%), '성적 모멸감이 느껴지는 신체 촬영 피해'(19.8%), '성적 행위가 찍힌 영상과 사진 유포'(17%)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피해에 대해 대처를 했다는 응답률은 7.4%였다.

대처한 경우에도 신고보다는 해당 온라인 서비스 이용을 중단(17.1%)하거나 가해자에게 정정 및 삭제를 요구(16%)한 경우가 많았다. 이어 '경찰에 신고'(13.9%), '센터 상담 접수'(12.7%),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11.5%) 순으로 대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입고도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처벌의 불확실성'(43.1%)이 가장 컸다. 이 밖에도 '신고 등 대응 절차가 번거로워서'(36.8%),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을 몰라서'(35.4%), '다른 사람에게 나의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걱정되어서'(30.6%)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심리적 불안, 모멸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27.6%)가 가장 높았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불안'(23.8%), '가해자에 대한 분노'(19.9%) 순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경로는 메신저(32.3%), SNS(26.1%), 커뮤니티 사이트(25.3%), 이메일(24.8%), 채팅어플(18.6%) 순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가해자 처벌 강화를 위한 법제 정비'(78.5%)가 가장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시교육청,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 등 4개 단체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통합 지원하는 플랫폼 'On Seoul Safe'(온 서울 세이프)를 출범했다. 온라인 익명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 동행, 법률‧소송, 심리상담 연계까지 피해구제 전 과정과 정서적 지지까지 종합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지‧연대하는 'IDOO(아이두) 공익캠페인'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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